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돌아가지 않는다. 허리도 뻐근하다. 요즘 좀 무리했나? 오늘은 할 일도 많은데, 이렇게 아파서 어떡하지.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내 증상이 더 심각하게 느껴진다. 걱정이다.
장시간 업무에 매진하는 직장인들의 적지 않은 수가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 오십대에 걸린다는 ‘오십견’도 요즘은 증상자 10명 중 단 3명만 50대 이상이라고 한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목과 어깨,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김홍기씨(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단월드 서초센터 수석원장) 또한 오랫동안 뒷목 통증과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통증은 9년 간 지속적으로 그의 삶을 망가뜨렸다. “몸이 오랫동안 아프면 자연히 마음이 약해집니다. 저도 너무 오랫동안 몸이 아프다보니 나중에는 우울증까지 오더라고요. 자기 전에 불면증 약과 신경이완 약을 먹을 정도였어요. 왜 나만 이렇게 아픈지 원망도 많이 했습니다.”
▲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단월드 서초센터 수석원장 김홍기씨
김홍기씨는 현재 서초동에서 목과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케어하는 ‘활공(活功)’ 트레이너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는 어떻게 통증을 극복하고,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게 되었을까?
“몸이 아픈 9년 간 안 해 본 운동이 없었어요. 축구, 수영, 등산, 심지어 요가도 했죠. 요가학원에 가면 여성분들이 많이 계세요. 제가 다닌 학원도 남자는 저 혼자였습니다. 쑥스러웠지만 제 목과 허리를 위해서 꾹 참고 학원에 나갔어요. 하지만 거기서도 효과를 잘 못보고, 그 다음에 다닌 곳이 단월드입니다.”
단월드 정규 운동을 6개월 하면서 뒷목과 허리 통증이 50% 이상 나아졌다. “통증이 절반 정도는 회복되었어요. 그런데 그 이상은 회복되지 않는 거예요. 왜인지 알 수 없었죠. 나아지지 않는 상태에서 몇 개월을 열심히 운동하고, ‘자아발견 행복워크숍’에 참석했어요.”
“신기하게도 행복워크숍에서 왜 제 허리가 완전히 낫지 않는지 알게 되었어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제 속에 있던 ‘긴장’ 때문이었습니다. 대가족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어린 시절부터 모범을 보여야 했어요. 어린아이가 뭘 알겠어요. 그냥 나가서 노는 게 재미있을 나이죠. 제가 원하는 것을 하면 혼나는 일의 연속이었어요. 그때부터 상체에 힘을 많이 주고 살았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아랫배에 힘을 줘야 하는데 상체가 긴장했으니 허리와 어깨에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던 거였어요.”
‘자아발견 행복워크숍’ 에 참석한 그날 저녁, 김홍기씨는 처음으로 ‘진짜 편안함’을 느꼈다. 스스로도 그렇게 편할 수 있는 것에 놀랐다. 그는 그때 느낌을 ‘행복’으로 정의했다.
김홍기씨를 긴장시키던 마음의 원인을 발견하자, 끈질기게 그를 괴롭히던 통증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몸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마음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몸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어요. 몸이 아픈 사람들은 마음에도 풀지 못하는 아픔이나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풀어주면 자연히 몸의 통증도 나아집니다. 습관처럼 힘을 주는 부위가 있을 거예요. 그곳이 어깨라면 평소에 스스로 긴장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김홍기씨는 또 마음, 신체, 두뇌의 통합 건강도 강조했다. “서초동에는 유독 고혈압이나 뇌질환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세요. 법조계에서 일하시다 보니 뇌에 에너지를 많이 쏟아서 몸과 마음, 그리고 뇌의 하모니가 깨져버린 겁니다. 저는 요즘 BOQ (Brain Operating Quotient) 프로그램을 적용해 사람들의 두뇌, 심신, 신체를 통합 점수로 매겨주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IQ가 단순히 두뇌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BOQ는 우리 몸 전신을 두뇌로 연결해 능력 수치를 매겨보는 테스트입니다. BOQ 결과를 보면 마음의 건강이 몸과 두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신기할 정도로 결과가 정확하게 나옵니다.”
마음을 공간을 넓히면 병의 회복속도가 빨라진다. 텍사스 A&M 대학의 로저 울리치(Roger Ulrich) 교수는 실험을 통해 ‘마음의 공간이 커질수록 환자들의 회복 속도가 빨라진 것을 발견했다’ 고 밝혔다.
김홍기씨는 명상을 ‘마음의 공간 넓히기 작업’이라고 말한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가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아요. 그것들을 들어주다보면 지치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 때 마음을 잘 돌봐주는 게 중요해요. 우리 모두에게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여행이 좋은 예가 될 거예요.
어딘가로 떠날 여유가 없으신 분들에게 명상을 추천합니다. 명상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잠시 벗어나 허공에 접속하는 휴식이에요. 시끄러움은 바깥에만 있는 것이 아니죠. 때로는 생각도 시끄러운 소음입니다.”
▲ 김홍기씨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깨와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집중 케어한다. 위 사진은 회원을 대상으로 운동법과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있는 김홍기씨의 모습이다.
10년 전, 단월드 자아발견 행복워크숍에서 마음과 몸의 상호작용을 발견한 그는 현재 ‘자아발견 행복워크숍’의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신이 통증을 극복하면서 느꼈던 감동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는 것이 김홍기씨의 목표이자 역할이다. 그의 활약과 함께 몸과 마음의 통증에서 자유로워진 서초구 시민들의 활력을 기대한다.
글/사진: 김희정기자 br-m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