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이혼으로 인해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아이들이 보육시설에 입소하게 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사정이야 여러가지겠지만, 부모의 이혼이 입소 사유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모의 이혼은 아동에게 발달적, 행동적, 정서적 측면에서 부정적 특성들을 보이고 있음은 많은 연구발표를 통해 익히 알려져 왔다. 부모의 이혼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회경제적 지위, 부모의 갈등 정도, 이혼에 도달하는 경과 기간, 아동의 연령, 성별, 과거의 경험 등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정서적, 사회적, 행동적, 생리적인 부적응을 보인다.
이혼이 아동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야기되는 것이 정서적인 부분이다. 아동은 부모들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슬픔, 외로움, 죄책감을 갖게 되며, 심한 우울 증세를 일으킨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동의 25%는 극심한 우울과 갈등의 감정을 갖게 되고, 50%는 어느정도의 감정적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우울의 정도는 아동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낮을수록, 이혼에 대한 태도가 부정적일수록, 부모와의 접촉이 적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학교생활에서는 물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인성발달에 장애를 준다. 아동기에는 읽기 쓰기 셈하기 등 인지적 기술과 또래의 아동들과 같이 놀고 어울리는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게 되며 이것을 열심히 배워서 숙달시키는 시기이다. 아동의 자아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만일 이 시기에 아동이 이러한 자아성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그대로 흘려보낸다면 아동은 열등감을 갖게 되며 자아거부상태 유발, 자아존중감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교사들에 의하면 이혼가정의 자녀들은 집중력 저하로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인 분출과 침울한 경향이 있으며, 분노와 절망감을 자주 주위에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에게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최소의 교육의 장이 바로 가정이다. 이혼으로 인한 가정환경의 혼란은 아동에게 정신적 상처로 남아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무너지면서 성인되어서도 대인관계가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든지,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은 결국 사회문제로 불거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어릴적 받은 정신적 상처는 무엇으로 치유될 수 있을까?
글. 김묘정 기자 aycj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