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분야의 새로운 변화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4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브레인앤마인드센터를 창업했다.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2년 반 사이에 사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한편으로는 매우 우울하다.
우리 서비스에 이렇게 많은 수요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학생들을 위협하는 요소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 비해 우리 사회에 그것을 완화시킬 완충지대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유아부터 어르신들까지 마찬가지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원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통계낸 자료를 보면, 청소년의 36퍼센트가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2016년 자료에는 여학생 7명 중 한 명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경험하고, 남학생들은 학습장애, 자폐스펙트럼, 행동장애, 주의력결핍 등을 경험한다고 나와 있다.
지금 우리 센터를 찾아오는 학생들의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도 미국의 통계 보고와 다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정신건강연구소에서 2021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정신적으로 장애를 느꼈다고 체크한 사람들이 28.2퍼센트에 이른다. 자살과 관련된 수치도 굉장히 올라가고,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자살율이 1.7배 높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자신의 손목이나 허벅지를 긁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은 뇌의 관점으로 보면 똑같다
이런 심각한 일들이 지금 엄청나게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아직도 너무 부족하다.
누가 몸이 아프다고 하면 주변에서 다들 걱정하며 위로하는데,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서는 정상이 아니라는 편견을 갖고 대한다. 그래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주변에 얘기하지 못한 채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뇌의 관점으로 보면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은 다르지 않다.
교육부에서 일하면서 2007년에 위클래스, 위센터, 위스쿨 정책을 만들었는데, 당시 20퍼센트 정도의 아이들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정부 통계가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정부에서 안전망을 만드는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아이가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으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이 ‘뇌’로 접근해보자는 것이었다.
기존 상담기법에 신경과학적 원리를 접목한 뉴로카운슬링
우리 아이들만큼 걱정되는 것이 아이들의 부모이다. 30~40대 부모 상당수가 자신이 슬프고 우울해서 아이를 보살피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상담방식을 전면적으로 점검해봐야 했다.
아이들을 종전의 방식으로 진단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질문에서 출발해 새롭게 만든 것이 뉴로카운슬링Neurocounseling이다. 이는 기존의 상담에 신경과학적 원리를 넣어 내담자를 더 깊이 이해하고 빠르게 치유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아픈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토머스 인설 원장은 ‘정신건강 문제는 생물학적인 장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모든 정신과 의사들은 앞으로 신경회로 이상을 고치는 데 전체적으로 시각을 돌려라’라고 말했다.
《공부하는 뇌》의 저자 다니엘 에이멘 박사는 ‘나는 정신과 의사인데 아직도 1800년대의 상담기법을 사용해 추측으로 인간을 상담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의 뇌파를 측정하고 분석해서 상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이전과 달라진 점은 아이들을 훈육의 대상이 아닌 소통하며 이해해야 할 대상으로 보게 된 것이었다.
이제는 거기서 더 나아가 정확한 데이터와 효율적인 훈련체계에 의해 신경회로의 변화를 유도하는 전문가로 역할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를 혁명적이라고 생각한다.
뇌를 검사한다고 하면 여전히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많이 남아있다.
뇌를 공부한 전문가들이 뇌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이 같은 인식이 바뀔 것이다.
박정희 한국뉴로카운슬링협회 회장, 브레인앤마인드센터 대표 ㅣ 정리. 브레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