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코칭] 아이하고 대화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뇌교육 코칭

브레인 90호
2022년 03월 24일 (목)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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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교육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양육을 맡은 보호자와 교육자는 아이에 대한 관심의 깊이 만큼 늘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그 고민과 질문에 뇌교육 전문가가 도움말을 드립니다. 
 

Q. 아이와 대화를 잘하고 싶어서 대화법 책을 읽으며 연습하고 다짐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아이가 내 말을 따르지 않고 무시하거나 부정적으로 대꾸할 때, 어떻게 말해야 대화를 잘 풀어갈 수 있을까요?

부모 교육의 주제로 가장 많은 분들이 원하는 주제가 ‘아이와의 대화법’이라는 설문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사실 어려서 부터 부모와의 대화만 잘 이뤄져도 다른 사람과의 소통뿐 아니라 아이의 생각하는 힘도 키워줄 수 있습니다.

또한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컫는 사춘기도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한 아이는 큰 어려움 없이 잘 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 자신이 어려서 부터 가족과 대화하며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존중 받아본 경험이 부족하면 자녀와의 대화도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먼저 자녀와 대화를 한다고 할 때 그것이 진정한 대화인지 아니면 부모 입장에서 자녀를 통제하기 위한 지시 혹은 평가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너 엄마랑 약속했잖아? 약속 안 지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야?”라고 말한다면 이는 아이 입에서 기어코 나쁜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게 해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싶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아이에게 ‘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쁜 사람’이라는 정보를 주게 됩니다.


대화를 잘하려면 부모의 에너지 상태가 밝아야 합니다

‘말’은 마알, 즉 마음의 알맹이를 뜻합니다. 아이와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알맹이, 즉 아이에게 정말 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마음의 알맹이를 잘 쓰는 것이 ‘말씀’이고, 부모가 감정적인 말이 아닌 말씀을 할 때 아이의 마음에도 울림이 일어나 인성을 깨울 수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스마트폰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배터리를 확인하고 충전하시죠? 자기 몸과 마음의 에너지도 체크하고 충전해주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합니다.

방 안이 환하면 구석구석 놓여 있는 것들이 잘 보이고, 어두우면 뭐가 있는지 잘 찾지 못하는 것처럼 아이와의 대화를 잘 이끌어가려면 먼저 부모의 에너지 상태가 밝고 충만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볼 수 있고, 아이 마음도 잘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아이와의 대화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생각과 감정이 입에서 나오는 말 뿐 아니라 에너지로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에너지는 광光, 음音, 파波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눈빛, 목소리 톤과 세기, 몸짓까지 모든 것이 대화의 수단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모든 수단이 조합돼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대화의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아이는 아직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기 어려우니 아이의 마음에 집중해 에너지로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비에 빠지지 말고 아이의 진짜 마음을 느끼세요

뇌교육의 핵심은 자기 자신의 가치를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와의 대화에서는 ‘나쁜 사람이야’, ‘나쁜 말이야’, ‘나쁜 행동이야’라는 말보다는 ‘이런 사람이면 좋겠어’, ‘이렇게 행동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좋아’라고 표현하면 좋습니다.

아이와 대화할 때 부모가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이 바로 시시비비를 판단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토라진 아이가 “난 지금까지 재미있게 놀아본 적이 한 번도 없어”라고 하면 부모는 “아니, 너 어제도 엄마랑 재미있게 놀았잖아. 왜 그래?” 하면서 아이가 한 말에 대한 진위를 따지려 합니다. 아이의 진짜 마음은 ‘나 지금 재미있게 놀고 싶어요’인데 말이죠. 아이의 마음을 느끼는 부모라면 시비에 빠지지 않고 “그럼 우리 재미있게 놀아볼까?”라고 할 겁니다. 

간혹 보면 목에 핏대가 설 만큼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르며 말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에게 “좀 조용히 말해. 엄마 귀 아프잖아. 시끄러워 죽겠네”라고 반응하기보다는 목소리를 아주 작게 낮춰서 “엄마가 너한테 할 말이 있는데 잘 들어봐”라고 속닥속닥 이야기해보세요. 따라쟁이 뇌인 우뇌가 발달하는 유아기의 아이는 곧 엄마를 따라 목소리를 낮춰서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부모들이 가장 난감한 순간 가운데 하나가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뛰어다니거나 소리를 지를 때입니다. 이럴 때 “뛰지 마”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저기 아저씨가 이놈 한다. 얘 좀 혼내주세요”,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그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싫어해” 같은 말을 합니다.

먼저 ‘뛰지 마’라고 하는 말은 아이 뇌에 자신의 뛰는 모습을 연상하게 해서 오히려 뛰는 행동을 더 자극합니다. 다른 사람 핑계를 대며 ‘얘 좀 혼내주세요’했을 때 실제로 아무도 아이를 혼내는 사람이 없으면 부모의 말은 신뢰를 잃게 되겠지요.

누군가 낯선 사람이 진짜로 혼낸다면 아이는 처음 만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 ‘그렇게 행동하면 사람들이 싫어해’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에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뛰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엄마가 걱정되고 불안하다는 것을 아이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을 말해주고, 그 규칙을 지키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실제로 규칙을 지키지 못 했을 때는 아이에게 미리 말한 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모든 부모는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고, 또 잘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성장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데는 숱한 실수와 실패의 경험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먼저 부모부터 아이를 가르치면서 너무 빨리 결과를 내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아이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의 알맹이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글_ 이은정 

키즈뇌교육 수석연구원.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겸임교수. 두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유아기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10년째 유아교육 현장에서 뇌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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