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힐링 한류 일으키는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

일본에 힐링 한류 일으키는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

전통음악 공연으로 일본인들 힐링

 " 일본 사람들도 우리 전통 음악을 좋아합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신명 나면 춤을 추더군요. 일본인들이 일어서 춤을 추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3월 일본 나고야, 오사카, 도쿄에서 힐링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선풍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풍류도 대표)을 8일 만났다. 그는 일본 팬들의 열기가 여전히 느껴지는 듯 상기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장구, 꽹과리, 북 등 우리 전통악기의 힐링 기능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힐링 공연을 개발했다.

"꽹과리 소리에 맞춰 흥이 나게 했더니 온몸을 들썩이며 한두 명씩 춤을 추더군요. 그러더니 다 일어서서 추네요. 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지요. 나고야뿐만 아니라 오사카, 도쿄에서도 그런 반응을 보여 놀랐습니다. 우리 전통 음악의 힘을 이번에 새롭게 느꼈습니다. 이게 진정한 한류가 아닌가요? 허허허"  

그는 10여 년 전부터 일본을 방문하여 일본인들에게 우리 전통 음악을 선보였다. 장구와 꽹과리, 대금을 연주하고 때로는 대야 같은 그릇을 악기 삼아 두드리기도 한다. 이번 공연은 그를 좋아하는 일본 팬들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 일본에서 우리 전통 음악 공연을 하는 선풍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 

 신 관장은 25년 간 연구하여 내놓은 힐링 공연이 일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 이번 공연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한다. 그는  25년 간 '풍물'을 연구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신바람을 일으키고 스스로 신명을 내게 할까 고민해왔다. 그저 보는 공연이 아닌 풍물 악기로 신바람을 내고 힐링이 되는 방법을 그는 수년간 찾아 헤맸다. 그런 노력 끝에 나온 것이 힐링 공연. 그는 힐링콘서트를 만들어 일지아트홀에서 힐링체험 공연으로 진행한다.

힐링콘서트에서는 예술인의 공연 사이사이에 관객이 참여하는 대목이 많다. 신 관장이 공연하는 힐링콘서트에는 장구나 북, 소고를 객석 앞에 놓아둔다. 전통 악기가 없어도 된다.     


▲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의 힐링 공연에 온 일본인들이  춤을 추고 있다.  

"관객이 북이나 소고를 두드리면서 즐겁게 놀 수 있지만, 북과 소고 없이도 스스로 자신과 놀 수 있도록 합니다. "

북 대신 자신의 배와 몸을 두드려 즐길 수 있도록, 꽹과리 대신 박수를 치면서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장구와 징 대신 춤을 추면서 같이 즐길 수 있도록 공연을 기획했다. 또  음반도 만들어 이 음악만 가지고도 혼자서도 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도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

 일본 공연에서는 이 방법을 썼다. 관객들에게 나눠 줄 만큼 장구나 꽹과리를 가지고 갈 수 없어 대신 각자 몸을 악기 삼아 노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랬더니 일본인들이 완전히 빠져들어 귀국한 그에게 또 와 달라는 요청이 벌써 여러 번 왔다고 한다. 


 ▲힐링콘서트에서 신현욱 일지아트홀 관장이 치는 장구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일본인들.

    "일본 공연을 자주 하고 싶은데 여기서 할 일이 많네요."

신 관장은 공연 외에도 전통 정신문화를 복원하여 한국이 신바람 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나라 명절을 '코리안 페스티벌'로 기획하고 공연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래로 정월 대보름, 영등 할미, 삼짇날, 단오, 유두, 추석, 개천 등은 지금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핼러윈 데이보다 더 재미있고 신이 나는 한민족 축제와 파티의 장이었다는 게 신 관장의 생각이다.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는 축제와 놀이 문화가 한민족의 명절이지요. 지금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굿판, 풍물판, 씨름판, 윷판 등 놀이문화입니다. 여러 놀이판 중에 풍물판은 많은 사람이 함께 무리지어 놀 수 있는 놀이지요. 북과 소고, 징, 꽹과리, 이 네 악기만으로도 신바람을 내고 서로가 화합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북과 소고 등은 학원이나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는 악기가 되었고 그 문화를 즐기는 이 또한 소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가 명절을 공연으로 만들려는 까닭이다. 잘 놀지 못하니까 소통도 안 되고 화합이 안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요즘 아이들이며, 학생들, 직장인, 어르신들까지 놀 것이 없다고 합니다. 즐거운 것도 신 나는 것도 사라져 버렸고, 눈으로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만 바라보고 있고 사람과의 소통도 단절되어 버렸습니다. 직접 교감하는 것보다는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말들이 더 자연스러워졌고 사는 것은 예전보다 더욱 풍족해졌는데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많고, 행복지수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5000년 동안 내려온 신바람 문화가 단 50년 만에 사라져 버렸다. 한민족은 삶을 즐기지도 신바람을 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나라는 원래 신명을 내고 그 신을 활용하는 민족이었습니다. 신은 쓰는 것이 있고, 신을 즐기는 것이 있고. 신을 경배하는 것이 있고, 신을 섬기는 것이 있는데 한민족은 신을 활용하고 신바람을 내어 서로가 화합하고 하나 되는 삶을 살았지요. 이런 신바람 나는 문화를 명절을 활용해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는 이것을 들고 전 세계를 돌아볼 생각이다. 진정한 한류를 알리기 위해.  

글. 정유철 선임기자 /npns@naver.com, (사진=일지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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