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의 두뇌활용가이드 1편] 전신을 두드리자

[이승호의 두뇌활용가이드 1편] 전신을 두드리자

이승호의 두뇌활용가이드

브레인 75호
2019년 04월 30일 (화)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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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의 두뇌활용가이드 1편] 전신을 두드리자

# 신체 곳곳을 두드려주는 ‘전신 두드리기’는 대표적인 뇌체조 이다. 전신 두드리기는 기(氣) 에너지가 운행하는 통로인 12경락에 따라 몸을 두드리도록 고안되어 있고, 기혈 순환을 효과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뇌체조 수련이다(이승헌, 2002). 지금부터 전신 두드리기의 효과에 대한 생리적⋅심리적 효과를 살펴보자.

피부는 몸의 가장 큰 기관이다. 무게는 2.5~3.5kg이며 표면적은 1.5~2㎡ 정도다. 피부에는 빛, 무게, 압력, 열, 차가움, 통증, 자기수용성정보 등을 감각할 수 있는 수용체들로 가득 차 있다. 자기수용성감각(proprioception)은 근육, 힘줄, 전정기관 등에서 정보를 받아 중추신경계로 전달하고, 몸의 공간적 위치를 알려주고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자기수용성감각은 뇌간과 시상을 지나 두정엽의 체성감각피질로 전달되고(Tortora & Derrickson, 2008), 주위 환경에 적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피부는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유해한 물질적 요소, 예를 들면 날카로운 가시, 자외선,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나쁜 물질을 배출하고 좋은 물질은 몸 안으로 받아들인다. 신체 피부는 환경적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기본적인 기관이다. 몸을 두드리면 피부에 있는 수용체들이 자극이 되고 촉감 능력을 향상시킨다. 우리는 이러한 생리적 작용을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신 두드리기를 통해 몸을 보호하고 환경과 긍정적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신체 접촉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한 개인이 타인에게 선한 의지를 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매체로 ‘촉감’을 꼽는다. 신체 접촉은 상대의 몸속에 생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안와전두엽을 활성화시키고 편도체의 활성을 완화시킨다. 스트레스와 관련된 심혈관 반응도 줄이고 옥시토신과 엔도르핀 같은 신경 화학물질을 증가시킨다(Weller & Feldman, 2003). 신체 접촉은 연민, 사랑, 감사를 전하는 일차적인 언어이면서, 인간에게 내재해 있는 선(善) 의지 즉, 홍익 정신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신체 접촉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지식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인간을 이롭게 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전신 두드리기를 포함한 신체 접촉에 대한 구제적인 과학적 증거들을 살펴보자.

피부를 두드리는 동작만으로도 뇌 성장 인자(Nerve Growth Factor, NGF)와 같은 뇌의 특정 호르몬을 분비시킬 수 있다. NGF는 신경세포의 축삭돌기를 성장시키고 신경망을 형성하도록 자극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세틸콜린의 합성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다양한 신경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Tortora & Derrickson, 2008). 태아의 감각 신경세포들을 자극시키고, 성인의 교감신경계를 자극하기도 한다. 태아와 신생아는 적절한 피부 접촉이 결핍되면 촉감 기능이 저하되어 아동⋅청소년기의 운동 기능과 정신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치매 환자는 촉감이 결핍되고 아세틸콜린 분비가 저하된다(Restak, 1988; Levi-Montalcini, 1982). 촉각 민감도가 떨어지는 아동도 학습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Ayres, 1972). 유아의 얼굴, 등, 팔다리를 가볍게 두드리거나 쓸어주는 동작만으로도 운동 신경, 공간적 정향, 시각,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 있는 감각 말단 신경의 성장을 자극한다고 알려져 있다(Levine, 1957; Meaney et al., 1988).

이처럼 말단 신경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대뇌피질을 활성화시키는 뇌간의 망상 활성화 체계(Recticular Activating System, RAS)가 온전히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로 인해 근육 운동에 손상을 가져오거나 감각 인식 능력이 떨어지고 스트레스에 과잉반응을 보이거나 다양한 정서 문제와 학습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Pearce, 1992; Francis & Meaney, 1999).

이상의 연구결과들과 전신 두드리기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연결할 수 있다. ‘전신을 가볍게 두드리고 쓸어내리는 동작으로 구성된 뇌체조의 전신 두드리기는 촉각 수용체를 적절히 활성화시키고, 감각 시스템을 자극하여 뇌간과 대뇌피질을 활성화시키고, 정서와 학습 그리고 운동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호에서 계속>

글. 이승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참고문헌]
이승헌 (2002). 뇌호흡. 서울: 한문화.
Ayres, A. J. (1972). Sensory Integration and learning Disorders. LA: Western Psychological Services.
Francis, D. D., & Meaney, M. J. (1999). Maternal care and the development of stress responses. Current opinion in neurobiology, 9(1), 128-134.
Levi-Montalcini, R. (1982). Developmental neurobiology and the natural history of nerve growth factor.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5(1), 341-362.
Levine, S. (1957). Infantile Experience and Resistance to Physiological Stress. Science, 126, 405-406.
Meaney, M. J., Aitken, D. H., Van Berkel, C., Bhatnagar, S., & Sapolsky, R. M. (1988). Effect of neonatal handling on age-related impairments associated with the hippocampus. Science, 239(4841), 766-768.
Pearce, J. C. (1992). Evolution’s End, Claiming the potential of Our Intelligence. San Francisco: Harper & Row.
Restak, R. M. (1988). The Mind. NY: Bantam Books.
Tortora, G. J., & Derrickson, B. H. (2008). Principles of anatomy and physiology. John Wiley & Sons.
Weller, A., & Feldman, R. (2003). Emotion regulation and touch in infants: the role of cholecystokinin and opioids. Peptides, 24(5), 779-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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