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정의 뇌활용연구실 20편]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의해 학교와 회사, 공연계 등 사회 전반에서 온라인에 의한 비대면 수업, 회의, 공연 등이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장시간의 온라인 화상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수업을 하는 입장에서도 받는 입장에서도 같은 자세로 화면만을 응시하다 보니 피로가 쌓이기 쉽고 집중력도 떨어지기 쉽다.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수자에게는 이 새로운 온라인 시대에 학업성취도를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 학업성취도와 신체활동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어린이, 청소년 시기의 신체활동과 학업성취도
호주 디킨대학교 신체활동 영양연구소의 헤스케트 박사 연구팀은 정규 수업시간에 행해지는 신체활동이 학업과 신체 활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기 위해, 이전에 보고되어온 16개의 개별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였다.
학생들의 학업과 관련한 결과에서, 교실기반의 신체활동은, 학습태도를 향상시키고, 집중하지 않는 태도를 감소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주기적으로 학생들의 학업 실력이 얼마나 진전하였는지에 대한 점검을 수행하여 장기적인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하부 분석에 포함된 연구들은, 대부분 8세 전후인 저학년을 대상으로 30분에서 40분 가량의 신체적 움직임을 동반한 수학이나 국어 수업에서 연구가 이루어졌다.
분석 결과, 교실기반의 신체활동은, 주기적으로 자신의 학업 실력이 얼마나 진전하였는지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졌을 때,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킴이 발견되었다. 결론적으로, 교실에서 행해지는 신체 활동이 학업과 관련한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좀더 넓은 연령대에서의 연구를 살펴보면, 국제 소아과 저널Pediatrics 에 마르티네즈 비즈카이노 박사 연구팀은, 총 26개의 연구에서 10,205명의 4~13세 어린이가 참여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분석 결과, 어린이들의 신체 활동은 교실에서의 태도를 향상시키며, 학업성취의 여러 측면, 특히 수학과 관련한 기량, 읽기, 종합점수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0대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보고된다. 국제 청소년 저널 Journal of research on adolescence 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칸토마 박사 연구팀은, 16세 청소년 8,601명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과 몸을 잘 움직이지 않는 행동이 학업 성취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들은 연구에서 대상자를 신체 활동 정도 에 따라 5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신체적으로 가장 활동적인 그룹에 속하는 청소년이, 가장 활동적이지 않은 그룹에 속하는 청소년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학업성취가 높음을 보였다.
명상움직임, 작업기억과 학업성취도
명상움직임은 신체활동에 주의 집중의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간단한 동작으로도 상대적으로 역동적인 심신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20년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는, 17~18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작위대조시험을 진행한 결과를 국제심리학저널 Frontiers in Psychology에 발표하였다.
참가자들은 랜덤으로 두그룹으로 배정되었고, 실험 그룹은 명상 움직임을 취하였고, 비교 그룹은 같은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도록 하였다. 이때 실험에 사용한 명상 움직임은, 다음의 세가지로 각 3분씩 총 9분, 하루 2회, 3주간 수행되었다. 첫번째 동작은 오른 팔을 90도로 앞으로 들어올리고, 왼쪽 다리는 들어 자세를 유지한다. 두번째 동작은 팔과 다리의 좌우를 바꾸어 자세를 취한다.
세번째는 두팔을 어깨선으로 수평으로 펼치고 손목은 90도로 꺾고,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려 무릎을 120도 이하로 굽혀 자세를 유지한다. 첫번째와 두번째 동작은 축기공 기본자세 중 ‘독립보’에서, 세번째 동작은 ‘기마보’에서 유래, 개발된 동작으로 HSP Gym동작으로도 알려져 있다.
3주 전후로 이들을 대상으로 작업기억 (각종 인지적 과정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단기적 기억) 수행도를 평가하였는데, 연구결과 명상움직임을 수행한 청소년들은 비교그룹의 청소년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작업기억이 향상되어 있었고, 이와 연관한 배외측 전전두엽에서의 뇌파 변화가 발견되었다. 이는 청소년기의 명상움직임이 작업기억을 향상시키며 이 과정에 뇌의 활성 변화가 수반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작업기억은 학업성취와도 연관 있음이 보여져 왔다. 영국의 엑서터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의 Jonathan S. Jones박사 연구팀은 발달심리학과 발달인지 신경과학 학술지인 Developmental Science에 95명의 9-15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무작위 이중검맹 대조 시험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6-7주간 방과후에 작업기억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수행한 그룹은, 비교 그룹에 비해, 작업기억과 수학적 추론능력(학업성취도의 지표로 사용되었음)이 향상되어 있었다. 또한 향상된 작업기억은 훈련이 끝난 3개월 후까지도 유지되었다.
성인의 앉아 있는 시간과 학업성취도
그럼 성인은 어떨까? 성인인 대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Felez-Nobrega박사 연구팀의 연구에서 앉아있는 행동, 신체활성과 학업성취도와의 관련을 조사하기 위해, 7일간 오른쪽 허벅지에 움직임을 측정하는 기기를 착용하게 하고, 총 앉아있는 시간, 앉아 있지 않는 횟수, 한번 앉아 있을 때의 시간, 서 있는 시간, 신체 활성 정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여러 요소 중 특히 한번 앉아 있을 때의 시간이 학업성적과 연관성이 발견되었는데, 공부시간 중에 틈틈히 휴식을 취한 학생이, 장시간을 움직이지 않고 계속 앉아 있는 학생보다 학업 성적이 증가하여 있었다. 공부 중에, 우리 뇌에게 휴식을 취하고 충전하는 시간을 주면, 뇌가 더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아동에서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앉아 있는 것보다, 틈틈히 뇌를 휴식시키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좋은 학업성취도를 이룰 수 있음을 공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 비대면 수업에 컴퓨터 앞에 계속 앉아 있을 학생들에게, 수업시간 중에 연구결과가 시사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간단한 뇌체조 등으로 신체 움직임을 유도하면 뇌를 충전시키고 더 좋은 학업성취도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글. 양현정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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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ez-Nobrega, M. et al. (2018) ActivPAL™ determined sedentary behaviour, physical activity and academic achievement in college students, Journal of Sports Sci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