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얻는 방법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스마트폰이나 가전기기뿐 아니라 우리가 감정을 느끼고 사고하고 몸을 움직이는 모든 행위가 에너지 작용에 의해 일어납니다.
전기에너지가 끊기면 세상의 많은 부분이 작동을 멈추듯, 몸에 에너지가 부족하면 일상생활을 온전히 영위하기 힘듭니다. 인류는 전기에너지를 얻기 위해 수력, 화력, 풍력뿐 아니라 원자력과 태양광 발전까지 여러모로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인간도 기본적으로 음식 섭취를 통해 에너지를 얻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에너지를 충분히 얻으려면 음식 섭취 외에도 에너지 관리에 필요한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그 이상의 활기를 얻고, 수면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깨어서 활동할 때는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높이는 감각을 터득하는 것이죠. 음식 섭취도 필요 이상으로 과하면 오히려 에너지 대사를 방해해 활력을 떨어뜨리므로 적절한 식습관을 갖는 것 또한 에너지 관리에 매우 중요한 요건입니다.
문제의 근원은 부족한 에너지
외래어인 ‘에너지’에 가장 가까운 우리말은 ‘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운이 없다’, ‘기세가 높다’, ‘감기에 걸렸다’, ‘기분이 좋다’ 할 때의 ‘기’입니다. 우리 전통 의학인 한의학에서는 기혈氣血, 원기元氣, 기허氣虛, 기체氣滯, 상기上氣 등 ‘기’의 개념을 담은 용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 몸과 마음의 작동 원리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에너지’라는 용어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기’라는 용어에도 제한되는 점이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언젠가부터 ‘기에너지’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념의 중첩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조어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기에너지의 관점에서 보면 요즘과 같은 정보 과잉의 시대,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가 되다시피 한 지금의 상황은 기에너지가 유례없이 극심하게 소모되는 가혹한 환경이라고 하겠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없어도 사람은 과거의 기억과 정보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그런데 요즘처럼 정보가 몰려들어 오면 생각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혼돈이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죠.
무방비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것에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심신의 피곤이 점차 가중됩니다. 에너지가 부족하면 감정적으로 예민해지고, 감정적인 상태에 빠지면 점점 더 에너지가 고갈되면서 활력을 잃는 악순환에 빠져들죠.
우리가 겪는 여러 문제의 기저에 이처럼 에너지 부족 현상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주면 되는데, 몸과 마음이 오랫동안 지쳐 있는 상태에서는 에너지를 충전하고 생성하는 과정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를 않습니다. 이때 필요한 개념이 기에너지입니다. 어떻게 해야 기에너지를 활성화해 몸과 마음의 생기를 살릴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정기를 건강하게 관리하고 충전하는 세 가지 방법
앞에서 짚었듯,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음식과 호흡입니다. 인체의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정기精氣’라고 하는데, 정기는 육체를 이루는 기본 에너지입니다. 정기가 충만해야 육체의 생명 작용과 일상의 기본적인 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정기를 건강하게 관리하고 충전하는 첫 번째 방법은 바람직한 식생활입니다. 신선한 음식을 자기 몸 상태에 맞게 적정량 먹는 것이 건강 관리의 기본임을 누구나 다 알지만, 이를 매 끼니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거듭 마음을 다잡으며 자신의 식습관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운동을 포함한 건강한 신체활동입니다. 자기 몸 상태에 맞는 근력운동, 심폐지구력을 키우는 걷기와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정기를 강화합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적정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등의 생활 습관도 정기를 관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세 번째 방법은 명상입니다. 명상은 기에너지를 느끼고 조율하는 감각을 깨웁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기에너지의 주요 원리를 먼저 짚어 보겠습니다. 가장 핵심은 ‘심생기心生氣’, 마음이 기를 만든다는 원리입니다. 이 원리는 크게 두 가지의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마음이 머무는 곳에 기가 생긴다는 의미입니다. 마음을 일에 집중하면 그 일에 기운이 모이고, 특정한 사람에게 집중하면 그 사람에게 기운을 보내게 됩니다. 인기 스타가 무대에서 팬들에게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사랑의 에너지 덕분에 힘이 납니다”라고 하는 것은 그냥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기 때문일 겁니다.
둘째는 어떤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 그 마음에 상응하는 에너지의 파동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긍정하는 마음을 가지면 긍정의 에너지가 형성되고, 부정하는 마음을 가지면 부정의 에너지가 만들어집니다. 마음에 따라 에너지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이치죠. 심생기는 자연계의 에너지 법칙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과 감정 작용이 일으키는 에너지 관리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소모하거나 빼앗기지 않고 잘 관리하기 위해 심생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적용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에너지가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므로, 먼저 내 마음이 주로 어디에 가 있는지, 에너지 상태는 어떤지 관찰하는 감각을 깨워야 합니다.
우리는 보통 하루에 오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하죠. 그 생각은 대부분 과거의 기억과 정보에 연관된 것이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생각을 번뇌나 망상이라고 하는데,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갉아먹는 이러한 상태를 경계해야 합니다. 번뇌와 망상에 빠지면 현재의 순간을 잃어버리고, 에너지 레벨도 떨어지게 됩니다. 기운이 빠지고 심신이 피곤해지는 것이죠.
감정적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에너지를 많이 소모합니다. 그런데 부정적인 감정 반응이 일어나면 그것에서 즉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통을 느끼면서도 계속 그 상태에 머물게 되고, 감정 반응을 일으킨 원인에 집착하면서 스트레스 상태를 이어가죠.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에 사로잡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과 감정에 의해 소모되는 에너지가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는 것이 심생기 원리를 바탕으로 한 훈련의 기초입니다.
