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아ADHD? 섣부른 진단보다 사랑이 필요해

[칼럼] 유아ADHD? 섣부른 진단보다 사랑이 필요해

뇌교육 Q&A

브레인 38호
2013년 02월 20일 (수)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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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우리 재석이는 다섯 살 남자 아이입니다. 집에서도 심하게 떼를 쓰고 말을 너무 안 듣고 어린이집에서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집중을 못하고 계속 다른 아이들을 괴롭힙니다.

혹시나 ADHD인가 해서 신경정신과를 갔더니 그런 가능성은 보이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특별히 해줄 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행동은 날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어 이제 어린이집 선생님도 아이를 돌보기가 너무 어렵다고 털어놓으시네요.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해서 이렇게 문의드리게 되었습니다.
A. 마음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ADHD는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급증하고 있고 연령층도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유아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은 재석이 어머님과 담임선생님이 느끼고 관찰할 수 있듯이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친구들을 괴롭힌다”와 같은 ‘과잉행동증상’과, 말을 안 듣거나 인지가 되지 않고 무엇이든 시작은 하되 마무리가 안 되는 ‘주의력 결핍증상‘으로 나뉩니다.

진단보다 증상 완화 대책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유아의 경우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ADHD와 관련된 많은 증상들이 정상적인 유아동기의 특징이기도 하고 다른 행동장애나 심리발달장애와도 구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유아뇌파검사 또한 신뢰도가 아주 낮습니다. 왜냐하면 뇌파는 심장파(심파)의 1천분의 1로 아주 예민하고 측정 시 몇 분 동안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야 하기 때문에 측정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눈깜빡임, 감기약, 졸림, 신체활동 직후 등에도 아주 다른 결과를 내기 때문에 뇌파의 결과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즉 부모로서 또는 선생님으로서 우리 재석이에게 필요한 것은 ADHD가 맞느냐 아니냐 하는 것보다 ‘증상완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둬야 됩니다. 실제 저희 연구소의 ‘뇌교육 5단계’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원인을 살피고 줄인다

먼저 ADHD라고 판단하게 된 원인을 살펴보고 그것을 줄이는 작업부터 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원인은 유전적·발달적 요인이거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부모로부터 신체적·정신적 억압이나 학대, TV와 같은 영상매체의 과다노출 등과 같은 환경적인 것으로 봅니다.

상담과정에서 어머니가 두 살 터울의 쌍둥이 동생을 돌보거나 집안일을 하기 위해서 아주 어릴 때부터 재석이를 학습비디오와 TV에 과다하게 노출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부모들이 유아들을 TV, 영상물 시청에 노출시키는 이유는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28.9퍼센트), 아이들이 좋아해서(22.7퍼센트), 부모가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서(20.5퍼센트)’라고 합니다. 그러나 2007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소아과 연구팀에서 내놓은 연구결과는 이러한 부모들의 생각이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세 미만의 유아가 TV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집중력결핍과 자폐, 비만, 언어발달장애 등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또한 2세 이상의 유아들 또한 TV 시청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ADHD 발생위험이 10퍼센트씩 증가한다는 연구발표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재석이 혼자 영상물을 보는 시간을 아예 차단하거나 1시간 이내로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엄마의 육아/가사 스트레스를 해결하라

재석이의 경우 또 하나의 원인으로 추측되는 것은 어머니가 과중한 육아와 살림에 대한 스트레스로 아이의 정서를 돌보지 못함으로써 아이의 뇌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왔을 가능성입니다.

엄마의 스트레스는 곧 아이의 스트레스가 되어 코르티솔, 노르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량, 그것도 지속적으로 분비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엔도르핀, 세레토닌 등 행복호르몬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전전두엽의 조절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상황에 대한 해결책은 어머니의 육아를 도와줄 사람을 찾는 등 좀 더 어머니의 정서조절과 체력보강에 필요한 조처와 아이의 평생 인지능력과 정서지능이 결정되는 유아기를 좀 더 행복하고 즐겁게 해주는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특히 쌍둥이 동생이 태어남으로써 재석이는 아직 엄마의 스킨십과 정서적 접촉이 충분해야 할 시기에 그러지 못한 상실감이 가져온 결과로도 보여집니다.

뇌교육 5단계에 맞춘 재석이의 뇌 관리법

1단계   뇌감각깨우기_ 뇌 건강하게 하기
바깥놀이를 통해 신체기능을 활성화시켜 행복호르몬이 충분히 나오게 합니다

2단계   뇌유연화하기_ 뇌 자유롭게 하기
제한과 규제를 줄여 아이가 좀 더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허용적인 양육법을 선택하여 뇌 내 긍정호르몬이 나올 수 있게 합니다. 

3단계   뇌정화하기_ 뇌 따뜻하게 하기
재석이는 엄마가 자신을 돌보지 않고 동생들을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은 보내는 모습에서 정서적인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재석이를 위한 ‘하루 세 번 웃기’를 통해 재석이의 뇌를 따뜻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4단계   뇌통합하기_ 뇌 파워 불어넣기
어릴 적 했던‘도리도리’는 생명력과 실천력을 관장하는 ‘뇌간’이라는 뇌 영역을 활성화시킵니다. 아이와 함께 도리도리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5단계   뇌주인되기_ 뇌 행복해지기
뇌교육 5단계를 실천하는 동안 어머니 자신도 육아에 대한 자신감과 자신의 뇌를 어떻게 사용하고 조절할 수 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뇌의 가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재석이도 이제 자신이 야단맞고 제제만 받는 문제아가 아닙니다.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동생과도 사이좋게 놀며 선생님 말씀도 곧잘 듣는 행복한 아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재석이 어머니의 성공적인 육아를 응원합니다.






글·윤한민 국제아동뇌교육연구소 연구원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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