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스를 통한 몸만들기에서 가장 힘든 건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상황에 맞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보디빌딩 서적이나 자료에서는 이런저런 예제 프로그램들을 제시하지만,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이 모든 사람에게 맞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친절한 헬스 트레이너를 만나면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개인 트레이너라도 고용해 관리를 받으면 됩니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스스로 공부해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1. 운동을 시작할 때 고려할 점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처음 발을 들여놓을 때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싱, 격투기, 구기 같은 경기종목이나 펑셔널 트레이닝, 전문 PT숍들은 대개 강습비가 비싼 대신 초심자를 위한 커리큘럼이 따로 있습니다.
반면 일반인이 많이 찾는 대중 헬스장이나 아예 집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는 시작부터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때 발을 잘못 들이면 몇 달, 혹은 몇 년을 잘못된 방향으로 운동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운동을 막 시작하려는 분들이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 헬스장과 트레이너 선택
헬스장을 고를 때, 크고 요란한 프랜차이즈 헬스장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개인 트레이너를 감당하기 어려운 초심자에게는 강습 프로그램이 있거나, 업주가 직접 신경 쓰며 운영하는 가족적인 분위기의 소규모 헬스장이 더 나은 때도 많습니다.
솔직히 돈을 더 내더라도 프리웨이트 시설을 잘 갖추고 회원 관리를 잘하는 곳을 찾아가는 게 돈 버는 길입니다. 처음부터 장기 계약하지 말고, 좀 비싸다 싶어도 3개월 이내로 끊는 게 좋습니다. 막상 다녀봐야 처음엔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가 하나둘 보이니까요.
경제 사정만 허락한다면 능력 있는 트레이너에게 1대 1로 배우는 게 가장 좋습니다. 개인 트레이너를 둘 때는 더 꼼꼼해야 합니다. ‘지금이 세일 기간’이라는 마케팅에 혹해서 아무 트레이너나 계약하지 마세요. 공부보다는 영업에 더 주력하는 트레이너들도 아직 많습니다. 헬스장 분위기와 트레이너의 자질을 지켜본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개인 트레이너를 뒀다고 해서 트레이너가 알아서 다 운동시켜 주리라 기대하지 마세요. 트레이너들은 대부분 미리 정한 커리큘럼에 있는 종목과 프로그램을 가르쳐줄 뿐 그 외의 것들까지 알아서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공부해 계속 묻고, 트레이너가 있을 때 새 종목을 배워 놓아야 나중에 혼자 운동할 수 있습니다.
만약 트레이너가 회원 혼자 운동을 시켜놓고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회원에게 한눈을 판다면 돈을 낸 고객으로서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 초심자에게 홈트레이닝은 No!
집에서 혼자 운동하는 홈트레이닝은 이미 운동이 몸에 익은 경력자나 그저 건강을 위해 하는 가벼운 운동 정도면 상관이 없지만, 초심자에게는 맞지 않습니다. 경험도 없는 초심자가 집에 벤치와 바벨, 덤벨을 쌓아놓고 책과 동영상만 보면서 몸짱이 되겠다는 건 독학으로 서울대 가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노력에 따라 가능할지는 몰라도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부끄러움이 과한 나머지 미리 운동을 연습한 후 헬스장을 가겠다는 경우도 봅니다. 골프나 테니스를 집에서 연습하고 강사에게 배우러 가지는 않죠. 최소한의 기초는 배워야 혼자 퍼팅이나 포핸드 백핸드 연습이라도 합니다. 헬스장에서는 트레이너에게 1:1로 배우지 않더라도 최소한 다른 사람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거울로 자신의 동작도 확인할 수 있죠. 동영상으로 보는 것과 바로 앞에서 보는 건 다릅니다.
근력운동 동작들이 단순해서 만만하게 보일지 몰라도 근육 각각에 정확한 자세로 집중하는 건 10년 넘게 운동한 경력자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분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자세를 익힐 수나 있지요. 엉터리 자세가 몸에 익어버리면 그걸 고치는 데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듭니다.
