최초로 탄생한 뇌의 기능은 매우 단순했다. 생물체를 먹이로 가까이 갈 수 있게 또는 포식자로부터 멀어질 수 있게 단순히 조종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도 뇌는 반복학습하고, 상상하고, 짐작하고, 언어를 사용하는 다섯 번의 혁신을 거친다.
인간의 뇌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만큼 특별하지 않으며 딱히 고등한 사고를 하기 위해 진화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뜻밖에도 생각하는 존재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이 존재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AI라는 새로운 지능을 탄생시키고 있다.
현재 세계 석학들이 주목하는 과학자이자 AI 기업가인 맥스 베넷은 인간의 지능 너머 AI가 탄생할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알아야 할 모든 비밀은 인간 계통의 뇌에서 일어난 다섯 번의 혁신에 있다고 말한다.
학문적 호기심과 기업가적 실용주의가 결합된 《지능의 기원》은 뇌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 인간의 본질을 알고 싶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뿐 아니라 AI 산업을 이끌어가는 사람과 미래의 변화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미래의 뇌는 결국 과거에서 만들어진다
당신이 생각하는 우리 뇌의 마지막 혁신은 무엇인가? 어떤 혁신이 다가오든 분명한 것은 그 안에는 분명 그 뿌리가 되어준 인간 지능의 흔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인공초지능이 도래해 뇌에는 생물학적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더라도 그 뇌를 가진 존재들은 이전에 있었던 다섯 가지 혁신을 토대로 구축될 것이다.
인공초지능도 처음에는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설계될 것이고, 따라서 그 안에 인간 지능을 재현할 씨앗이 들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인간 지능 이야기에서 여섯 번째 혁신이 일어나려는 시점에 서 있다. 새로운 시대를 바라보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뇌를 탄생시킨 40억 년의 이야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진화의 과정에서 언제나 미래의 혁신은 과거의 혁신을 토대로 이루어졌듯이 우리 자신을 이해할수록 우리의 형상을 따라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낼 능력도 더욱 강해진다. 우리가 생겨난 과정을 이해할수록 지능의 특성 중 어느 것을 버리고 보존하며 개선할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도 커진다. 결국 미래는 ‘뇌의 이해’에 달려 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