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매환자 첫 증상 후 평균 12.6년 산다

국내 치매환자 첫 증상 후 평균 12.6년 산다

우리나라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는 첫 증상이 나타난 후 평균 12.6년을 산다

우리나라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는 첫 증상이 나타난 후 평균 12.6년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노인성 치매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과다하게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라는 단백질이 대뇌 신경세포를 죽게 해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해관(예방의학과)·나덕렬(신경과) 교수팀은 1995∼2005년 사이 국내 대학병원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 724명(평균나이 68.5세)의 평균 생존기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첫 증상 후 평균 12.6년을 생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5일 밝혔다.

국내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환자의 평균 생존기간 분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을 보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첫 증상 후 생존기간은 최소 11.7년에서 최장 13.4년으로 편차가 1.7년이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잊어버리는 등의 기억장애와 말하기, 읽기, 쓰기 등에 문제가 생기는 언어장애, 방향감각이 떨어지는 시공간능력 저하 등이 대표적인 첫 증상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받기까지는 평균 3년 3개월이나 걸렸다. 때문에 첫 진단이 이뤄진 후에는 생존기간이 평균 9.3년으로 크게 줄었다.

이번 연구에서 치매환자의 생존기간을 단축시키는 위험 요인으로는 남성, 당뇨병 병력, 낮은 인지기능저하점수, 높은 임상치매점수 등이 지목됐다. 당뇨병 병력이 있는 치매 환자의 생존 기간이 일반 환자에 비해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가 첫 증상이 나타난 후 좀더 빨리 사망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진단과 치료가 이르면 이를수록 뇌기능의 퇴화를 지연 또는 중단시켜 호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환자의 치료 스케줄이나 의료비 지출 등의 계획을 빨리 잡을 수 있으며, 환자 측면에서도 판단력이 온전할 때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치매 진단이 빠를수록 치료비용이 줄어든다는 분석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치매환자에 대한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나덕렬 교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진행을 늦추면서 생존기간을 늘리려면 조기진단을 통해 뇌경색 등의 위험요인을 함께 조절해야 한다"면서 "만약 갑자기 기억장애나 언어장애 등이 나타났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뇌영상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받고 뇌경색 위험요인이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치매와 노인 인지장애(Dementia and Geriatric Cognitive Disorders)’ 최근호에 실렸다.

 

글. 전은경 기자 hspmaker@gmail.com

<자료제공 : 코리언스피릿>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뉴스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