홈트레이닝을 영영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혼자 할 수 있을 만큼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아침 운동 vs 저녁 운동
유산소운동이 먼저냐, 근력운동이 먼저냐 하는 고민과 쌍벽을 이루는 고민거리가 바로 아침 운동과 저녁 운동 중 어느 쪽이 더 낫냐는 겁니다.
아침 운동의 장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잠에서 깬 아침 시간은 하루 중 신진대사와 에너지 소비가 가장 느린 때입니다. 신진대사는 보통 3시간 정도에 걸쳐 천천히 올라가는데, 일어나자마자 운동을 하면 이보다 훨씬 빨리 정상치로 올라갑니다. 덕분에 살을 빼려는 분들에게는 아침 운동이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일찍 일어나는 동기 유발도 되고, 외적인 방해 요인도 적으니 본인만 부지런하다면 운동 스케줄이 깨질 일이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잠에서 깬 직후는 온몸의 관절과 근육이 경직되어 있어 스트레칭과 워밍업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고강도 운동을 하기엔 불리한 면도 있죠. 신진대사를 빨리 깨우는 만큼 저녁에 일찍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아침에 혈압이나 혈당이 불안정할 수 있으니 아침 운동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아침 운동의 단점은 저녁 운동의 장점입니다. 저녁에는 관절과 근육이 충분히 이완되어 있고 신진대사도 활발합니다. 고강도의 운동, 특히 근력운동을 소화하기에 유리하죠. 체중을 늘리고 싶거나 활력이 낮은 경우에 체력적인 부담을 덜 느끼며 운동할 수 있습니다. 저녁 운동도 신진대사를 높이지만 취침 시간까지의 간격이 길지 않기 때문에 일일 총 대사량에는 영향을 덜 미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녁 운동은 각종 모임 등으로 운동 스케줄이 틀어지기가 쉽습니다. 또 너무 늦은 시각에 운동하면 흥분 효과로 취침을 방해할 수도 있으니, 가능한 한 취침 전 2~3시간 이전에 운동을 끝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 오래보다 강하게
운동에서도 오래 하는 만큼 이득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기술을 오래 반복하면 동작이 익숙해지고, 달리기를 오래 하면 지구력이 늘어납니다.
이와 달리 근육의 부피와 힘을 기르는 근력운동은 오래 하는 것보다는 효율이 생명입니다. 근육은 한계치를 넘는 자극을 받아 파괴되어야 휴식 시간 동안 재생되면서 커지고 강해집니다. 높은 중량이나 쉼 없이 반복하며 몰아붙이는 고반복도 좋습니다.
그런데 이도 저도 아닌 운동은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턱없이 낮은 강도, 중량, 반복 수,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거나 세트 사이에 한없이 오래 쉬는 것 말입니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세트 사이가 한없이 늘어지는 광경도 종종 봅니다.
운동은 노동이 아닙니다. 독서실에 오래 앉아 있다고 우등생이 되지 않는 것처럼, 헬스장에 오래 붙어 있다고 근육이 자라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그 반대입니다. 유산소운동이든 근력운동이든 본 운동은 40분~1시간 정도에서 정점을 찍습니다. 그보다 길어지면 역효과만 커지기 때문에 그날의 본 운동은 1시간 이내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운동 강도를 잡으세요. 운동이 서툴다면 그 이상 걸릴 수도 있지만, 최소한 허투루 버리는 시간이 없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이상 운동하면서도 기운이 남아돈다면 근육에 자극은 제대로 못 주고 기구에 매달려 시간만 끈 건 아닌지 돌아보는 게 좋습니다.
✚ 동영상 찍어서 자세 확인하기
우리 뇌에는 ‘거울신경mirror neuron’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동작을 흉내 내고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능력은 완벽하지 않고 개인차도 큽니다. 어떤 사람은 몇 번 만에 비슷하게 해내는 반면, 보고 또 봐도 터무니없는 동작만 반복하는 몸치도 있으니까요. 이런 경우에 문제는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자세와 실제 자세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혼자 운동할 때는 여러 각도에서 동영상을 찍어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자신의 신체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힘들다’고 느끼는 정도가 실제 체력과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황소도 때려잡게 생긴 사람이 원판도 안 끼운 빈 봉을 못 들어 쩔쩔매기도 하고, 전혀 힘을 쓸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깜짝 놀랄 중량을 들기도 하죠.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신체적인 능력을 거의 가늠하지 못합니다. 힘이나 체력도 한계치까지 써봐야 아는데 현대인은 그럴 기회가 거의 없죠. 못 하겠다고 죽는소리하다가도 옆에서 몰아붙이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자신을 과대평가했다가 생각처럼 힘을 쓰지 못해 쩔쩔매기도 합니다.
