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불안은 내·외부 위협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감정이며,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필수적 감정이다.
지금까지 공포와 불안에 대한 연구들은 편도체(amygdala)에서 공포-불안 정서반응이 중점적으로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편도체뿐 아니라 뇌의 다른 영역들 또한 공포-불안 반응에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소뇌는 균형 잡기, 걷기와 같은 운동 조절 능력에 필수적인 뇌 영역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공포 학습, 보상 학습과 같은 비운동성 기능에도 역할을 하고, 소뇌의 손상은 PTSD나 자폐증과도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소뇌가 어느 뇌 영역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어떠한 원리로 비운동성 기능을 수행하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서울대 연구진은 소뇌의 출력 정보가 공포 조건화 학습을 위해 어떤 뇌 영역과 상호작용하여, 어떤 원리로 기능을 수행하는지 규명하고자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진은 전기생리학(electrophysiology), 광유전학(optogenetics), 면역조직화학(immunohistochemistry), 파이버포토메트리(fiber photometry)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소뇌에서 뇌간의 외측 팔곁핵(parabrachial nucleus)으로 연결된 신경회로의 활성이 공포 기억 재생에 필수적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광유전학적 방법을 통해 공포 조건화를 위한 학습과 기억 인출 각 단계에서 외측 팔곁핵으로 투사하는 소뇌 핵 신경세포를 억제하여, 소뇌 핵의 신경세포 활성이 필요한 시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공포 학습 후에는 소뇌 핵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것만으로 공포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과 같은 비정상적 공포-불안 정서처리가 야기하는 장애를 이해하고, 구체적인 치료 표적을 제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3년 3월 22일 Cell Reports 지에 온라인으로 발표됐고, 한국연구재단 뇌기능 규명 및 조절기술 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MRC),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통해 진행되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