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총장 이건우)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 엄지원 교수 연구팀은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Alice Ting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빛을 이용해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차단하고 이를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신개념 광제어 플랫폼 ‘LATeN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 (앞줄 왼쪽부터) 엄지원 교수, 김동욱 박사, (뒷줄 왼쪽부터) 전영현 연구원, 김병찬 박사과정생, 김현호 박사 [사진=DGIST]
이번 기술은 뇌 질환의 발병 기전 규명은 물론 인슐린 분비 조절 등 다양한 생명과학 및 의학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간 정보를 주고받는 핵심 연결 부위로, 그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불안장애, 우울증,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주로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제어하는 데 국한되어, 특정 시냅스의 신호 전달을 장시간 억제하면서도 온전히 회복시키는 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경전달 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절단하는 파상풍 신경독소에 빛을 감지하는 ‘LOV (light-oxygen-voltage) 단백질’을 결합하여 LATeNT를 정교하게 설계했다. LATeNT는 특정 파장의 청색광에 노출될 때만 신경전달의 필수 요소인 ‘VAMP2 단백질’을 절단해 시냅스 신호를 억제한다. 이후 빛 자극을 거두면 약 24시간 이내에 신경전달 기능이 원래 상태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가역적 특성을 띤다.
특히 LATeNT는 약한 청색광 자극만으로도 강력한 신경전달 억제 효과를 유도한다. 연구팀은 이를 쥐 모델에 적용하여,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해마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의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해당 세포가 불안 행동을 제어하는 뇌 신경회로에 핵심적으로 관여함을 밝혀냈다. 기존 광유전학 도구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억제 효과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LATeNT를 중추신경계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에도 적용해 빛으로 인슐린 분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LATeNT가 뇌 신경회로 연구를 넘어 대사 및 면역 질환 연구, 합성생물학 기반 유전자 회로 설계 등 생명공학 전반에 걸쳐 범용적으로 활용 가능한 플랫폼임을 시사한다.
▲ 빛으로 시냅스 전달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차세대 광제어 플랫폼 [그림=DGIST]
엄지원 교수는 “LATeNT는 특정 시냅스 단백질의 기능을 시공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최초의 분자 도구로서 신경회로 연구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라며, “향후 AAV (아데노연관바이러스) 유전자 전달기술이나 약물 제어 시스템과 융합하면 뇌 신경질환은 물론 암, 대사, 면역 질환을 아우르는 정밀 맞춤형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DGIST 뇌과학과 시냅스 다양성 및 특이성 조절 연구단과 스탠포드 대학교의 공동연구로 수행되었다. 노희광 박사와 김동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성과는 관련 분야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메소드 (Nature Methods)에 2026년 7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