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아이의 퇴행행동,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아이의 퇴행행동, 어떻게 해야 할까요?”

뇌교육 Q&A

브레인 35호
2012년 09월 06일 (목)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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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섯 살, 세 살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작은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큰애 장난감을 빼앗고 노는 것을 방해합니다. 큰아이도 이에 질세라 동생을 못살게 굴어서 형제간에 다툼도 잦고요. 엄마 입장에서는 작은아이가 아직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큰아이를 야단치고 매를 들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큰아이가 손가락을 빨고 밥을 떠먹여 달라고 하는 등 평소에 잘하던 것을 해달라고 자꾸 보챕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가 손가락을 빨고 젖병을 달라고 하거나 기저귀를 채워달라고 하는 행동은 대표적인 퇴행행동입니다. 두 아이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는 일일 것입니다. 특히 작은아이가 두 돌 전후인 경우 엄마가 둘째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시기여서 첫째까지 퇴행행동을 보이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큰아이의 퇴행행동, 당연한 일입니다

이럴 때는 아이가 퇴행행동을 한다고 해서 그 현상 자체를 나무라고 성급하게 교정하려 하기보다 아이의 심리상태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큰아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볼까요? 큰아이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어느 날 동생을 맞이합니다. 동생은 말도 못하고 시시때때로 울고 똥오줌도 마구 쌉니다. 그러자 나만 바라보던 엄마가 아기를 돌보느라 분주합니다. 심지어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동네 사람들까지 온통 아기에게만 관심을 갖습니다.

이제 첫째아이는 모든 것을 기다려야 합니다. 엄마는 아기 기저귀 갈고 집안일 하느라 바빠서 놀아줄 새가 없습니다. 아기가 배고파 울면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는 엄마가 자기가 배고프다고 하면 조금만 기다리라고 합니다. 동생이 점점 자라 걷고 활동할 시기가 되면 이제는 자기 물건을 망가뜨리고 자기가 누리던 모든 것을 빼앗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엄마는 “네가 형이니까 참아라”, “동생에게 양보해라”라는 말만 합니다. 첫째는 동생이 너무 밉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었고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엄마 아빠조차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너도 사랑해”, “너도 어릴 때 이렇게 사랑해줬어”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이는 문제의 원인인 동생을 미워하고 괴롭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급기야 동생이 되기로 결심하고 퇴행행동을 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아이의 퇴행행동, 이렇게 대처하세요

인간의 뇌는 성장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왜 첫째는 성장을 거부하고 퇴행행동을 하는 걸까요? 바로 사랑과 소속감의 결핍 때문입니다. 인간은 인생의 주목적을 소속감과 사랑에 두고 행동을 결정하는 사회적 존재인데, 첫째아이는 사랑의 결핍과 좌절로 인해 성장을 포기한 것입니다. 그러니 야단을 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는 아이의 행동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야단과 비난은 뇌혈관을 위축시키고 뇌파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문제를 악화시킬 뿐입니다.

이럴 때는 문제의 원인이 사랑의 결핍이므로 결핍된 사랑을 충족시켜주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입니다. 물론 갓난아이를 키우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엄마 입장에서는 큰아이까지 챙겨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뇌교육의 원리를 알고 조금만 시간을 투자한다면 큰아이의 행동이 점차 변화될 것이고, 문제도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

1. 공감으로 ‘편안한 뇌’ 만들기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할 때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하는 데만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행동을 변화시키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고 공감해주어야 아이가 부모의 말을 잘 따릅니다. 첫째아이가 퇴행행동을 할 때 “엄마가 동생만 돌봐주고 우리 첫째와 놀아주지 않아서 화가 났구나” 하고 아이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세요. 아이의 행동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입니다.

2. 첫째아이와 함께하며 ‘행복한 뇌’ 만들기

하루에 30분 혹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큰아이와 데이트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많은 시간을 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이며 반드시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엄마가 큰아이에게 집중하면 아이의 결핍감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습니다.

3. 적절한 격려로 ‘성장하는 뇌’ 만들기

첫째아이가 결핍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면 이제 적절한 격려로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해주는 격려는 착한 행동을 강화하기 위한 칭찬이 아니라 아이의 유능감을 알아주는 격려여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4. 사랑의 표현으로 ‘평화로운 뇌’ 만들기

아이가 안아달라고 할 때보다 혼자 놀고 있거나 밥을 먹고 있는 등 무방비 상태일 때 부드러운 스킨십, 밝은 미소, 따뜻한 대화로 수시로 사랑을 표현하세요. 큰아이가 유아교육기관에 다닌다면 스쿨버스에서 내릴 때 반가운 마음으로 반겨줘도 좋겠지요.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거나 일어나는 시간은 무의식과 의식이 교차하는 순간이므로 사랑을 표현하기에 아주 좋을 때입니다.

이를 하나하나 실천하다 보면 첫째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퇴행행동을 멈추고 다시 밝고 건강한 아이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엄마에게 받은 사랑의 에너지를 동생에게 전하는 의젓한 첫째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윤한민 국제아동뇌교육연구소 이사

일러스트레이션·양명진 arty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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