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영상 연구 시 '수면의 질'도 고려해야

뇌 영상 연구 시 '수면의 질'도 고려해야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 수면의 질과 검사 시간 뇌의 일주기 변화에 영향 미쳐

▲ 사진_픽사베이


뇌 영상 연구에서 환자의 유전이나 질병 외에도 수면 질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김기웅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뇌영상 연구에서 수면의 질과 뇌영상 촬영시간을 주요 교란 변수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의료 영상 장비로 측정한 뇌의 부피는 신경 퇴행성 질환을 평가하는 중요한 데이터로 쓰인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는 해마를 포함한 내측 측두엽, 치매는 편측 측두엽, 전측두엽 치매는 전두엽의 부피가 집중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뇌의 부피는 유전적 요인, 노화, 질병에 의해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뇌의 혈류, 수분 섭취, 체액의 재분배와 같은 요인도 뇌 부피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혈류량이 수면 질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뇌 혈류 변화가 뇌 부피 변화를 일으키는 만큼 하루동안의 뇌 부피 변화 주기(일주기)도 수면 질 영향을 받으리라 보고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03명을 대상으로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 도구를 이용해 수면의 질과 평균 기상시간을 조사했다.

PSQI 지수는 점수가 낮을수록 수면의 질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PSQI 총점에 따라 수면의 질을 양호(5점 미만, Good sleep quality), 경계(5-9점, Borderline sleep quality), 나쁨(10점 이상, Poor sleep quality) 3가지로 분류했다.

또한 평균 기상시간과 뇌 MRI 촬영 시간의 간격(INT)에 따라 INT1(짧은/420분), INT2(중간), INT3(긴/636분 이상)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뇌 MRI 촬영으로 전체 뇌 부피, 회질, 대뇌 회질, 외피 회질, 하부 피질 회질, 뇌척수액 수치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수면 질이 경계와 나쁨인 그룹은 INT 분류에서 뇌 부피에 큰 차이가 없었다. 수면 질이 양호한 그룹만 INT 분류에서 뇌 부피가 유의미하게 달랐다.

수면 질이 양호한 경우 INT가 '중간(INT2)'인 그룹은 '짧음(INT1)'이나 '김(INT3)' 그룹보다 뇌 부피가 작았다. 특히 '짧음' 그룹보다 전체 뇌 부피가 약 2.1%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질은 1.3%, 대뇌 회질은 1.1%, 외피 회질은 1.0%, 하부 피질 회질은 0.1% 차이를 보였다. 반면 뇌척수액 부피는 0.5% 컸다. 
 

▲ 수면의 질이 좋은 그룹(양호)에서 MRI 촬영 시간과 평균 기상시간 간격에 따른 그룹 간 뇌 부피 비교(자료_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수면 중 체액과 혈류가 뇌로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양질의 수면군에서만 뇌 부피의 뚜렷한 일주기 변화가 확인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수면 질이 뇌 부피 일주기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첫 연구라고 밝혔다. 앞으로 수면 질과 뇌 MRI 촬영 시간을 주요 교란 변수로 다뤄야 할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기웅 교수는 “수면의 질과 검사 시간이 뇌의 일주기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라며, “향후 이를 주요 교란 변수로 포함시켜 뇌 영상의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길 기대하며, 나아가 뇌 부피의 일주기 변화를 수면 장애 진단의 생체 표지자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영상 분야 국제 학술지 'NeuroImage'에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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