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로 떠나는 여행은 낭만이 가득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치명적인 뇌 손상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우주 방사선이 뇌 손상을 입혀 알츠하이머 같은 뇌 질환에 걸리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라이브사이언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우주에서 발견된 방사선 입자를 재현할 수 있는 입자 가속기가 있는 미 항공 우주국(NASA) 연구실에서 진행되었다. NASA는 2021년 지구자기장 밖 소행성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고 2035년까지는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지구 인류는 지구의 대기와 자기장이 우주 방사선을 막아주고 있다. 지구 궤도를 떠나는 우주 비행사들은 대기와 자기장의 보호를 벗어나 다양한 방사선 입자에 노출된다. 우주 깊이 갈수록 그리고 오래 머물수록 방사선 노출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화성으로 보낼 유인 우주선은 돌아오기까지 3년 정도 걸린다. 유인 우주선에 탄 우주 비행사들은 태양표면 폭발로 일어나는 방사선에서는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그 외의 다양한 방사선 입자 샤워는 피할 방법이 없다.
NASA와 로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실험용 쥐를 화성과 유사한 조건에 노출했다. 그리고 특정 위치를 기억하는 등의 인지 능력을 검사했다. 그 결과, 방사선에 노출된 쥐들은 길 찾기 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쥐의 뇌를 살펴보자 혈관 변경의 흔적과 함께 알츠하이머병의 특징 중 하나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정상적인 쥐보다 더 많이 축적되었다.
이번 논문의 수석 저자인 로체스터 대학 의료센터의 신경 생물학 및 해부학 교수인 M. 케리 오바니언 박사(M. Kerry O'Banion)는 “은하계 우주 방사선이 미래 우주 비행사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에서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과 같은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인정받았다”고 설명한 뒤 “이번 연구는 화성 임무에 노출될 방사선과 같은 수치의 방사능이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PLoS One'에 지난달 31일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