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문제없이 적절하게 행동하기 위해 우리의 뇌는 끊임 없이 순간순간의 필요한 정보를 일시적으로 담고 있다. 이러한 작업기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 일상 생활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또한 작업기억의 신경기전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의 생각을 읽어내거나 행동을 예측하는 마인드리딩 기술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작업기억의 신경기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이수현 교수 연구팀은 인간의 상두정피질(superior parietal cortex)에서 작업기억이 초감각형태(supramodal)로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 서울대 이수현 교수, 박도영 포닥연구원 [사진=서울대학교 제공]
이러한 초감각형태 작업기억의 존재는 기억 연구분야에서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문제, 즉 우리가 외부로부터 지속적으로 여러 감각정보를 받아들이는 중에도 어떻게 작업기억을 유지하여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작업기억이 초감각적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지만, 그 실체는 오랫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마침내 초감각형태 작업기억의 존재를 규명한 성과이다.
또한, 연구팀은 전전두엽과 하두정피질(inferior parietal cortex)에서 작업기억 과정 중 서로 다른 감각정보가 교차되는 경우에 한하여 물체정보를 담고 있는 교차감각형태 작업기억의 존재도 추가적으로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감각양식에 따른 작업기억과 함께 초감각형태와 교차감각형태 작업기억이 작업기억의 핵심구조를 이루고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작업기억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러한 결과는 기억인출, 인지작용 및 인지제어 장애를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기술과 미래 마인드리딩 기술의 핵심 기반 지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연구는 이수현 교수 총괄 아래 박도영 박사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김형 교수(공동 교신) 연구팀이 공동 연구로 참여하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글로벌-LAMP 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2025년 5월자로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