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진 뇌, 핵심은 ‘두뇌 활용’에 있다!

게임에 빠진 뇌, 핵심은 ‘두뇌 활용’에 있다!

한국뇌과학연구원 주최 <게임집중력을 학습습관으로> 세미나 이모저모

브레인 44호
2014년 04월 10일 (목)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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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집중력을 학습습관으로>를 주제로 열린 뇌교육 세미나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터넷 국가다. 지하철, 버스는 물론 심지어 지리산 정상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하다. 손쉽게 컴퓨터, 스마트폰 등 멀티미디어 기기에 접근이 쉬워지면서 인터넷, 게임 중독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0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한국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며, 그 원인이 과중한 학업 부담에 있다”고 지적했다. 얼마 남지 않은 겨울방학,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 학부모들은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

게임에 몰두하는 자녀를 바라보며 혹시 게임 중독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학부모들과 교육 관계자들을 위해 올바른 뇌과학 정보를 제시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 세미나를 새롭게 조망해본다.

▲ 안승찬 한국뇌과학연구원 연구실장

게임의 좋고 나쁨의 관점 아닌 본질이 중요

지난 12월 19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서울학습관에서 열린 한국뇌과학연구원(원장 이승헌) 주최 세미나에는 눈발이 휘날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50여 명의 교육 관계자 및 학부모를 비롯해 게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나옥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은 “게임 자체가 ‘좋다, 나쁘다, 문제다’라는 관점보다는 게임에 집착하는 핵심 본질을 봐야 한다. 게임을 잘 활용하면 우리 두뇌를 계발하고 가능성을 열어주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중독이나 집착에 빠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핵심은 뇌에 있고 두뇌를 활용하는 데 있다”라며 세미나의 취지와 배경을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애덤 가잘리 박사 연구팀은 6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두뇌 훈련 비디오게임을 실험했다. 그 결과 멀티태스킹(다중 작업) 능력이 20대 수준 못지않게 향상되었다. 이는 지난 9월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60~80세 고령자 46명을 대상으로 주 3회, 1시간씩 한 달간 게임을 한 결과, 참가자의 기억력과 집중력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처럼 인지능력이 20대 수준까지 향상된 것은 나이가 들어도 두뇌를 계발·향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게임에 빠진 뇌: 내 아이 두뇌 활용법’을 주제로 발표한 안승찬 한국뇌과학연구원 연구실장은 청소년기의 두뇌 발달과 뇌 가소성neuro-plasticity을 강조했다. 그는 “게임이든 학업이든 일이든 우리의 뇌는 무언가에 빠져들게 하는 회로를 가지고 있다”며, “게임에 빠져들었던 아이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진정 원하는 꿈을 찾아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 하태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교수

부정적 정서를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뇌교육’ 필요

세미나에서는 아이 스스로 긍정적 선택을 하고 좋은 습관을 기르는 방법과 그 대안도 제시했다. 하태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교수는 가치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 스스로 자기 뇌를 훈련해서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창의 인성 ‘뇌교육’에 대해 강연했다.

하태민 교수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 중 하나가    ‘사랑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이다.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 인정받고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라며 게임 중독의 원인을 지적했다. 하 교수는 아이가 게임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좋은 관계 맺기, 의미 있는 공헌 활동’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신체 활동, 긍정적 정서 강화, 메타 인지 향상, 선택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일, 가치 있는 목표 정하기 등 부정적 정서를 긍정적으로 전환하고 대체할 방법이 뇌교육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 고민정 비알뇌교육 원장

게임 집착 개선 사례에 참가자들 높은 관심 보여

세미나의 마지막 순서로 고민정 브레인트레이너(비알뇌교육 원장)이   ‘게임 집착 아이, 이렇게 달라졌다’를 주제로, 게임에 집착하던 아이가 뇌교육을 통해 완전히 달라진 사례를 소개했다.

“5학년 때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민수(가명)의 모든 것을 보살피던 어머니가 1년간 직장 때문에 공백 상태가 되었다. 엄마가 모든 걸 챙겨주던 아이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빠른 속도로 게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고 원장이 소개한 사례의 주인공인 민수는 1년간 게임만 하며 성적도 떨어지고 심각할 정도로 주의가 산만해졌다. 어머니는 게임을 하지 못하게 키보드를 직장으로 갖고 가는 극약 처방을 하며 아이의 반발심만 더욱 키웠다.

민수는 비알뇌교육에 등록해 집중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HSP 짐(Gym)’, 고등감각 인지능력을 개발하는 ‘HSP 전문과정’ 등을 통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을 보는 눈이 생기자 게임하는 시간을 줄여갔다.

고민정 원장은 “정보를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체험을 통해 경험을 쌓으며 정서적으로 조금씩 안정되고 의욕이 생기는 것이 보였다”며, 특히 “눈을 감고 카드를 보는 HSP 프로그램을 통해 엄마가 없어도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아이들 대부분이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기에 게임에 몰입하는 것 같다”며,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꿈과 목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 교육 관계자,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참석해 게임 중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게임 중독에 대한 여러 가지 사례를 듣고 뇌과학적 연구 결과와 두뇌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글·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 사진·신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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