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모의 건강은 태아로 직결되기 마련이다. 임신 중 산모가 당뇨를 앓으면 태아도 혈당이 높아져 체중이 4kg을 넘으며 합병증에 시달릴 가능성에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 임신 중 당뇨를 앓는 환자는 100명 중 10명이 넘는다고 한다.
30세 이후 임신 중 당뇨병 환자 발생 급증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5년간 ‘임신 중 당뇨병’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진료환자는 2007년 1만 7,188명에서 2011년 4만 4,35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분만여성 100명당 임신 중 당뇨병 진료환자는 10.5명으로 나타나 최근 5년간 연평균 2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세 이후부터 임신 중 당뇨병 환자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해 20대보다 30대 진료환자가 2~3배 많았다. 나이대별 진료환자는 2011년 기준 30~34세가 가장 많았으나, 분만여성 100명당 진료환자는 30~34세 11.6명, 35~39세 16.0명, 40~44세 21.4명으로 집계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산부인과 김의혁 교수는 ‘임신 중 당뇨병’에 관해 원인, 증상, 치료법과 예방법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임신 중 당뇨병’ 고위험군
1. 26세 이상의 임산부
2. 거대아 분만의 과거력
3.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는 경우
4. 지난 임신 때 임신성 당뇨의 과거력
5. 당뇨 혹은 임신성 당뇨의 가족력
6. 심한 과체중
7. 공복시 혈당 140mg/dl 초과 혹은 평소 혈당 200mg/dl 이상
임신 중 당뇨병에 걸리는 이유
임신 중 당뇨병은 실제 당뇨와 비슷한 기전으로 산모 몸 속 혈당을 높여 이를 태아에게 전달하려는 몸의 기전으로 발생한다. 증세에는 식전 저혈당과 식후 고혈당 증세가 있다.
임신성 당뇨는 고칼로리 과잉 섭취, 운동 부족 비만증, 스트레스 및 약물 남용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다른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유전적 요인을 제외한 특별한 원인이 없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분비되지만, 유전적으로 베타 세포가 파괴되어 기능을 못하거나 혹은 말초 기관에서 인슐린이 작용하지 못하면 간에 저장되지 않아 임신성 당뇨가 나타나게 된다.
임신성 당뇨병, 그 증상은?
증상은 일반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혈액 내 혈당 수치가 올라 고혈당 수치를 보이게 된다.
대부분 상태가 가벼운 경우는 특별한 증세가 없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 증가, 산모 몸무게 증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게는 당뇨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산모의 망막이 손상되어 잘 안 보일 수도 있고 신장 손상이 있을 수도 있다.
산부인과에 다니면 자주 하게 되는 소변 검사에서 당이 나오는 경우 임신 중 당뇨를 진단하게 된다.
임신 전부터 있던 당뇨, 임신성 당뇨 모두 임신부에게는 고혈압과 자간 전증(임신 중 생기는 고혈압과 단백뇨 증세를 말하는 것으로 산과적 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태아가 4kg을 넘어 질식 분만이 어려워 제왕절개 분만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임신성 당뇨라고 해도 다 같지는 않고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는데 공복 시 혈당이 105mg/dL 이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공복 혈당이 105mg/dL 이상이면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임신 중 잘 설명되지 않는 사산이나 유산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같은 임신성 당뇨라도 공복 혈당이 105mg/dL 이하인 경우는 사산의 위험성은 높지 않으며 임신성 당뇨는 진성 당뇨와는 달리 태아 기형과는 크게 관계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성 당뇨 산모 절반 이상은 발병 후 20년 이내에 진성 당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출산 후에도 지속해서 당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신성 당뇨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
임신성 당뇨는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원래 주수보다 태아가 더 커질 수가 있는데 보통 4kg 이상 거대아 가능성과 출생 후 태아 저산소증과 대사성 합병증 등의 위험률이 높아진다. 특히 태아의 머리나 다리의 길이보다 복부의 크기가 더 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양수 과다증도 발견될 수 있다. 태아도 산모와 똑같이 당뇨에 걸려 소변량이 증가하면서 태아의 소변인 양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수가 증가하면 가장 먼저 산모의 당뇨를 의심할 수 있다.
폐 성숙도 정상 태아보다 늦어져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을 확률 역시 높아진다. 이러한 위험성은 태아가 태어난 후에도 나타나 임신성 당뇨가 있는 자녀가 태어났을 경우 그 자녀가 성장해서도 비만이나 당뇨 같은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35세 이상 산모에게 임신성 당뇨 발병이 높은 이유
산모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혈액 내에서 인슐린 저항이 생겨서 몸에서 인슐린의 요구량이 많아져 결국 35세 이상에서는 20대 때 보다 당뇨의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아지게 된다.
임신 중 당뇨병 예방하는 방법
식이 요법과 운동을 통해 혈당을 조절할 수 있다. 음식은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으며 과식을 피하고 칼로리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운동은 혈당 조절에 큰 도움을 주며 임신성 당뇨의 치료제인 인슐린을 대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동과 식이 요법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인슐린으로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임신성 당뇨가 있거나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은 산모는 주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하며 정상 산모와는 달리 추가 검사도 더 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
참고로 임신성 당뇨 혈당 목표치는 대략 공복 시에는 100mg/dL 미만 그리고 식후 2시간 이후에는 120mg/dL 미만이다(식후 2시간 후는 밥을 먹기 시작한 시간부터를 의미).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