사례 연구 결과, 지도 없이 혼자서 운동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본인의 적정 리프팅 중량보다 낮은 수준으로 트레이닝하고 있었습니다. 일반인이 흔히 실시하는 6~10회 반복 트레이닝에서는 1회 최대 중량의 75퍼센트가 적당한데, 대부분 60퍼센트 이하를 들고 있었다고 합니다. 여성은 이런 경향이 더 심해서 40~50퍼센트 범위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지도를 받으며 운동할 때는 리프팅 중량이 10퍼센트 정도 높아졌습니다.
결국 옆에서 누군가 강제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자신의 능력 대비 낮은 강도에서 훈련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난 열심히 운동하는데 왜 이리 효과가 없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먹는 것이나 운동기구 같은 외적인 요인에서 이유를 찾기보다 자신이 정말 전력을 다해 운동하는지부터 돌아보는 게 맞습니다.
2. 초보자를 위한 근력운동 프로그램
근력운동을 막 시작한 단계에서는 근육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기본적인 능력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기초가 덜 갖춰진 상태에서 ‘나는 00 근육만 키우겠다’라고 달려드는 건 초보자들이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입니다. 초보 단계에서는 특정 근육, 부위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최대한 많이 움직여 근육을 다루는 기본적인 능력과 자세, 균형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 다관절 운동이 기본
모든 운동의 밑바탕에는 수많은 근육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팔다리를 휘두르는 것밖에 못 하던 아기가 수많은 연습을 거쳐 젓가락 잡는 법을 배우고 걸음마를 익힙니다. 간단한 동작도 수십, 수백 개의 근육이 동시에 상호작용하는 정밀한 오케스트라입니다. 이렇게 여러 관절과 근육을 조화롭게 움직이는 능력을 협응력이라 합니다.
초심자에게는 기초적인 협응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관절과 근육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관절 운동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초심자의 근력운동은 다관절 운동 위주의 몇 가지 기본 종목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운동들은 고급자에게도 여전히 기본 운동입니다.
특히 3대 운동이라 불리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는 근력운동의 시작이며 끝입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헬스 가이드북에는 이런저런 근육을 강화한다며 수많은 동작들이 등장하지만, 대부분은 기본적인 성장을 마친 후 중급자 이상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운동이거나 재활운동입니다. 초심자가 그런 것까지 다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근력운동 프로그램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를 비롯해 바벨(덤벨) 로우, 싯업, 턱걸이, 오버헤드 프레스, 런지나 레그 프레스 같은 기본 운동들에 각자 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종목을 추가하면 됩니다. 물론 초심자 단계에서는 ‘보완 종목’은 해당 없으니 기본 종목만으로 충분합니다. 헬스장에 비치된 각종 기구의 절반 이상은 필요 없는 것이니 다 하려고 들지도 마세요.
✚ 분할운동보다는 전신운동
1950년대까지는 근육의 크기를 중시하는 보디빌딩, 기능을 중시하는 역도, 파워리프팅의 구분이 모호했습니다. 당시까지는 근육 큰 사람이 곧 힘센 사람이라는 공식이 통용되었죠.
이후 보디빌딩이 독립하면서 근육의 크기에 주력하는 여러 운동법이 등장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부위를 분할해 집중 단련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초보자는 몸 전반에 걸쳐 키워야 할 근육이 무궁무진하고, 조금의 운동으로도 쉽게 성장합니다. 그러니 특정 부위만 집중 자극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분할 없이 한 번에 전신의 모든 근육을 동시에 운동하고 다음날은 쉬는, 주 3~4일 무분할 프로그램이 가장 적당합니다. 이 루틴은 주로 다관절 기본 운동으로 짜여 있어 파워, 순발력, 협응력을 기르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굳이 초보자가 아니라도 실전적인 체력을 중시하는 분들 사이에서 널리 쓰입니다.
