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 하는 통증, 뇌파로 읽어낸다”, 객관적 통증 평가 AI 개발

“말 못 하는 통증, 뇌파로 읽어낸다”, 객관적 통증 평가 AI 개발

환자마다 다른 주관적 표현의 한계 극복, 신뢰도 낮은 데이터 걸러내는 혁신적 학습 전략 도입

DGIST(총장 이건우) 산업AX혁신본부 안진웅 책임연구원(융합전공 겸무교수 겸임) 연구팀이 GIST 전성찬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온도 자극으로 유발되는 뇌파(EEG)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통증 강도를 객관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통증은 개인마다 느끼는 정도가 달라 기존에는 환자가 직접 표현하는 주관적 척도(VAS)에 크게 의존했다. 이로 인해 동일한 자극에도 평가가 달라지며, 의식 저하 환자나 소아, 고령 환자처럼 소통이 어려운 경우 정확한 평가에 한계가 컸다.

안진웅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다양한 온도 자극 시 발생하는 뇌파를 AI가 분석해 통증 강도를 분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환자의 주관적 통증 점수를 그대로 학습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두 개의 AI 모델이 서로의 예측 결과를 비교해 신뢰성 높은 데이터만 선택적으로 학습하는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사람마다 다른 통증 표현의 편향성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실제 41명의 뇌파 데이터를 검증한 결과, 기존 모델 대비 유의미한 성능 향상을 입증했으며 미학습된 새로운 자극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예측을 유지했다. 또한, 좌·우 전측두엽 영역의 델타파 활동이 통증 강도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밝혀내며, 뇌 기반 디지털 바이오마커 개발의 신경생리학적 근거도 마련했다.

안진웅 책임연구원은 “뇌파 기반 통증 분석의 고질적 한계였던 주관적 자기보고 라벨 편향을 정면으로 다룬 연구”라며, “다양한 생체신호를 통합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범용 통증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1저자인 정의진 박사후연수연구원은 “이번 기술이 수술 전후 통증 모니터링과 만성 통증 추적, 중환자실의 객관적 통증 평가 등에 폭넓게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나아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도전형)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재활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5월호에 게재됐다.

▲ EEG 기반 통증 수준 분류 기법의 전체 과정. [사진=DGIST]

통증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생리적 신호이지만, 그 강도를 객관적으로 정량화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가 직접 숫자나 언어로 표현하는 자기보고식 평가(VAS, NRS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동일한 자극에도 개인의 감각 민감도와 정서 상태에 따라 통증 표현이 달라질 수 있어 객관적 평가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 데이터의 라벨 신뢰도와 정보량을 동시에 평가하여 신뢰 가능한 샘플만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EEG 기반 통증 강도 분류 모델인 ABS-PLCNet을 제안하였다. 

제안 모델은 동일 구조의 두 Conformer 기반 AI 모델이 상호 예측 불일치와 손실값을 기반으로 신뢰 가능한 데이터를 선별·교차 학습함으로써 주관적 자기보고 라벨의 편향을 단계적으로 감소시킨다.

41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집한 온열·한냉·복합열 자극 유발 EEG 데이터에 대해 다섯 겹 교차 검증을 수행한 결과, 제안 모델은 다단계 통증 분류에서 기존 EEG 기반 모델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성능 향상을 보였다. 

또한 학습 과정에서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자극 유형에서도 안정적인 예측 성능을 유지해 다양한 임상 환경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추가 분석에서는 좌·우 전측두엽 채널의 델타(delta) 대역 활동이 인지된 통증 강도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EEG 기반 통증 분석 분야에서 주관적 자기보고 라벨의 편향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연구로, 향후 수술 중·후 통증 모니터링, 만성 통증 환자의 경과 추적, 중환자실 및 재활 환경에서의 객관적 통증 평가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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