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리포트] 멘탈헬스시대, 유럽에 부는 건강패러다임의 변화
지난 3월 17일, 영국 런던 더드럼앳 웸블리The Drum at Wembley에서 ‘Human, Brain, Earth’를 주제로 한 뇌교육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다. 영국뿐만 아니라 폴란드, 러시아, 벨기에 등 유럽 12개국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콘퍼런스는 유럽 전역의 뇌교육 전문가들과 뇌 건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교류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의 장이자, 유럽에서 21세기 건강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리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 콘퍼런스를 총괄한 유럽 바디앤브레인센터 통합본부장을 만나보았다.
Q. 영국에서의 뇌교육 현황은 어떠한가?
2002년 성인 뇌교육 센터인 바디앤브레인센터Body & Brain Center가 영국 런던 외곽에 있는 서레이Surrey에 문을 열었다. 2018년 현재 런던을 중심으로 영국에는 6개의 바디앤브레인센터가 운영되고 있고, 그 밖에 커뮤니티 센터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아웃리치 클래스들이 열리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영국에서 뇌교육을 접한 사람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서 다양한 형태로 뇌교육을 알리고 있다. 전문 뇌교육 센터를 열기도 하고 피트니트센터에 클래스를 개설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뇌교육을 보급해왔는데, 그 중심에 영국 런던이 있다.
▲ 영국 바디앤브레인센터 홈페이지. 2002년 첫 센터가 문을 연 후 현재 6개의 바디앤브레인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Q. 센터를 방문하는 회원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건강 이슈는 어떤 것인가?
다양한 니즈를 갖고 방문하지만, 그중에서도 영국 사회의 전체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는 건 ‘멘탈헬스’다. 특히 우울증, 불안 장애, 치매 문제가 가장 크다. 사람들은 전문의가 너무 빨리 약을 처방한다고 생각하며, 약에 의존하지 않는 치료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약에 의존하는 멘탈헬스 관리는 의료 복지비에도 많은 부담이 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이러한 접근법이 국민 멘탈헬스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근로자의 멘탈헬스 저하로 기업이 지불하는 비용이 매년 최소 330억 파운드, 그리고 멘탈헬스 악화로 직업을 잃는 사람이 매해 30만 명에 이른다. 또 하나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유럽 내 직장인들의 결근ㆍ휴직 사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유럽인의 20%는 만성 통증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사고로 인한 손상도 있지만, 잘못된 자세, 특정한 근육만 지속적으로 사용하거나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등 나쁜 생활 습관으로 인한 손상도 많다.
▲ 뇌교육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유럽 각국의 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전정희 유럽 바디앤브레인 센터 통합본부장.
Q. 영국에도 오래전부터 요가나 명상 수련법이 대중화돼 있을 텐데, 한국식 명상의 고유한 특징은 무엇인가?
한국식 명상에는 장시간 정자세로 앉아 있기 힘들어 하는 현대인들에게 최적화된 동적인 명상법들이 많다. 2012년에 런던대와 한국뇌과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아이옌거 요가, 마인드풀니스명상, 뇌파진동명상의 효과를 비교ㆍ연구한 적이 있다. 스트레스 저감 효과는 동일했지만 한국식 명상에서는 우울감과 수면 개선 효과가 탁월하게 높아졌다. 또 하나는 에너지 명상으로, 에너지를 매개로 자신의 감각을 느끼고, 조절하는 훈련을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육체physical body, 에너지체energy body, 정보체spiritual body의 세 차원으로 인체를 바라보는 한국發 뇌교육의 관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년에 소개한 배꼽힐링은 영국에서도 아주 반응이 좋다. 이전부터 장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높았는데 주로 음식을 통한 건강법 위주여서, 운동으로 장 건강을 관리한다는 것이 아주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통합적인 건강관리법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주기적으로 배꼽힐링 워크숍을 열고 있다.
정리. 김지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 prmir@ibrea.org / 사진제공. 영국 바디앤브레인 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