반면 분할 운동은 이미 한계에 부딪힌 부위를 확실하게 자극할 수 있고, 해당 부위에 며칠간 휴식을 주는 게 장점입니다. 최소 6개월~1년 이상 훈련해서 근육의 성장이 더뎌지기 시작한 중급자 이상에서 주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3. 중급자를 위한 인터벌 트레이닝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은 직역하면 간격을 둔 운동입니다. 개념상으로는 ‘고강도 자극을 주는 부하기’와 ‘불완전한 휴식’을 번갈아 실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강한 자극으로 근력을 강화하고, 불완전한 휴식을 두어 짧은 시간에 근육의 에너지 대사 능력과 동시에 심폐기능 단련을 목표로 합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운동 후 추가 연소 효과를 통해 체지방 감량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부수적인 효과일 뿐, 기본적으로는 기초체력 단련이 목적입니다. 대부분의 인터벌 트레이닝은 체력을 극한으로 동원하는 고난이도 훈련이기 때문에 비만이거나 수행 능력이 낮다면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쉬운 방식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합니다.
✚ 부하기와 불완전 휴식
인터벌 트레이닝은 ‘부하기’와 ‘불완전 휴식’으로 이루어지는데, 특히 부하기에 어떤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특성이 결정됩니다. 심폐기능과 근력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고강도여야 한다는 것을 빼면 제한은 없습니다. 유산소도 좋고 근력운동도 좋습니다.
자세가 흐트러질 때 크게 다칠 수 있거나 지나치게 복잡한 운동은 인터벌 트레이닝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단순해서 반복이 쉽고, 동작이 흐트러져도 크게 위험하지 않은 동작이어야 합니다. 달리기, 계단 오르기, 고강도 사이클, 수영, 로잉머신, 케틀벨 스윙, 버피 등과 같은 전신 맨몸운동이 이런 조건에 해당합니다. 높은 중량의 바벨을 드는 운동은 부상 위험이 있어 적합하지 않습니다.
불완전 휴식은 처음에는 부하기보다 길게 두고 시작해도 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부하기 시간보다 짧게 점점 줄여가야 합니다. 휴식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정말로 쉬는 건 아니기 때문에 불완전 휴식입니다. 부하기에 뛰었다면 걷고, 부하기에 근력운동을 했다면 동적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계속 움직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심박수는 100~120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심장박동과 에너지 시스템이 한 상태에 적응하지 못하도록 계속 종목을 바꾸며 들볶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불완전 휴식이 길어서는 안 됩니다. 근력운동을 기본으로 한 인터벌 트레이닝에서는 30초, 유산소운동을 기본으로 하는 인터벌 트레이닝에서도 최대 3분을 넘기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 인터벌 트레이닝의 실전 구성
일반인의 경우 부하기 강도는 최대 심박수 70퍼센트 이상, 경력자라면 85퍼센트 이상으로 잡습니다. 심박수 측정기가 없다면 ‘1분 이내에 숨이 턱에 차 넘어갈 정도의 운동량’으로 잡으면 됩니다. 강도가 높기 때문에 주 3회 이상 실시하는 건 어렵습니다.
가장 흔히 실시하는 인터벌 프로그램은 HIIT(High Intensity Interval Training,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로 워밍업과 쿨다운을 뺀 본 운동 시간이 15~20분 정도인 고강도 운동입니다. 다음은 전형적인 HIIT 프로그램 예시입니다. 보통 고강도의 운동일수록 부하기가 짧아지고, 강도가 낮을수록 주기가 길어집니다.
▶ 부하기 1분 / 불완전 휴식 30초 × 10세트
▶ 부하기 2분 / 불완전 휴식 1분 × 5~6세트
▶ 부하기 3분 / 불완전 휴식 1분 × 5세트
달리기 인터벌 트레이닝의 경우 일반인은 200~300m, 운동인은 300~400m 정도 전력 달리기를 한 후에 비슷한 시간을 걷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이 거리를 전력으로 달리는 데는 60~90초쯤 걸리는데, 굳이 400m를 권하는 건 무산소 영역에서 달릴 수 있는 최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00m를 ‘가장 힘들고 괴로운 거리’라고도 합니다.
