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뇌 속 면역 단백질 PD-L1을 조절해 손상된 뇌 면역 환경과 과활성 신경세포를 정상화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서민아 교수 연구팀은 바이오 기업 아임뉴런 및 연세대 의대 권호근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뇌 속 면역 단백질을 조절해 손상된 뇌 면역 환경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신경세포의 활성을 안정화하는 원리를 밝혀냈다.
▲ 서민아 성균관대 교수, 권호근 연세대 교수, 김한주 아임뉴런 대표이사, 박태영 성균관대 석박통합과정생 [사진=성균관대 제공]
이번 연구 성과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뇌 면역 조절로 치료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잃어가는 무서운 질환으로, 뇌 속에 나쁜 단백질 찌꺼기가 쌓이는 것뿐 아니라 뇌 환경을 청소하고 돌보는 세포들이 고장 나면서 발생한다.
특히 뇌 속의 경찰이자 청소부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세포’는 뇌가 다치거나 병들었을 때 재빠르게 출동해 주변을 복구해야 한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의 뇌에서는 이러한 미세아교세포의 정상적인 반응성이 저하되고, 신경세포에서는 비정상적인 과활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알츠하이머병 모델에서 저하된 미세아교세포의 손상 대응 기능이 뇌 내 PD-L1 차단 후 회복되었음을 보여주는 생체 이미징 결과 [그림=성균관대 제공]
연구팀은 주로 암 면역치료 분야에서 연구돼 온 면역조절 단백질 ‘PD-1’과 ‘PD-L1’에 주목했다. 알츠하이머병 모델 마우스에서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PD-1과 뇌 환경 유지에 중요한 별아교세포의 PD-L1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러한 면역조절 신호 변화가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에 연구팀은 뇌 속 PD-L1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체를 알츠하이머병 모델 마우스의 뇌에 직접 투여하고, 살아 있는 뇌세포를 들여다볼 수 있는 특수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에서 저하돼 있던 미세아교세포의 손상 부위에 대한 반응이 회복됐으며,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있던 신경세포의 활성도 함께 감소했다. 또한 전신에 투여하는 방식보다 뇌 안에서 PD-L1을 직접 조절했을 때 이러한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 PD-L1 차단 후 알츠하이머병 마우스에서 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과활성이 감소하였음을 보여주는 대표 이미지 및 분석 결과 [그림=성균관대 제공]
서민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면역 조절 스위치가 망가져 뇌 청소 기능과 신경세포가 함께 무너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중요한 성과”라며 “뇌 속 면역 단백질을 정밀하게 다루는 방법이 앞으로 치매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성균관대 박태영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하고, 서민아 교수와 권호근 교수가 교신저자로 함께 이끌었다. 아울러 정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아임뉴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