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나의 적? 아니 나의 힘?

스트레스는 나의 적? 아니 나의 힘?

[생활 뇌의학]

뇌2003년6월호
2010년 12월 06일 (월)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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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이완시키는 명상요법

‘몸은 거짓말을 못한다’고 한다. 생활 습관이나 사고 패턴이 고스란히 몸에 입력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몸의 자세를 교정하거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역으로 사고 방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요가나 단전호흡, 명상 등 심신수련법은 이렇게 몸을 통해 마음을 바라보고 변화를 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의 핵심은 ‘이완’이다. 서울불교대학교 상담심리과의 조옥경 교수는 “요가나 호흡법에서 이완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자각(Awareness)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새로운 명상법으로 각광 받고 있는 뇌호흡은 스트레스 해소를 뇌의 정보 처리 관점에서 접근한다. 같은 정보를 접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는냐는 사람마다 다른 법. 흔한 예로 컵에 물이 반쯤 담겨 있을 때, ‘반밖에 없다’ 또는 ‘반이나 남았다’ 를 선택하는 것은 순전히 본인의 몫. 정보처리를 생산적이고 창조적이며 평화적인 방향으로 하는 것이 뇌호흡의 핵심이다.

반복되는 스트레스는 뇌를 경직시키는데, 미 워싱턴 대학 연구발표에 의하면 과도한 스트레스는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기억력을 저하시킨다고 한다. 굳은 몸을 운동으로 풀듯이 뇌 운동은 뇌 건강과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여러 질병을 예방하고, 정신적 안정을 꾀할 수 있는 것.

조선대학교 심준영 박사 연구에 따르면 뇌호흡 명상을 한 후에는 베타엔돌핀, 코티졸 등의 스트레스성 호르몬이 현저하게 감소된다고 한다. 아울러 뇌호흡을 한 아동들은 안정과 창조의 뇌파인 알파파가 증가한다고 한국과학기술원 뇌정보처리실의 김수용 박사는 보고했다.

몸이 이완되고, 뇌파가 안정된 상태에 있으면 외부 자극으로 인한 인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요가, 단전호흡, 명상 등은 그러한 이완 작용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준다.

Try it!  ‘무조건 웃기’는 뇌호흡 기초수련에 해당한다. 먼저 어깨의 힘을 빼고 눈을 감은 뒤 편안하게 웃는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거울을 보며 연습하면 자연스러워진다. 얼굴과 뇌의 긴장이 이완되고, 가슴이 편안해지며 그 느낌이 머리로 확산된다. 웃을 때 몸에 일어나는 반응을 주의 깊게 느낀다. 미소부터 시작해 점점 크게 웃는다.


‘지금 여기’에 있게 하는 음악치료 

“어떤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면서 노래를 불러보라. 노래가 끝날 때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가?” 삼성 노블카운티의 음악치료사 문서란 씨가 질문을 던진다. 노래를 부를 때는 어떤 생각 속에 빠져있을 수 없다. 이처럼 “노래는 우리를 ‘지금 여기’에 존재하게 하는 강력한 체험” 이라고 문서란 씨는 강조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노래방을 찾았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음악에 몰입하는 순간 심리적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에, 음악 활동은 만성 스트레스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음악을 들을 때, 우리 뇌는 여타의 소리를 들을 때와는 달리 반응한다. 특히 리듬감 있는 소리는 더 큰 강도로 전달되는데, 비트가 강한 음악이 흘러 나올 때 저절로 몸이 흔들리는 것은 생리적 동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 특이한 점은 대뇌의 특정 부분이 손상되어 언어장애가 온 사람이라도 노래의 가사를 부를 수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손상되지 않은 대뇌 부분이 활성화되어 손상된 뇌의 ‘노래’영역의 역할을 대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숙명여대 음악치료센터의 이주영 교수는 “음악은 대뇌변연계에 영향을 미쳐 정서적인 반응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행진곡과 같이 단순하고 경쾌한 리듬의 음악은 힘을 솟게 하고, 느린 단조의 음악을 들을 때는 슬픈 기분이 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인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음악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Try it!  마음이 가는 대로 노래를 불러본다. 멜로디를 마음대로 만들고, 허밍을 하거나 원한다면 가사를 붙여도 좋다. 뮤지컬을 하듯 기존의 노래에 가사만 바꾸어 불러도 좋다.


마음 속 풍경을 표현하는 그림치료 

K씨는 수년째 위장 장애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미술 치료를 받던 중 그녀는 치료사의 안내에 따라 ‘내어주기, 받기, 가져오기’를 도화지에 그렸다. 선으로 자신이 얼만큼 ‘내어주며 사는지, 받고 사는지, 가져오는지’를 표현하는 것. 그녀의 그림에서 ‘내어주기’는 선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받기와 가져오기’ 에는 몇 개의 선이 거의 끊어질 듯 그려졌다. 미술 치료 전문가인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의 김미선 교수는 이 그림이 ‘완전히 지쳐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퍼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K씨는 자신의 그림을 본 후, 본인이 다른 이들로부터 도움 받는 것을 힘들어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그로 인해 타인으로부터 받는 것에서 느끼는 ‘이기주의적 죄의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한계를 수용하게 되었다.

가슴 속의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김미선 교수는 “그림이 언어보다 더 효과적인 이유는 우리 뇌의 10%만이 언어로 저장되어 있으며, 나머지 90%는 그림으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갈등을 그림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이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미술 치료의 핵심이다.

Try it!  빈 종이에 현재 대인 관계에서 가장 힘든 사람과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림 그리기에 익숙한 사람은 왼손을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자동적으로 그려지는 것을 막고, 우뇌의 정보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현재 상황을 ‘생각’보다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식물과 교감하는 원예치료 

인간의 감정을 가장 아늑하고 평온하게 하는 색깔은 무엇일까. ‘녹색’. 그러나 바쁜 도시 생활을 하는 현대인은 녹색과 거리가 멀어지고, 나무로 가득찬 숲보다는 빌딩숲을 거닐기 일쑤이다. 식물과 자연을 통해 얻게 되는 즐거움은 현대의 기계문명이 주는 즐거움과 달리 건강하고, 중독성이 없으며, 인간 내면을 치유해 준다고 한다.

꽃이나 나무를 기르는 과정은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데 이를 활용한 심리 요법이 원예치료다. 원래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서 개발되었지만, 스트레스와 공해에 찌든 현대인에게도 원예치료는 신선한 활력소가 될 수 있다. 건국대 원예학과 손기철 박사팀은 실내에서 관상식물을 보고 있을 때, 사고와 인식기능을 담당하는 좌뇌 전두엽과 측두엽의 활동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때 뇌파 변화를 보면 뇌질환과 관계된 델타파가 줄고, 마음이 편안할 때 나오는 알파파가 증가했다. 특히 나무는 피톤치드라는 물질을 내뿜는데 이것은 사람의 폐, 기관지에 있는 균을 죽인다고 한다. 집중적으로 이 물질이 발산되는 오전 10시∼오후 2시에는 나무 곁에만 있어도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

Try it!  작은 화분을 하나 마련한다. 자신이 가장 긴 시간 활동하는 공간 또는 휴식 공간에 화분을 놓고 자식을 키우듯 정성을 기울인다. 이런 교류를 통해 자신을 더 열어나갈 수 있다.

자료 협조│대한스트레스학회
글│정호진 hojin@powerbr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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