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지난 10일 지난해 투신자살이 가장 많이 발생한 마포대교에 '투신 감시ㆍ구조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지능형 영상감지 폐쇄회로(CC)TV 기술 등을 이용해 다리에서 발생하는 투신을 모니터링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전문상담원과 수난구조대를 3분 안에 긴급 투입하는 체계다.
요즘은 '행복'이라는 말이 화두가 된 시대이다. '행복'을 키워드로 삼은 박근혜 당선인이 이제 곧 대통령이 된다. 시중에 행복을 주제로 한 많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는데도 행복하지 못할까?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전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 씨가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망 경위를 조사한 경찰은 조 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새해 벽두에 들려온 그의 자살 소식은 추운 날씨만큼 우리의 마음도 얼어붙게 했다.
요즘 우리의 현실은 어두운 그늘이 짙게 깔린 듯하다. 입시지옥과 왕따, 학교폭력으로 자살하는 청소년들, 비싼 대학 등록금과 취업지옥으로 절규하는 젊은이들, 갈수록 심각한 빈부격차로 생활고를 겪는 남편과 주부, 소통단절로 늘어나는 우울증과 이혼, 급격히 빨라진 퇴직으로 병들고 가난에 빠진 노인들. 어린이 성범죄, 친족 살인, 패륜범죄, 묻지마 범죄 등 이런 내용을 다룬 뉴스가 거의 매일 나온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2010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33.5명에 달해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1위다. 하루 평균 42.6명이 자살을 택한다. 이 같은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인 12.8명보다 2.6배나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2003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자리에 오른 후 한국은 8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자화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이제 '멘탈헬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방을 넘어 관리 ‘멘탈헬스’ 시대의 개막
21세기 들어 건강에 관한 관심이 '신체 건강'에서 '정신 건강' 즉 멘탈헬스(Mental Health)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멘탈헬스'를 '단순히 정신 질환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개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완성하고, 삶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고, 생산적으로 일하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더불어 WHO는 지난 2012년 5월 제65회 세계보건회의(World Health Assembly)에서 '글로벌 멘탈헬스 액션플랜 2013-2020 The Global Mental Health Action Plan 2013-2020-Zero draft'를 채택했다.
WHO가 제시한 '멘탈헬스'는 각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실현하고, 삶의 스트레스를 견디고, 생산적이고 결실이 있는 일을 하며, 자신의 공동체에 이바지할 수 있는 건강한 상태로 규정한다.
WHO는 2016년까지 적어도 2개 이상의 멘탈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20년까지 국가 예산의 5% 이상을 정신 건강 관련 예산으로 할당하도록 WHO 회원국에 권고한다.
건강에 대한 개념이 치료에서 예방 그리고 지금은 예방차원을 넘어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가벼운 증상일 때에도 정신과를 찾아가 상담치료를 받는다지만, 우리나라는 아직은 병원 문을 두드리기가 조금은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속으로만 끙끙 앓으며 상처는 썩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멘탈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사이버대학교와 생명전자방송국은 새로운 시대의 화두로 '멘탈헬스'를 강조하며 서울, 부산, 대구 등 9개 도시에서 대중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멘탈헬스의 권위자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은 '2013 멘탈헬스 특별강연회'서 "탈헬스 시대의 진정한 건강은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고 스스로 건강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스스로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멘탈관리는 사실 스포츠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은 여러 종목으로 우수한 기량을 선보였다. 박태환 손연재 양학선 같은 선수들을 비롯하여 양궁, 태권도 등의 종목은 전문 멘탈트레이닝을 받아 각자의 능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었다. 국내 스포츠스타들의 심리 치료를 맡아 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줬던 조수경 스포츠심리 박사는 “이미 미국 같은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100여 년 전부터 선수의 심리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며 그들의 기량을 향상시켜왔다”고 강조했다.
일찍이 20세기의 골프의 황제 잭 니클라우스가 현역선수에서 은퇴할 때까지 멘탈트레이닝을 실천하였고, 21세기의 황제 타이거 우즈는 한층 더하여 프로 전향 후 13년간 제이브란자 박사를 전속 멘탈트레이너로 채용하여 그의 지도로 심리훈련을 하였다. 골프의 여제 소렌스탐 또한 린 매리엇과 피아닐슨의 Coach 54라는 멘탈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훈련하여 황제가 되었음을 본인들이 저서를 통하여 설명한다.
최근 개인, 사회적인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이를 관리하는 멘탈헬스 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다. 직간접적인 멘탈헬스 산업을 넘어 항노화, 미용, 웰빙식품과 같은 파생 산업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인 생애 주기에 따른 연령별 산업, 사회 계층에 따른 다분화 등이 가능하여 멘탈헬스 산업의 시장성은 앞으로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 전은경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