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1세기 두뇌리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을 만나다 12편 - 4기 문준혁 군
"청소년들도 국가의 시민으로서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고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십시오!"
청소년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한 남학생의 힘 있는 목소리가 들린다. 힘차고 씩씩한 목소리와 당당한 눈빛에서 그의 결연한 의지가 보인다.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국내 최초 고교 완전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4기 경남학습관에 재학 중인 문준혁 군(18세)이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문준혁 군 <사진=문준혁 제공>
예전부터 청소년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문 군은 학교 다니면서는 하기 힘들었던 청소들을 위한 권리, 인권 활동을 벤자민학교에 입학 후 활발히 전개했다. 그는 "내가 청소년 당사자로서 가장 청소년들의 입장을 잘 대변할 수 있기 때문에 성인이 되기 전에 이런 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문 군은 올해 ▲청소년 인권단 활동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활동 ▲청소년 정당 소위원회 활동 등 다양한 사회참여활동을 했다. 이러한 활동으로 문 군은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나이를 이유로 차별받는 것에 대해 개선 요구의 목소리를 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시민이 아닌 '예비 시민'으로 대우받고 있습니다. 청소년이라서, 학생이라서 무시당하고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청소년들이 직접 사회에 참여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때 완전한 민주주의가 실현된다고 믿어요. 가장 효율적인 민주주의 교육 방식은 바로 사회참여 활동이니까요.
쉽게 선동된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의 사회참여권리를 박탈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거나 정치, 사회 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보다는 어릴 때부터 사회참여 활동을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여 시야를 넓히고 의식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청소년도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시민이고,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참여해야 청소년들 위한 교육, 복지 정책이 나올 것으로 생각해요."
▲ 문준혁 군이 지난 1월 17일 국회에서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위한 헌법소원 청구인단 공개모집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문준혁 제공>
문 군은 사회참여 활동을 하며 힘든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사회참여 활동을 하며 무시당하는 것은 다반사죠. 지원도 잘되지 않고 여건도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많은 분이 있었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어요.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는 청소년 정당활동과 특성화고 방문이었어요. 정당 활동은 지금도 진행 중인데, 우리 사회에 소외된 소수자들을 대변하는 활동을 했어요.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생각하지 못했던 소외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소수자들도 다 같이 행복해야 비로소 좋은 사회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최근 많은 사고가 일어나서 화제가 되었던 특성화고를 방문해 그곳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만나 소통하고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논의했어요. 특성화고의 열악한 환경을 보고 정말 암담했지요.
학생이라는 이유로 실습현장에서 부당하게 아이들이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노동자로서가 아닌 교육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어른들은 그저 '어리니까 미리 고생을 해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학생들의 인권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부터 가만히 있지 말고 나서줬으면 좋겠어요. 한 사람의 선택이 세상을 바꾸기도 하니까요. 저 또한, 이런 부당한 사례를 모으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등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문 군은 벤자민학교에서 세상을 학교 삼아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을 펼치며 자신의 장점과 꿈을 찾았다고 한다.
"벤자민학교는 마당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곳입니다. 학생들을 일정한 공간 안에 가두고 어떤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아닌, 세상 속에서 뛰어다니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삶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다니면서 영양가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지요.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예민하다고들 말했어요. 저도 그걸 잘 알고 있었구요. 그런데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기고 편안해진 것 같아요. 자존감이 많이 높아지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사회에 직접 부딪히고 다양한 성격을 지닌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이런 변화를 겪은 것 같아요."
▲ 문준혁 군은 앞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사진=문준혁 제공>
문 군은 벤자민학교가 '인생에서 꺼내쓸 수 있는 경험을 저장해 놓은 창고'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계속 걸어가다 보면 행복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닌, 직접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학교 다닐 때는 시간이 없으니까 주어진 것만 하게 되는데,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저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니까 하고 싶은 것을 창조하게 되고 이로 인해 행복을 느끼게 되었지요.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확실한 비전도 생겼어요. 아직 직업적인 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 비전을 목표로 살다 보면 꿈으로 가는 길이 생길 것이라고 믿어요. 앞으로는 검정고시를 준비해서 대학에 입학 후 사회학과 또는 정치외교학과에 가서 더 많은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어떤 활동이든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일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글. 황주연 기자 br-m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