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인성코리아’ 캠페인을 전개하는 브레인미디어는 인성의 뿌리인 가정의 의미를 돌아보고 가족 공동체의 중심 가치를 찾기 위해 ‘1가정 1가훈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가훈에 담긴 소중한 의미를 통해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가족들을 만나본다.
요즘 아이 넷을 둔 가정이 많지 않다. 하나도 힘든데 어떻게 넷이나 키우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광수(56) 최미선(45) 씨 부부에게 네 자녀, 지현(16), 정현(14), 주한(12), 신영(10)이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보물이다. 서로 사랑하며 함께 하는 이광수 최미선 씨 가족을 만나보았다.
이광수 씨는 의정부시 국학기공연합회장이다. 그는 복지관, 경로당, 공공기관 등 6곳에서 국학기공 교실을 운영하며 바쁘게 활동한다. 부인 최미선 씨는 양주지역재활센터에서 영양사로 일하면서 국학기공연합회 활동을 함께한다.
▲ 이광수, 최미선 씨 가족 (왼쪽부터 최미선 씨, 막내 신영, 첫째 지현, 둘째 정현, 셋째 주한, 이광수 씨)
아이들이 한창 자랄 때 부부는 기저귀와 분유 값 때문에 가장 큰 고민이었다. 아이들 두 살 터울이라 한 아이 키우기가 무섭게 그다음 아이의 기저귀를 사러 다녔다. 그렇게 힘들게 키운 아이들이 벌써 중학생이 되고 초등학생이 되었다.
최미선 씨는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아이 넷 낳기를 잘했다고 생각해요. 자기들끼리 싸우다가도 금세 친해지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걸 배우거든요. 혼자 자란 아이는 자기밖에 모르는 성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당연히 나눠 먹어야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 가느라 더 바쁘다. 경쟁과 시험 성적 때문에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네 자녀는 학원과는 거리가 먼 듯했다. 넷이 큰 책상에 한데 모여 자유롭게 그림그리기나 숙제를 하고 있었다.
최미선 씨는 “학원 이런 데는 안 보내요. 어딜 가라고 강요하기보다 아이들의 선택에 맡겨요. 다른 엄마들은 공부하라고 많이 하는데, 저는 시험 성적이 안 좋더라도 ‘그래 다음에 잘해라’하고 말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본인이 알아서 하더라고요.”고 말했다.
우리집 가훈은 단군 조선의 건국이념
두 부부의 자녀교육은 따로 하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이루어진다. 아버지가 국학기공교실에서 사림들에게 열심히 건강을 전하는 모습, 어머니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그대로 보고 배운다.
이광수 씨 가족은 양주시 가족봉사단으로 얼마 전에는 장애인 복지시설을 방문했다. 다른 가족들과도 함께 갔었는데 낯선 곳이라 다들 어찌할 줄 몰랐다. 그런데 이광수 씨가 앞에 나와 자연스럽게 장애인들의 몸도 풀어주고 기공체조를 지도해주었다. 큰딸 지현 양은 그런 아버지가 그날 따라 더 자랑스러웠다고 한다.
2013년에는 가족들이 다 함께 시민들에게 ‘우리 얼 찾기’ 서명을 받았다. 네 자녀가 모두 같이 서명운동을 도와서 이광수 최미선 씨 가족은 3,000명 서명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네 명의 아이들이 서명운동을 하는 데 톡톡히 자기 몫을 해준 덕분이었다.
▲ 엄마와 손바닥치기 놀이를 하고 있는 막내 신영이
생활 속에서 늘 봉사하고 실천하는 이광수 씨 가족의 가훈은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理化世界)”다. 가훈은 2003년 개천절 행사 때 붓글씨를 잘 쓰는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홍익인간 이화세계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단군 조선의 건국이념이기도 하다. 단군 왕검이 나라를 세운 건국 정신을 계승하여 가정의 가훈으로 모셨다.
이광수 씨는 "‘홍익인간’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이고, ‘이화세계’는 조화로운 이치가 실현된 세상이라는 의미입니다. 글자를 보면서 단군할아버지의 정신을 우리 집안의 가훈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먼저 이런 홍익인간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우리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홍익인간의 씨앗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인성이 파괴된 이 시기에, 홍익인간은 우리가 추구하는 인성회복의 모델이다. 나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 이 사회에 절실하다.
아이들은 인성(人性)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부모로부터 배운다. 부모의 말과 행동이 바로 산 교육이기 때문이다. 홍익인간 아빠, 홍익인간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언니, 누나에게 배려와 나눔을 배우면서 네 자녀의 인성의 씨앗이 새록새록 자라고 있었다.
글, 사진. 김보숙 기자 bbosook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