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에 기대시고 두 다리를 차분히 바닥에 내려놓으세요. 다리를 꼬지 마세요. 그리고 심호흡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천천히 내쉬고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십시오. 천천히 내쉬세오. 다음은 소리(숨을 내쉴 때 나오는 하아〜같은 소리)를 내면서 내쉬세요."
12일 경희대 오비스홀에 모인 200여 명의 청중은 물리학자 미네스 카파토스(Menas Kafatos) 교수(미국 채프먼대 부총장)의 안내에 따라 깊은 호흡에 빠져들었다.
이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과 SRC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해외 석학 초청강연은 시작부터 예사롭지가 않았다.
호흡 사이의 멈춤을 만나라
디팩 초프라(Deepak Chopra) 박사와 함께 연단에 오른 카파토스 교수는 이론보다 중요한 것은 호흡이라고 역설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 그 사이에 잠깐의 멈춤이 있습니다. 그 부분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내쉬고 다시 들이마실 때 잠깐의 멈춤이 있습니다. 두 개의 공간이 있습니다. 호흡 사이의 공간,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호흡 사이의 공간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가르쳐줍니다. 저는 마음을 늦춰주는 호흡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서 몇 분만 더 호흡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청중은 두 손을 내려놓고 호흡을 이어갔다. 10분이 지났다. “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라는 카파토스 교수의 말을 못 들었는지 청중 대부분은 호흡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많은 분이 눈을 감고 있는데요. 괜찮습니다. 계속해서 명상을 해도 좋습니다. 한국은 사회적인 그룹이라 강의하는 제게 무례라고 생각할 것 같지만, 괜찮습니다.”라고 부드럽게 말을 했다.
이어 카파토스 교수는 의사가 질병을 다룰 때 환자를 보지 않고 질병만 보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분만 볼 것이 아니라 크게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특히 참석한 청중 중에서 한의대생에게 환자를 대하는 데 있어 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의학은 치료되는 사람의 의도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웰빙점수는?
이어 디팩 초프라 박사가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인도 뉴델리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한 초프라는 영성철학자이자 대체의학의 권위자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기도 했다.
고대 인도의 치유과학인 아유르베다에서 대안을 발견한 초프라는 캘리포니아주 라졸라에 초프라 행복센터를 세우고 세계를 돌며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디팩 초프라의 완전한 삶>, <풍요로운 삶을 창조하는 마음의 법칙> 등이 있다.
이날 강연에서 초프라는 웰빙의 미래와 기술(The Future of Wellbeing and Technology)이라는 주제로 심신명상과 섭생 등이 유전자를 바꿀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웰빙점수를 공개했다.
“여러분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108개 국가 중에 20위를 달성했다. 중국은 85위다. 중국은 GDP가 올라도 웰빙은 떨어진다. 덴마크가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13위다. 지난 2011년도에 나온 것이다. (한국의 웰빙점수는) 굉장히 높은 부분에 속해있는 것이다.”
그는 웰빙을 6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커리어(career) 웰빙이 있다. 이 상태는 일을 좋아하느냐 의견이 존중 되냐 이런 것이다. 사회적인 웰빙은 모든 관계에 만족하느냐 많이 웃느냐 사람들과 만나는가 여부다. 공동체 웰빙은 얼마나 활동을 많이 하는가다.
신체적인 웰빙은 하루를 지내는데 충분한 에너지가 있는지 건강을 측정해보는 것이다. 재정적인 웰빙은 재정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지 호르몬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영적인 웰빙은 노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어 웰빙으로서 인간의 몸을 구조가 아니라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몸은 생물학적으로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유동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분은 이 방에 들어오기 전에 똑같은 몸이 아니다. 여러분이 숨을 한번 들이쉬면 원자가 들어오고 또 내쉬면 많은 원자가 나간다. 한 달에 한 번씩 여러분 뼈는 재활용된다. DNA도 재활용이 6주 만에 된다. 1년이면 우리 몸의 대부분이 재활용된다.”
그는 이러한 재활용을 통해 성격이나 감정 등을 좌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체나이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강조했다. 초프라는 골밀도나 성적인 활동, 콜레스테롤 등은 노화의 한 부분이라며, 면역체계를 포함해서 이를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숙면을 취하고 명상하고 영양섭취 등이 그것이다.
초프라는 “우리 몸은 인터넷처럼 여겨진다. 우리의 마음도 똑같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에너지가 통한다. 그리고 모든 것은 결과적으로 개개인의 의학으로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바이오센스가 있을 때 땀을 얼마나 흘리는지 얼마나 잤는지 얼마나 깨어있는지 이런 부분을 측정해준다. 또한 심장박동의 변화, 스트레스 수치도 측정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미래의 기술로서 인간의 몸을 다룰 수가 있게 된다는 말이다.
글. 윤관동 기자 kaebin@lycos.co.kr
<자료 제공: 코리언스피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