그 외에 가속이 빠른 고정 자전거나 로잉 머신 등을 1~2분간 전력으로 돌리는 방법도 씁니다. 수영에서는 50~100m를 전력으로 역영하는 방식으로 실시합니다. 실내 트레드밀은 속도 변환이 느리고 최대 속도도 낮아 고강도의 인터벌 트레이닝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근력운동을 기반으로 한 인터벌 트레이닝은 저중량~중간 중량 스쿼트, 파워클린, 데드리프트처럼 최대한 많은 근육을 사용하는 전신 트레이닝 종목을 주로 실시합니다. 그 외에도 버피나 케틀벨 스윙, 로프 트레이닝처럼 단시간 많은 에너지를 쓰는 종목이면 무방합니다.
4. 20대 운동부터 100세 운동까지
아무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운동에서 나이라는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20대 초·중반까지는 어느 운동이든 마음껏 할 수 있고, 대부분의 운동 관련 자료들도 이 시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인체는 20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몸의 변화를 미리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 몸에서 전 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떨어지는 요소와 특정 시점에서 급격하게 변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면서 운동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 한 번 때를 놓치면 영영 하기 어려운 것
뉴스나 다큐멘터리 등에서 서구, 특히 유럽의 활기찬 노인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백발을 휘날리며 스노보드나 서핑보드를 타는 어르신들, 탄탄한 근육을 과시하며 마라톤에 참가한 할머니, 깔끔한 흰 셔츠와 바지를 입고 요트의 돛줄을 당기는 멋진 노부부.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유럽인에게는 늙어도 활기차게 살 수 있는 유전자라도 있는 걸까요?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운동을 익히는 건 기존 능력을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이에 따라 ‘배울 수 있는 것’과 ‘즐길 수 있는 것’이 달라집니다. 젊어서는 두 가지의 차이를 느끼기가 어렵죠. 다리 찢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유치원생, 초등학생이 다리를 찢는 건 어렵지 않은데 중고생만 되어도 고관절이 굳어 가동범위가 좁기 때문에 다리 찢기는 고문입니다.
그래도 어릴 때 일단 다리를 찢어본 사람은 중년, 노년이 되어서도 쉽습니다. 이런 식으로 같은 나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지금 내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보다 ‘이전에 무얼 했느냐’가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 노인들의 경우, 뭐가 다른 걸까요? 짐작대로 젊었을 때부터 해왔던 운동이 다릅니다. 레저문화가 늦게 발달한 우리나라의 어르신들이 이제와 스노보드를 타고 요트를 처음부터 배우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격한 운동보다는 등산처럼 비교적 접근이 쉬운 운동에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뒤집어 생각하면, 한 살이라돟 젊을 때 이것저것 최대한 많이 경험해 보는 것이 풍요로운 노년에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 연령대별 몸의 변화
20대 후반 ~ 30대 초반 : 아직은 건강한 청년
체력적인 면에서 정점을 찍고 떨어지는 건 20대 중반 이후입니다. 이 시기는 호르몬과 대사 기능이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하고 기초대사량, 활동대사량도 낮아집니다. 좋게 표현하면 적은 에너지로도 생존이 가능하도록 효율이 좋아진 셈입니다.
이 시기에 크게 변하는 건 신경계입니다. 이맘때는 특히 순발력이 떨어져 반응 속도가 느려지고, 거울신경의 기능이 약해져 새 동작을 익히는 능력도 이전에 비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모두 나빠지기만 하는 건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경 사이의 네트워크는 나이가 들수록 발달하기 때문에 기존 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우수해진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배우는 건 어렵지만 이미 해온 운동이라면 노련해진다는 것이죠.
신경계에 비해 근육의 노화는 매우 천천히 이뤄집니다. 그래서 근력이나 지구력에서는 여전히 절정기이고, 노련함이 더해지면서 운동선수로도 전성기를 맞습니다. 이 시기는 힘을 기르거나 근 부피를 키우는 몸짱 운동을 시작하기에 별 무리가 없습니다. 관절도 일부 노화가 시작되지만 어느 정도 진척되기 전까지는 영향이 없습니다.
