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스터디] 꿀잠을 위한 호르몬 시리즈 2
현대인들의 건강 기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수면’이다. 인류가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연스러운 ‘빛’에 따른 일상생활에 만족하지 않고, 이를 문명에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지구는 언제부터인가 불이 꺼지지 않는 별로 변해가고 있다. 이번 호 ‘뇌과학 스터디’는 인체의 다양한 호르몬 중 특히 수면에 관련된 호르몬을 선정해 알아본다.
. 멜라토닌, 뇌를 보호하는 암흑의 호르몬
. 세로토닌, 긍정적 마음의 호르몬
. 코르티솔, 스트레스의 외야수비수
“요즘 자꾸 우울해, 잠도 잘 못자고, 짜증은 왜 이렇게 나는지, 사는 게 재미없네”라고 말하는 아내나 남편이 지금 영화에서 인생을 비관하거나, 슬퍼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의 배경에는 열에 아홉은 어둠이 깔린다. 당연하려니 치부하는 그 감정과 어둠의 상관관계 속엔 인류가 몸소 터득한 호르몬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 첫번째 비밀은 ‘세로토닌Serotonin’이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냅스(뇌신경 접속부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이 호르몬은 신기하게도 햇볕이 있어야만 분비가 원활해진다. 다시 말해 새벽부터 저녁때까지만 분비되는 것이다. 어둠 속에 존재할수록 우리는 평온해지는 호르몬과 멀어지는 셈이다.
‘난 왜 불행할까?’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많겠지만 특히 세로토닌이 부족할 때, 우리는 별 다른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 불행하다고 느낀다. 이러한 감정은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활동반경을 좁힌다. 좁혀진 활동반경은 비만과 불면증의 원인이 되고 대인관계를 어렵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것은 일쑤고 경우에 따라 폭력까지도 휘두르게 만든다. 지금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이렇게 혼잣말을 할 것이다. ‘도대체 왜 내겐 세로토닌이 부족한 걸까? 난 특별한 욕심도 없고 그저 작은 행복과 평화를 바라고 살아가는 것뿐인데.’ 내 삶에 평화의 호르몬 세로토닌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세로토닌은 햇볕을 좋아해’
세로토닌은 햇볕이 있어야만 분비가 원활해지는 호르몬이다. 즉 햇볕을 잘 쬐지 않는 사람에겐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세로토닌이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우리의 주업은 대부분 햇볕 아래서 일을 해야 하는 농업, 수산업, 임업 등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햇볕 아래 노동이 줄어들고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면서 세로토닌은 챙겨서 얻어야 하는 호르몬이 되어버렸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세로토닌지수를 낮추는 것뿐 아니라 아이들의 세로토닌지수를 낮추는 일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그 전방에 있는 것이 ‘학구열’이다. 방과 후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보다 건물 안 무슨무슨 학원 속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더 많다.
아이들의 머릿속엔 단어와 방정식이 가득해졌지만, 세로토닌 부족으로 성격은 폭력적·충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어린 학생이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찾는 일은 이제 쉬쉬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자살률만이라도 낮추고자 부모들이 잡은 치맛자락이 정신병원만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세로토닌은 스트레스에 민감해’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는 우리의 마음마저 빼앗는다. 세로토닌은 스트레스에 약하다. 세로토닌의 감소는 짜증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도 크게 느끼게 한다. 때문에 필요 없이 싸움을 걸게 하거나, 자살을 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슬픔과 같은 경우 세로토닌 합성비율과 관련, 여성은 남성보다 변연계의 8배를 더 사용하게 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 차이로 여성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세로토닌이 감소되는 것을 알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은 ‘피곤함’이다. 물론 선천적·후천적으로 스트레스를 달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대인이지만, 스트레스가 장기화되고 좌절과 욕구불만이 쌓이면 세로토닌은 더 빨리 사라지게 된다.
‘세로토닌은 여자랑 연애해’
세로토닌은 연애하듯 여자를 다룬다. 비행기를 태우듯 행복하게 해주었다가 땅에 곤두박질치게 내리 꽂는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바로 여성호르몬. 여성호르몬이 적어지면 세로토닌의 분비도 적어진다. 특히 생리 전, 출산 후, 폐경 시 여성호르몬 분비가 일정치 않아 감정의 기복이 커진다. 세로토닌의 분비가 일정치 않아진 여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쉽게 화가 나고, 별다른 이유 없이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러한 여자의 신체변화와 심리상태를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고 같이 권위를 세우며 맞장구를 친다면 잦은 싸움으로 이별 또는 이혼에 이르게 될 수 있다.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한 여성의 우울증은 남성에 비해 2배 정도 더 많이 나타난다. 남자가 여자에게 보다 너그러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로토닌,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세로토닌은 우리를 평화롭도록 돕는다. 하지만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서로의 햇볕을 챙겨 쏘여주고, 자주 안아주고, 기쁘게 칭찬해주고, 함께 운동하면서 서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면 세로토닌은 우리의 노고와 사랑에 평화로운 행복으로 보답해줄 것이다.
당신 곁에 있다면, 혹은 바로 당신이 그러하다면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음 글을 읽어보길 권한다. 주위 환경만을 탓하는 것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힘, 세로토닌을 만나본다.
글. 브레인 편집부 | 자료제공= 한국뇌과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