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화의 K명상] 몸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오보화의 K명상] 몸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주인의 마음으로 바라볼 때 몸과 소통할 수 있다

브레인 112호
2025년 09월 28일 (일)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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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보화의 K명상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자기 몸을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상대방의 몸과 마음이 편안한지 안부를 묻습니다. 누구나 건강한 삶을 원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죠. 그 바람과 노력이 좀 더 효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려면 자기 몸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지 스스로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에서 몸에 해당하는 단어로 Body(바디)와 Soma(소마)가 있습니다. 두 단어 모두 몸을 뜻하지만 두 가지 표현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바디는 ‘타자 관점의 몸’을 의미하고 소마는 ‘자기 관점의 몸’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의사에게 검진 받을 때의 몸은 바디입니다. 타인인 의사가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내 몸을 바라보는 것이죠. 척추가 틀어졌는지, 장기에 질병은 없는지 등 의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나의 몸을 평가합니다. 이때의 내 몸은 기계나 로봇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하나의 객관적인 물질로써의 육체입니다.

이 같은 타자 관점은 일상생활에서도 반복됩니다. 뱃살이 나오고 살이 쪄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할 때 우리는 타인의 시선으로 자기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합니다. 자신의 몸이 뚱뚱하다는 기준이 타인의 시선에 맞춰져 있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볼 때도 내 얼굴이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 생각하며 볼 때가 많습니다. 눈꼽이 끼지는 않았는지, 얼굴이 붓지는 않았는지, 뾰루지가 나서 지저분해 보이지는 않을지 살펴보죠. 매일 아침, 거울 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이런 관점은 타인의 기준이라는 모호한 통념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것으로 확장됩니다. 자신을 외부의 시선으로 분별하며 바라보다 보면 자신에 대한 진짜 관심과 편안한 사랑의 마음을 갖기가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자기 몸을 바라보는 것이 긴장과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게 되죠. 

▲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주인의 마음으로 바라볼 때 몸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럼 소마는 몸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일까요? 내 관점으로 나를 본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살아서 생명 활동을 하는 몸을 소마라고 부릅니다. 즉 소마는 살아있는 생명의 몸을 의미합니다. 소마가 살아있는 몸이라면 바디는 죽은 몸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렇기도 합니다. 영어 표현에서 바디는 객관적인 물질의 몸을 뜻하고, 죽은 시신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생명의 몸을 가진 나는 체온을 느끼고,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 몸의 어디가 불편한지, 어디에 통증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나를 바라보고 느끼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자 권한입니다.

내 몸에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느낄 때, 내면의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얼굴이 편안한지 살피고, 오늘도 활기차게 잘 해보자는 마음으로 자신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늘어가는 뱃살을 보며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해 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몸을 바디가 아닌 소마로 인식하는 태도가 건강에도 더 도움이 됩니다.

자기 관점으로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것은 곧 주인의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진정한 주인은 좋은 것뿐만 아니라 어떤 것도 책임감을 가지고 품으려 합니다.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소마의 관점에서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순간이 힐링의 시간이고, 진정으로 건강한 삶을 위한 시작이 됩니다.
 

몸을 살리는 주인의 자리를 되찾자

우리말의 ‘몸’은 본래 ‘ᄆᆞᆷ’이라는 단어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ᄆᆞᆷ’은 몸이기도 하고 마음이기도 한 것이죠.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고 통합되어 있습니다. 몸을 집이라 하고, 마음을 집주인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있어야 하는 자리가 몸이라는 것이죠. 마음이 몸에 머물 때 건강할 수 있습니다. 

마음과 몸이 서로 소통할 때 사용하는 언어가 ‘느낌’입니다. 몸의 체온, 심장 박동, 피부의 느낌, 긴장과 통증, 편안함 등 우리는 매 순간 다양한 몸의 느낌을 만납니다. 몸을 느끼는 것이 곧 마음과 몸이 만나는 것이고, 내가 내 몸에 머무는 순간입니다. 

내 의식이 외부로 떠돌지 않고 내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자신에게 ‘집으로 돌아오자’라고 메시지를 줍니다. 조용히 속삭이듯 ‘집으로 돌아오자’라고 말해보세요. 뭔가 모를 느낌이 몸 안에서 일어날 겁니다.

주인의 자리에서 내 몸을 느끼고 바라보는 감각이 건강한 삶을 원하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타인의 시선으로, 다른 사람을 의식하는 관념으로 자신을 분별하는 긴장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주인의 자리를 되찾으세요. 그럼으로써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몸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 생명의 감각을 느끼고,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생명이 살아있는 우리는 삶의 주인입니다. 몸을 살리는 주인의 삶을 살아가시길 응원합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글_오보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유튜브 채널 ‘오보화의 K명상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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