몸 안을 보면 신진대사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이때부터 회복 능력이 떨어지고, 몸이 체지방을 저장하는 쪽으로 기준을 바꿉니다. 이전까지 몸이 말라서 고민이었던 분들 상당수가 복부비만으로 변신하는 순간입니다. 또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라 음주, 흡연, 불량한 식사까지 한몫 거듭니다. 겉보기에 아무리 말랐다고 해도 당뇨 등 속병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벌크업이나 체중을 늘리는 데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추천 운동
선수가 되려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운동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격투기, 달리기, 파워 트레이닝, 구기 종목처럼 전신을 모두 쓰고 신경계를 최대한 활성화하는 격한 운동이 좋습니다. 근육과 골격은 아직 충분히 튼튼합니다. 중요한 건 조금씩 퇴화하는 순발력을 내동댕이친 채 걷기와 숨쉬기 운동에 눌러앉을 때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운동신경와 순발력은 안 쓰면 더 빨리 떨어집니다. 지금 시작하지 읺으면 시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30대 중반 ~ 40대 중반 : 모든 것을 몸으로 말한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 관리한 사람과 아닌 사람이 확연히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순발력은 떨어졌지만 근육은 여전히 늙지 않아서 근력이나 근 부피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향상도 가능합니다.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이 낮아지긴 해도 눈에 띄는 변화는 없습니다.
여성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떨어지지만 테스토스테론은 큰 변화가 없어 폐경 무렵까지 운동능력에 큰 영향은 없습니다. 오히려 여성호르몬에 비해 테스토스테론 비율이 높아지며 이 시기에 여성의 공격성과 성욕이 올라간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이 시기는 체조처럼 순발력 위주의 종목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한 후이지만, 근 부피나 근력이 관건인 보디빌더나 파워 리프터들은 상대적으로 선수 생명이 길어 여전히 현역인 경우도 많습니다. 일반인도 청년에게 밀리지 않는 몸매 유지가 가능합니다. 다만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분들은 심혈관계 등 내과 질환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사고 등으로 상해를 입지 않는 한 이맘때에 관절이나 골격계에 문제를 느낄 일은 드뭅니다. 만일 이 시기에 근골격계에 문제가 생긴다면 운동을 너무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잘못했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 추천 운동
이 시기는 완전히 새로운 운동을 배울 마지막 기회입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운동신경계와 거울신경의 기능이 떨어져 새로운 동작을 익히기가 매우 힘듭니다. 나이가 들어서까지 할 만한 운동이 필요하다면 이맘때 배워두는 게 좋습니다. 아직은 숨쉬기와 걷기에 눌러앉을 때가 아닙니다. 진도가 조금 늦을 뿐 젊은이들과 같이 운동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배울 수 없는 즐거운 운동이 천지에 널렸는데 늙어서도 할 수 있는 트레드밀 걷기만 한다면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40대 후반 ~ 50대 후반 : 갱년기
갱년기에는 성호르몬이 가장 크게 변화합니다. 여성이 폐경과 함께 단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는 반면, 남성은 그나마 완만하게 호르몬 수치가 낮아집니다. 이 시기의 특징으로는 생식기에서 분비하는 본인 성별의 성호르몬 수치가 크게 낮아지는 반면, 부신에서 분비하는 반대 성별의 성호르몬 수치는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성은 여성적으로, 여성은 남성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운동 관점에서 보면, 중년까지 나름 견실하게 버티던 근력과 근 부피가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이전에 운동을 안 했다가 이맘때 시작했다면 ‘초보자 효과’로 근육량이나 근력이 발달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운동을 오래 해왔던 분이라면 추가로 발달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근육의 겉모양은 비슷할지 몰라도 근육을 작동하는 신경계, 혈관계, 미토콘드리아 같은 조직이 이전에 비해 퇴화한 상태입니다. 골격계도 이 무렵부터 골밀도 저하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관절도 본격적으로 탈이 나기 시작합니다.
