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올림픽에서 깨어날 시간… 무너진 생체시계 회복하기

이제 올림픽에서 깨어날 시간… 무너진 생체시계 회복하기

뇌에서 움직이는 시계침 ‘생체시계’ 바로잡기

17일간 우리를 행복하게 했던 올림픽이 끝났다. 매일 밤 콩닥콩닥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손에 땀을 쥐고, 우리를 울고 웃게 하였던 런던 올림픽. 인간에게 있어 수면이란 하루 생활 중  1/3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졸린 줄도 모르고 밤새 응원했다.

이제 올림픽은 끝났다. 그런데 몸은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올림픽에 여름휴가 기간까지 겹쳐 물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다.

올림픽 기간의 불규칙한 수면에 열대야 등으로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올 여름 생긴 수면장애 그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뇌에서 움직이는 시계침 ‘생체시계’

우리 몸은 하루 24시간의 시각 주기를 기억해서 현재 시각이 아침인지 저녁인지 혹은 낮인지 밤인지를 스스로 아는 능력이 있다. 한국에 살던 사람이 미국에 가면 한국에서 기억된 시각주기 때문에 처음 며칠 동안은 밤에는 깨어 있다가 낮이 되면 졸리고 하는 것이 그 일례이다. 우리 몸이 이렇게 하루 24시간 주기의 시간 흐름을 아는 것은 대뇌 아래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일부 신경세포가 시계의 기능을 하기 때문인데, 이 시계를 '생체시계'라고 부른다.

누군가의 시계를 빼앗아 지하 벙커에 가둬두고(물론 참여자의 동의가 있었다!) 몇 달 동안 관찰하면 빛 하나 없는 지하 벙커에서도 사람은 24시간 주기에 따라 자고 먹고 생활했다고 한다.

생체시계는 인간은 수면패턴, 체온조절, 혈압변화의 직접적인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호르몬 분비량 조절에 관련된 내분비계와 면역 관련, 순환기계, 배설 등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생체시계는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수십 개의 신경세포가 담당한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김재섭 교수팀은 '한(Han)'이라는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PDF 단백질이 생체시계 신경 세포 표면에 존재하며 인간의 생체시계를 조율한다고 밝혔다.



이 모든 건 ‘기차’ 탓?

독일 뮌헨의 루트비히 막시밀리안 대학 틸 뢰네베르크 교수는 세계적인 시간생물학자이다. 그는 지난 40년간 인간의 생체시계에 대해 연구했다. 뢰네베르크 교수는 모든 생명체의 몸속에 실재하며 오랜 진화의 역사와 함께 해왔던 생체 시계가 철도 발명 후 서로 다른 시간대를 빠르게 오가며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소위 ‘시차증’이라 부르는 증상이 생긴 것이다. 시차증은 장거리 여행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상의 동식물들은 빛과 어둠에 적응하며 나름의 생체시계에 따라 진화해 왔다. 생체시계는 햇빛이 약한 도시 환경에서 자주 고장이 난다. 여기에 장거리출장, 야간근무, 교대근무 등 억지로 활동 시간대를 바꾸는 일 또한 생체시계 고장에 가세했다. 24시간 풀가동 되는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는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그 대가를 어느 정도 치러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감동의 올림픽이 끝나고 열대야도 사라진 요즘 부쩍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오후 시간 피로하다면 생체리듬이 깨져서이다. 수면시간이 부족하거나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바뀌면서 생체리듬이 교란돼 호르몬 체계나 수면주기 등이 삐걱대는 것이다. 어긋난 생체리듬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는다.

조금 더 빨리 생체리듬을 회복하고 싶다면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직장이나 학교에서 2~3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하여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점심 식사 후 햇볕을 쬐면서 산책을 하도록 한다. 그러나 피로감을 쫓기 위해 탄산음료, 커피, 담배 등은 피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중추 신경을 각성시키는 카페인이나 니코틴으로 잠시 피로를 벗어날 수는 있지만 망가진 생체시계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올림픽 후유증은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생기는 일시적 증상으로 금세 회복될 가능성이 많지만, 피로감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심각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관련된 건강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글. 전은경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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