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의 뇌교육이야기] 나를 깨닫는 기쁨

[이승헌의 뇌교육이야기] 나를 깨닫는 기쁨

이승헌의 뇌교육 이야기

브레인 12호
2010년 12월 29일 (수)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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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수천 년 동안 아리랑을 불러왔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널리, 가장 오래 불린 겨레의 노래다. 일제 강점기에는 식민지의 울분을 담은 저항의 노래로 불렸고, 조국이 분단된 이후에는 남북한이 함께 만나는 자리에 빠지지 않는 노래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버림받은 여인의 한 맺힌 노래라고 알고 있는 아리랑이 한민족의 노래로 수천 년 동안 불린 이유가 무엇일까?







아리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아리랑이라는 세 글자를 한자로 풀어보면 ‘아’ 는 ‘나’ 라는 뜻을 가진 ‘我’ 이고, ‘리’ 는 이치를 깨닫는다고 할 때의 ‘理’ 이며, ‘랑’ 은 즐거울 ‘朗’ 이다. 이는 바로 ‘나를 깨닫는 기쁨’이라는 뜻이다. 이때 ‘아’는 ‘근원적인 나’를 말하며, 내면에 숨어 있는 ‘진짜 나’를 일컫는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에서 ‘님’이란 참 나를 버리고 욕망을 좇는 삶을 사는 사람을 뜻한다. 또한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에서 ‘十’이라는 글자는 음과 양의 만남, 참 나와 거짓 나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의 통합과 완성, 깨달음을 상징한다.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것은 참 나를 깨닫지 못하고 살면 인간 완성을 이루지 못함을 의미한다.

아무리 성공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도 ‘아’를 알지 못하면 그 사람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 만족하지 못하고, 영혼이 병들고 아프다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가슴속에 아리랑은 실연당한 여인의 한 맺힌 노래가 아닌,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야 할 삶의 근원, 참 나, 민족적 자아로 숨쉬고 있었다.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아리랑을 불러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뇌가 추구하는 세 가지 생명

사람은 인종, 민족, 국적, 종교 등 서로를 구별하는 수없이 다른 조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태어나서 죽는다는 사실은 모두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어떤 집에서 살까’, ‘누구를 만날까’ 같은 고민을 끊임없이 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삶의 진정한 가치라고 할 수는 없다.

삶의 참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을 알려면 먼저 뇌를 알아야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달리기로는 치타를 이길 수 없고, 힘으로는 코끼리를 당할 수 없다. 만약 인간이 지구 올림픽에서 동물들과 겨룬다면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지구를 제패해 살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바로 뇌에 있다. 다른 동물들에게도 뇌가 있지만 인간은 유독 뇌를 크고 정교하게 발달시켰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단지 생존하는 목적 외에 다양한 욕구와 의지를 품게 되었다.

인간의 뇌는 세 가지 생명을 추구한다. 첫 번째는 육체적 생명이다. 건강하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뇌는 뛰어난 시스템을 마련해놓았다. 그럼에도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훌륭한 뜻을 지닌 사람이라도 육체적 생명이 약해지면 그 뜻을 마음껏 펼치기 힘들다.

두 번째는 사회적 생명이다. 육체적으로 건강하다 해도 사람들과의 관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적 생명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사회에서 성공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가 바로 사회적 생명을 추구하는 뇌의 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육체적 생명과 사회적 생명을 잘 유지한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그 사람은 충분히 만족스러울까? 원하던 것들을 이루었음에도 가슴속에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있다면 이것은 뇌의 세 번째 생명 시스템인 영적인 생명이 보내는 신호다. 영적인 생명을 추구하는 뇌의 속성 때문에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에 공헌하고자 한다.

육체적, 사회적, 영적으로 건강한 사람, 홍익인간

아리랑은 이 세 가지 생명의 의미를 알려주는 노래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 나를 깨닫는 기쁨을 알 때 육체적, 사회적, 영적으로 건강할 수 있고, 삶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육체적, 사회적, 영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 있다. 바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홍익인간은 고조선의 건국 이념이자 대한민국 교육기본법 2조에도 명시된 국가 철학이지만, 실제 그 가치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이 홍익인간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 뇌교육*의 목적이다. 한국에서 탄생한 뇌교육이 미국, 일본 등 선진 교육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방법론 속에 홍익인간 철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삶의 근본 가치는 무엇인가?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가? 뇌와 뇌교육에 그 답이 있다. 

*뇌교육은 홍익정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탄생한 학문이다. 2003년 개교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서 뇌교육학 석·박사를 양성하고, 뇌교육을 연구하는 한국뇌과학연구원은 지난해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에 뇌교육의 자문기구로 지정받았다. 올 6월에는 유엔본부에서 세계 1백 개 지부를 갖춘 국제뇌교육협회를 창립함으로써 유엔의 평화 활동도 함께하게 되었다.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총장,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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