생각과 감정은 우리 뇌의 본질적 기능이므로 이를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생각과 감정 작용이 일으키는 에너지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이 에너지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요?
몸의 에너지 상태를 충전 모드로 전환하는 훈련
에너지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몸’입니다.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나면 의식이 몸 밖을 향합니다. 외부로 향한 의식은 과거나 미래를 탐색하고, 특정한 사건이나 사람에 집중하는 상태가 되죠. 이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자신의 의식이 외부로 향해 있음을 잠시 자각하면 됩니다. 자각하는 순간에 의식이 몸 안, 즉 내부 감각을 깨웁니다. 의식이 내부에 머물며 내부 감각이 깨어 있을 때 우리 몸은 에너지 상태를 충전 모드로 전환합니다.
의식을 몸 안에 머물게 하는 훈련이 바로 명상입니다. 모든 명상은 외부로 향한 의식을 내부로 가져오기 위해 몸을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의식이 외부를 탐색하며 사용하는 에너지 소모를 멈추고, 몸을 느낌으로써 에너지를 충전 모드로 바꾸는 것이죠.
명상의 감각을 활용하면 에너지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일에 집중하거나 대화할 때도 몸의 감각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호흡 상태, 앉은 자세, 표정, 감정 반응 등을 살피는 것이 몸을 감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일이나 대화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일과 대화의 효율을 높입니다.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명상을 하는 것도 에너지 관리 측면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온종일 외부로 향해 있던 의식을 내면으로 불러들여 몸과 마음의 에너지 소모를 멈추고, 내부 감각을 깨워 에너지 충전 모드로 전환한 상태에서 잠드는 것이죠. 그 상태로 숙면하면 아침에 개운하게 깨어나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감각을 터득하면 낮 동안에도 언제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게 됩니다. 살다 보면 우리를 힘들게 하는 복병을 맞닥뜨리는 순간이 있게 마련이죠. 강한 외부 자극을 받으면 스트레스 상태에 빠져 에너지를 관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내부의 강력한 중심입니다. 몸과 마음의 중심이 든든하게 서 있어야 외부 자극을 받아낼 수 있으니까요.
그 중심을 단전이라고 합니다. 단전은 몸의 중앙인 배꼽 아래, 자궁 부위에 위치합니다. 기 수련을 하다보면 몸의 에너지 흐름을 느끼고, 아랫배에 에너지의 중심이 형성되는 감각을 알게 됩니다. 그 중심 자리가 ‘단전丹田(에너지의 밭)’인 것이죠.
단전에 에너지를 모으는 ‘닻 내리기’ 명상
생각과 감정에 의해 흩어지는 에너지를 단전에 모으는 것을 ‘닻 내리기’라고 합니다. 닻은 보통 항구에 정박할 때 내리고, 바다에서 높은 파도를 만났을 때 배가 뒤집어지지 않게 하려고 내립니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가 중심을 잡기 위해 닻을 내리는 것처럼, 생각과 감정에 흔들리는 에너지를 단전으로 잡는 것이 ‘닻 내리기’입니다. 이 수련은 심생기의 원리를 활용하여 에너지를 몸의 중심으로 모으는 명상법입니다.
생각이 많아 힘들 때 그 생각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생각의 에너지를 단전으로 내리는 것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감정이 일어나 에너지가 크게 움직일 때도 감정을 없애려고 애쓰지 않고 그 에너지를 단전으로 내려줍니다.
처음에는 단전에서 당기는 힘이 약해 잘 안될 수 있지만, 집중도를 높이며 훈련을 거듭하면 점차 에너지를 끌어모을 수 있게 됩니다. 단전이 든든한 에너지 센터로 기능하면 몸에 활기가 돌고 의식이 명료해집니다.
단전에 에너지를 모으는 ‘닻 내리기’ 명상을 함께 해보겠습니다.
1.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몸을 느껴봅니다. 몸의 무게감, 온도, 긴장된 부위, 들숨과 날숨의 길이 등을 느끼며 내부 감각을 깨웁니다.
2. 의식이 몸 안에 머물며 뇌파가 안정되고, 점차 에너지의 흐름을 느낍니다.
3. 숨을 들이마시며 허공의 에너지가 몸으로 들어오는 상상을 합니다. 숨을 내쉬며 이 에너지를 단전으로 내려줍니다.
4.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을 없애려 하지 말고, 생각을 바라보면서 그 에너지를 단전으로 내립니다. 닻을 내린다고 상상하세요.
5. 감정이 일어나거나 몸에서 긴장이 느껴지면 그 느낌의 에너지도 단전으로 내립니다.
6. 생각과 감정이 사라지면 호흡에 집중합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에너지가 몸으로 들어오고, 내쉴 때 온몸의 에너지를 단전으로 내려줍니다.
7. 단전에 에너지가 모인 것이 느껴지면 그 감각에만 집중합니다. 단전 부위가 점점 묵직해지고 뜨거워지면서 커지는 것을 느껴봅니다.
몸의 중심인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을 ‘의수단전意守丹田’이라고 합니다. ‘닻 내리기 명상’은 의식을 활용하는 깊은 에너지 명상 수련입니다. 명상은 방식에 따라 정적 명상과 동적 명상으로 나누는데, 요즘에는 동적 명상으로 가는 흐름이 많이 보입니다. 동적 명상에서 의식에 집중해 더 나아간 것이 에너지 명상입니다.
외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 자극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닻 내리기 명상’으로 망망대해에서의 표류를 피해 안전하게 정박하시기를 바랍니다.
글_오보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유튜브 채널 ‘오보화의 K명상TV’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