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각 홀로 스탠드 불빛에 의지해 기획서를 작성하고 있는 김철수 씨.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한 '차도남'이라 멋있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철수 씨의 뇌는 야금야금 파괴되고 있다.
"밤을 새우는 것이 뇌를 파괴한다"는 연구결과가 지난 1일 노르웨이에서 발표되어 눈길을 끈다. 이 연구팀은 뜬 눈으로 밤을 새울 때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21명의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24시간 동안 깨어있을 때 뇌 활동을 MRI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24시간 깨어있는 뇌에서는 대뇌백질이라고 불리는 흰색 부분이 축소되었다.
대뇌백질은 다양한 신경 섬유가 모여있는 부분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밤을 새운다는 것은 판단 능력과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대뇌백질이 줄어드는 것은 밤을 새운 뒤 수일간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덧붙였다. 단, 연이어 며칠씩 밤을 새우거나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뇌 기능 저하에 치명적이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미국수면의학회는 수면 부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질병이 걸리기 쉬운 몸 상태가 된다고 충고하기도 한다. 《SLEEP》이라는 전문잡지에서는 '평균 수면 시간이 4~5시간인 사람들이 6~8시간인 사람보다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5% 높다'는 연구 결과를 2012년 발표하기도 했다.
강만금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