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4개월 정도까지의 아기는 감각운동을 통해 두뇌를 발달시킨다. 이 시기의 유아들은 기기, 서기, 앉기, 걷기, 모방하기 등을 통해 자기조절력을 배우는데, 이는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만한 영향력을 갖는다. 이 때 경험한 시각,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적 자극의 충족 여부는 두뇌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토대로 아이는 이후에 세상에서 필요한 지식을 얻고, 자신의 행동패턴까지도 결정하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와의 신체적 접촉과 신뢰감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접촉과 신뢰감이 충족된 아기들은 주도성과 자율성을 키우게 되고, 적극적으로 환경에 부딪혀 적절한 대처방식을 발달시킨다. 그렇기에 아이와의 놀이에서의 초점은 부드럽고 수용적인 접촉과 아이와 교감을 이루는 눈맞춤(eye-contact)이다. 몸을 통한 감각놀이를 하는 동안 엄마와 아이는 눈맞춤을 통해 서로에게 공감할 수 있게 되어 보다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조화와 상호공감은 아이의 전두엽에 반짝이는 불을 켜고, 이를 통해 사고력과 통찰력, 스트레스에 대한 인내심을 키워서 문제해결력과 적응력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아래에 소개하는 놀이들은 만 3세 정도까지의 아동에게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두뇌자극 놀이이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엄마가 아이와 놀 수 있을 만큼 유쾌하고 여유로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동이 익숙해질 때까지 한 가지 놀이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
엄마 얼굴 표정 따라하기
“엄마랑 얼굴놀이하자”고 말하며 아이와 눈을 맞추고 웃는다. 아이가 웃으면 “쭛쭛이가 웃고 있네. 이제부터 엄마 얼굴 바뀐다. 잘 봐. 코,코,코,코,코,코,코!”라고 말하면서 엄마가 손가락으로 코를 누르거나, 코를 집어 올리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 아이의 얼굴을 계속 보면서 엄마가 불러주는 얼굴의 지점에 변화를 주며, 이 때 아동이 따라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준다. 만일 아이가 따라할 수 없다면, 거울을 보면서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따라한다.
두뇌자극 포인트: 시각, 청각, 촉각, 눈과 손의 동시반응
아기 목소리 따라하기
아이와 눈을 맞춘 상태에서 웃으면서 “엄마가 이제부터 OO이랑 소리놀이할거야. 엄마가 쭛쭛이 따라 할께”라고 말한다. 아이가 어떤 소리든지 내면, 엄마는 아이와 눈을 맞춘 채 웃음을 띠고 아이의 소리를 그대로 따라한다. 아이가 다시 어떤 반응을 하면, 엄마는 그 소리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동작을 취한다. 예를 들면, 소리를 내며 손으로 머리 위에 토끼 귀를 만들어 쫑긋거린다. 아이가 따라할 수 있는 쉬운 동작으로 변화를 준다.
두뇌자극 포인트: 청각, 단기기억, 주도성
블록 쌓고 부수기
준비물: 쌓을 수 있는 작은 블록들 (혹은 200ml 우유팩 10개)
“블록놀이하자”고 말하면서 아이가 직접 블록을 쌓아도 좋고, 연령이 어리다면 엄마가 블록으로 탑을 쌓는다. 쌓은 탑을 아동이 부수면, “와! 넘어졌다” 하면서 박수를 쳐주며 환호한다. 그리고 다시 블록을 쌓고, 넘어뜨리기를 아이가 흥미를 잃을 때까지 반복한다. 아이가 한 가지 블록 모양에 익숙해지면 모양을 다양하게 변화시킨다.
두뇌자극 포인트: 공간지각, 촉각, 눈과 손의 동시반응
가방 싸고 풀기 - 슈퍼마켓 놀이
준비물: 멜 수 있는 작은 가방, 아이의 놀이감이나 물건들, 슈퍼마켓 놀이기계나 버튼소리가 나는 전화기
(혹은 우유팩에 동그란 칼라 스티커를 여러 개 붙여놓은 것)
아이와 눈을 맞추고 “슈퍼놀이 하자”라고 하며 아동에게 가방을 준다. “어서 오세요”라고 하면서 아이에게 물건 하나를 집도록 한다. “쭛쭛를 골랐군요. 쪹쪹원입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하며 소리 나는 버튼을 누르고(우유팩일 경우 엄마가 스티커를 누르면서 계산기 소리를 낼 수 있다) 물건을 준다. 엄마는 아이에게 꾸벅 인사를 하면서 아이가 물건을 가방에 넣도록 한다. 이 때, 과장되고 유쾌한 역할연기가 중요하다.
두뇌자극 포인트: 청각, 눈과 손의 동시반응, 상호조율, 맥락인식
공 던지기
준비물: 다양한 재질의 작은 공들
“공놀이 하자”고 말하면서 아이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아이에게 공을 굴려주고, 엄마에게 달라고 말한다. 아이가 던져주면 “와~, 엄마한테 줬네!”하며 환호한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공들을 굴리고 던지며 주고받기를 한다. 발차기도 시도해 본다.
두뇌자극 포인트: 시각적 추적, 조절능력, 예측능력
글│이승희 kkmong_lee@hanmail.net
놀이치료 전문가. 이승희 아동상담연구소 소장. 대구대학교 교수
사진│김경아 모델│서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