갱년기 자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근육과 골격계는 이전 상태에서 줄어들기 때문에 골밀도, 근육량, 튼튼한 관절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게 그만큼 중요합니다.
● 추천 운동
운동으로 갱년기 증상을 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이전에 비슷한 운동을 해온 경우라면 웬만큼 격한 운동도 계속 즐길 수 있습니다. 스케이트보드를 탔다면 스노보드와 서핑보드도 쉽게 배울 테고, 스케이트를 잘 탔다면 인라인을 배워도 되고, 마라톤을 했다면 크로스컨트리를, 테니스를 쳤다면 스쿼시를, 수영을 잘한다면 스쿠버도 금세 배웁니다.
다만 이맘때는 고혈압, 당뇨 등 대사 질환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 근력운동처럼 힘쓰는 운동만 해왔다면 이 시기에는 유산소성 운동을 늘리는 게 좋습니다. 우람한 근육질 몸이 반드시 건강하지는 않으니까요.
반면 이때까지 숨쉬기와 걷기 외의 운동을 안 한 경우라면 동작이 복잡하거나 체력을 요하는 운동을 바로 시작하는 건 어렵습니다. 수영, 탁구, 배드민턴처럼 비교적 접근이 쉬운 운동부터 천천히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60대 초·중반 이후 : 아직은 계속할 수 있다
갱년기의 급격한 변화를 거쳐 몸은 노년의 안정기에 접어듭니다. 호르몬 수치나 근육량도 갱년기~노년기 초반에 크게 감소한 이후 다시 완만하게 감소합니다. 운동을 더 하면 감소를 그만큼 막을 수 있고, 젊었을 때 확보한 근육량이 많다면 더 유리합니다. 이런 완만한 패턴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천천히 이어집니다.
노년기에는 감각신경이 눈에 띄게 둔해지기 시작합니다. 평형감각이 둔해지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데, 격한 운동을 하면 자칫 중심을 잃거나 넘어지기 쉽습니다. 또 관절과 뼈도 한 번 부상을 입으면 정상 상태로 되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평형감각과 공간감각이 둔해지는 것을 근육이 버텨줘야 합니다. 그래서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하체 근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무렵에 하체 근육이 줄어드는 건 굉장히 나쁜 신호이니 항상 근육량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 추천 운동
고중량 리프팅이나 격투기처럼 몸을 부딪치는 운동은 위험합니다. 이전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면 달리기, 가벼운 근력운동, 수영, 볼링, 테니스, 골프처럼 몸을 부딪치지 않는 구기 운동 정도는 지속해도 됩니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60~70대에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 유독 많습니다. 1960~70년대는 쿠퍼 박사의 저서 《에어로빅스》가 히트를 치면서 세계적으로 달리기가 크게 유행했던 시기로, 당시 젊은 시기를 보냈던 사람들이 노년이 된 지금도 달리고 있는 것이죠. 단,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이 나이에 달리기부터 새로 시작하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운동 경험이 적은 경우에는 평지 걷기부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드바이크는 균형감각이 무너져 위험할 수 있으니 실내자전거나 스핀 사이클이 안전합니다. 관절이 좋지 않으면 균형감각을 보조하면서 관절에 무리가 덜 가는 수영이나 아쿠아로빅을 권합니다.
다만 수영은 운동 효과는 있지만 뼈에 자극이 없어 골밀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골밀도, 특히 하체 골밀도를 유지하려면 뼈에 적당한 하중이 가해져야 하니 수영 하나로 운동을 해결하려 들지 말고, 걷기 같은 다른 운동을 함께 해 주는 게 좋습니다.
탁구나 배드민턴처럼 신체 부담이 덜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구기 운동이나 댄스도 좋습니다. 근력운동은 밴드를 이용해서 하는 것이 스스로 운동 부하를 조절할 수 있어서 안전합니다.
글의 출처_수피 《헬스의 정석》
좋은 것은 물처럼 널리 흘러야 한다고 하죠. 건강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오랜 기간 독자의 선택을 받아온 《헬스의 정석》 시리즈 중에서 약수처럼 우리 몸을 살릴 정보를 길어 올려 다시금 흘려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