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든 경험을 받아들여 보세요” 인생의 스토리텔러 되기

“삶의 모든 경험을 받아들여 보세요” 인생의 스토리텔러 되기

[브레인트레이너 인터뷰] 전남 광주지역 지구시민 운동가 이재형씨

그를 만난 카페에서 엔니오 모리꼬네의 ‘시네마 천국’ 영화음악이 흘렀다. 유년시절 ‘토토’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주인공은 유명한 영화감독이 되어 30년 만에 고향에 찾는다. 친구였던 알프레도의 장례식을 마치고, 그가 남긴 낡은 필름을 건네받는다. 필름 속에서 영화와 친구가 남긴 삶의 흔적을 돌아보며 눈물과 순수한 미소를 머금는다. 

내 인생의 필름에는 어떤 장면들이 찍혀 있을까. 한 편의 영화처럼 그 안에는 기쁨과 슬픔, 도전과 좌절 모두 담겨있다. 그렇게 지나온 삶의 흔적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되고 있을까.  


▲ 이재형씨,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이자 단월드 두암센터 수석원장이다.

“모두 자기 인생의 스토리가 있어요. 인생의 길을 걷다보면 넘어지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기도 하죠. 성공의 기준으로 보면 ‘지금까지 잘못 살았어.’라고 후회하고 자책할 수 있어요. 그러나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란 건 애초 존재하지 않아요. 모든 것을 삶의 성장의 과정으로 보면, 인생의 거름과 양분이 됩니다. 어떤 삶을 살아왔든지 지나온 인생의 모든 단계가 모여 ‘현재의 나’를 있게 한 것이니까요.”

이재형씨(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단월드 두암센터 수석원장)는 삶의 모든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태도에 달려있음을 일깨워준다. 삶의 과정을 변화의 소중한 기억, 성장의 경험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을 창조하는 ‘스토리텔러’이다.

“나의 의식이 넓어지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요. 자기 틀 안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모든 사건을 재해석 하고, 성장과 발전의 과정으로 수용합니다. 귀하지 않은 인생은 없고 사소한 경험도 없거든요.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통해 삶의 자양분과 힘을 얻었다고 받아들여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는 가방에서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이승헌 지음, 한문화)를 꺼내 한 구절을 읽어주었다. 매일 몇 장씩 읽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장애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같은 장애라도 사람에 따라서 반응이 다르다. 그 장애에 막혀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과감하게 뚫고 나가는 사람이 있다. 장애를 극복한 사람은 그 너머에 기회와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장애는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다.”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중에서)

누구도 과거의 기억에 매여 상처와 수치심에 갇혀있길 원치 않는다. 그러나 누구나 맞닥뜨리는 상처와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리라. 송아지 같은 눈망울을 가진 그의 유년시절, 그리고 그가 만들어가는 ‘인생의 스토리텔링’이 궁금해졌다. 

“산골짜기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어요. 교통도 불편하고 문화시설이 없는 곳이죠. 초등학교도 30분 이상 걸어 다녔으니까요.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셨고 텔레비전 보는 대신 산과 들을 벗 삼아 지냈어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이 참 신비롭다는 느낌을 가졌어요. 꽃은 왜 피고 지는 걸까, 동물들은 무슨 이치로 태어나고 자라고 또 새끼를 낳는 것일까.”

조숙했던 어린 시절, 산골소년은 공학박사가 되어 인공지능 로봇 설계자를 만드는 꿈을 품었다. 그리고 공대생이 되어서는 변리사가 되기 위해 공부했다. 그의 꿈을 떠밀고 간 것은 8할이 여행과 독서였다. 

“대학교 때 홀로 호주 배낭여행을 다녀왔어요. 전 세계 청년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주도적인 삶을 살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죠. 대학 등록금을 부모님께 지원받는 제 모습이 철없이 느껴지기도 했고요. 군대 전역 바로 다음 날엔 홀로 전국 자전거 일주를 했어요. 전국 팔도 구석구석, 2천여km를 누비고 다녔어요. 철저히 고독했지만 무한히 자유로웠죠. 당시엔 하고 싶어서 했는데, 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제 삶의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나의 책장에 꽂혀있던 ‘힐링소사이어티’(이승헌 지음,한문화)를 우연히 접했다. 그 안에서 추구하던 메시지를 만났다. 그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변리사 길을 내려놓았다. 대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고 평화로운 지구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이재형씨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가치를 알려줘, 함께 지구를 품는 지구시민이 되는 것에 가치를 느낀다.

“자신의 진정한 존재 가치를 깨닫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1만 명이 되고, 그 1만 명이 100만 명이 되는 날을 꿈꿔요. 그 100만 명이 1억 명의 지구시민으로 확대되면 우리 사회와 지구는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워지지 않을까요. 국민이 신이라고 하잖아요. 민주주의는 깨어있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는 것이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모으면 수준 높은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고 더 나아가 사회와 인류에 기여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브레인트레이너인 이재형 씨는 말뿐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광주와 지구를 위해 매달 지구시민 운동을 실천한다. 광주 광산구청의 지원 아래 작년부터 광산구 월곡동 풍영정천에 EM(유용한미생물) 흙공을 던지는 일이다.

“광산구 도심을 관통하여 흐르는 풍영정천에서 하천오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거든요. 지역 주민들과 작지만 꾸준한 실천을 하는 것이 오염된 하천을 살리는데 많은 힘이 되고 있어요. 우리 하천을 살리는 것은 도심의 온도를 낮추고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매우 의미 있는 활동입니다.” 

이 뿐 아니라, 광주시교육청의 협조로 직접 광주지역 중·고등학교에 찾아가 'EM흙공 만들기'  체험교육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만 광주지역 30여 곳 학교에서 지구환경교육을 실시했다. 자연환경과 나의 삶, 지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한다.



▲ 지구시민으로서 환경을 보호활동을 하는 브레인트레이너 이재형씨. 광주 풍영정천에 EM흙공을 던지는 지구시민운동연합 회원들.

그와 나선 길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낙엽이 지고 겨우내 움 추린 땅 아래 생명의 씨앗이 잉태하고 겨울이 지나 찬란한 봄이 피어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고 삶 또한 자연의 순환에 따른다는 걸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 지지 않을까. 그의 바람처럼 자연도 사람도 지구도 더 건강하고 평화로워지길 꿈꿔본다. 

글/사진: 곽근영기자 br-m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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