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KAIST, 성인 뇌 학습과 기억형성 조절원리 규명

한국뇌연구원-KAIST, 성인 뇌 학습과 기억형성 조절원리 규명

다양한 뇌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략 제시


▲ 해마 별아교세포는 미세아교세포보다 더 활발하게 흥분성 시냅스를 막고 있다. (출처=한국뇌연구원)

한국뇌연구원(원장 서판길) 신경.혈관단위체연구그룹 박형주 책임연구원과 김지영 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신성철) 생명과학과 정원석 교수, 이준혁 연구원과 공동으로 이전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새로운 뇌 항상성 유지 기전”에 기반한 기억 형성 원리를 처음으로 규명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Nature, IF 42.778)에 지난 달 12월 23일(수) 게재되었다.


▲ (좌측부터) 카이스트 이준혁 제1저자, 정원석 교신저자, 한국뇌연구원 박형주 교신저자, 김지영 제1저자

사람의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은 해마로, 성인 해마에서는 학습 및 기억 형성 중에 기존의 시냅스는 사라지고 새로운 시냅스가 생기는 시냅스 재구성이 활발히 일어난다.

그러나 어떻게 시냅스가 사라지고 이러한 시냅스 제거가 학습과 기억과정 중에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이에 연구팀은 신경교세포중 가장 숫자가 많은 별아교세포가 발생시기 때 시냅스를 먹어서 없앤다는 선행 연구결과에 착안, 성체 뇌에서도 별아교세포가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함으로써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해마 내 흥분성 시냅스 및 회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이에 대한 기전으로, 별세포에 의한 독성 물질 분해 과정에서 활성화된 모노아민 산화효소 B (MAO-B) 단백질*과 이로 인하여 과량 생성된 활성 산소의 한 종류인 과산화수소가 ‘중증 반응성 별세포’뿐만 아니라, 뇌염증, 질산화 스트레스, 타우 병증 등을 유도하여 신경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를 규명하였다. 이러한 기전은 3D로 구현한 인간 세포 치매 모델과 사후 치매 환자의 뇌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되었다. 

이제까지 신경교세포의 시냅스 포식 현상을 전자 현미경 또는 시냅스 염색법을 사용하여 확인했었다. 그러나 기존 방법은 신경교세포에 의해 먹힌 시냅스가 세포 내 산성 소화기관에서 급속히 분해되기 때문에 잔여 시냅스를 표시하고 관찰함에 한계가 있었다.
 
▲ ▲ (좌) mCherry-eGFP(산성화 감지가 가능한 형광단백질) 바이러스 구조를, (우) 흥분성 및 억제성 시냅스에 발현시키면 eGFP는 분해되어 사라지고, mCherry-단독 신호로 관찰할 수 있다. (출처=한국뇌연구원)

이에 연구팀은 시냅스에 산성화 감지가 가능한 형광단백질 조합 (mCherry-eGFP)으로 구성된 바이러스 기반 시냅스 포식 리포터를 개발하였으며, 새로 개발한 방법을 이용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관찰할 수 없었던 현상인 별아교세포가 성인 해마에서 시냅스를 지속적으로 제거하며 특히 흥분성 시냅스를 더 많이 제거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뇌의 면역세포라 불리는 미세아교세포보다 별아교세포가 주도적으로 정상 해마의 흥분성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음을 확인하여,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라는 기존 학설과는 다른 결과를 얻었다. 미세아교세포를 제거하였을 때는 시냅스의 수가 변하지 않았지만, 해마의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지 못하도록 억제했을때, 비정상적인 시냅스가 과도하게 급증가하고 정상적인 해마 뇌 회로의 기능과 기억형성이 저해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관찰한 것이다.


▲ ▲ 별아교세포 포식 작용 저해된 쥐(노랑색)는 시냅스 가소성 및 기억능력이 저하됨을 알 수 있다. (출처=한국뇌연구원)

한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생쥐의 별아교세포의 시냅스 포식 작용을 저해하면, 해마 내 시냅스 연결 가소성과 기억 형성에 문제가 생김을 발견하였다. 이는 불필요한 시냅스들을 별아교세포가 제거하지 않는다면 정상적 학습과 기억 능력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뇌질환 치료의 새로운 전략 제시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로 별아교세포에 의한 성인 뇌의 흥분성 시냅스 재구성이 정상적 신경회로망 유지 및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기전임을 최초로 제시하였으며, 이 기전은 향후 뇌기능 및 관련 신경 회로의 항상성 유지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수준의 시냅스 수 변화는 자폐, 조현병, 전 측두엽 치매 등 다양한 신경질환의 유병률과 연관성이 높다.”라고 전하며, “시냅스 수를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기 위해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는 현상을 조절하는 것이 이들 뇌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등의 도움을 받아 진행되었다.

* 시냅스(synapse): 신경 세포의 신경 돌기 말단이 다른 신경 세포와 접합하는 부위로 이곳에서 한 신경 세포에 있는 흥분이 다음 신경 세포에 전달됨
* 신경교세포: 뇌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의 일종으로, 탐식기능 및 식세포 작용을 통해 노폐물 처리를 통해 신경계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 신경교세포는 별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등이 있음.
* 별아교세포: 신경교세포의 한 종류로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기능이 잘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기능 등을 수행하며 별모양의 형태를 가짐

정리. 브레인 편집부 | 자료= 한국뇌연구원

※ 관련 논문 정보
Astrocytes phagocytose adult hippocampal synapses for circuit homeostasis |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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