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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전달 중심의 강의는 졸음과 사투를 벌이든가 지루함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십상이며 강의내용도 장기간 기억하기 힘들다. 반면 재미있는 이야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내용, 일상생활에 직결되는 지식 등은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되며 인기 드라마처럼 다음 강의가 기다려진다.
왜 그럴까? 두뇌 정보처리 속도와 강도를 높이는 교수법을 뇌과학에 기반한 ‘뇌언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자.
학습 기능은 대부분 대뇌에서 이루어진다. 대뇌를 위에서 보면 좌뇌와 우뇌로, 옆에서 보면 전두엽, 측두엽, 두정엽, 후두엽으로 나뉘어져 있다. 좌뇌와 우뇌는 신경섬유다발인 뇌량을 통해 정보를 교환한다.
우뇌는 몸의 왼쪽을 담당하며 직관, 통찰, 은유, 상상, 종합적 기억을 처리한다. 좌뇌는 몸의 오른쪽을 담당하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보의 처리를 맡는다. 전두엽은 사고, 창조, 인지 기능을 맡고 측두엽은 청각, 언어 기능을 맡고 두정엽은 사물의 크기, 거리 등 공간인지 기능을 맡으며 후두엽은 시각 기능을 관장한다.
특히 우리 뇌는 마치 가루를 걸러내는 ‘체’처럼 정보를 처리할 때 중요한 정보는 체에 걸러 남아 있게 한다. ‘뇌언어’를 활용하면 체를 빠져나가지 않을 정도로 정보가 커져서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기 쉽다.
뇌언어 관점에서 본 뇌 정보처리 특성
처음과 마지막 부분을 중간 부분보다 더 잘 기억하는 뇌의 특성을 ‘초두-최신 효과’라고 한다. 비영어권 사람들이 영어 듣기평가를 할 때 처음과 마지막 부분이 잘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면 연속적으로 학습할 때보다 기억 효과가 높아지는데, 이를 ‘자이가닉 효과’라고 한다.
따라서 뇌가 처음과 끝을 잘 기억한다면 정보의 처음과 끝을 많이 만드는 것도 기억력을 높이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서론, 본론, 결론 등으로 구분하여 논리를 전개하는 것도 이 원리에 기초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잠깐 휴식을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특이하고 놀랍고 재미있는 정보 등은 감정적 각성과 집중력을 증폭시켜 기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본 레스토프 효과’라고 한다. 이런 정보는 그 앞뒤에 오는 정보까지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자이가닉 효과가 휴식 시간을 활용한 학습효과 제고라면, 본 레스토프 효과는 휴식 시간보다는 강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머나 특이해서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과 기법이 가미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뇌는 의미, 일화, 진행, 회상 등 4가지 경로를 통해 기억한다. 의미 기억통로는 언어, 상징 등 추상적인 정보를, 일화 기억통로는 사건, 상황 등을, 진행 기억통로는 자전거를 타거나 운전처럼 습관적인 정보나 기술을, 회상 기억통로는 팔짱을 낄 때 어느 팔이 올라오는지를 자신도 모르게 기억하듯 무의식적인 정보를 받아들인다.
특정한 통로를 통해 기억된 정보는 다른 통로로 복구가 어렵기 때문에 기억을 최대한 정확하게 복구해내려면 다양한 통로를 통해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즉 뇌의 모든 영역인 전뇌를 활용해야 한다.
뇌언어를 활용한 전뇌 교수법
뇌언어를 활용한 전뇌 교수법을 5가지 정도로 나누어 설명하자면 무의식, 웃음, 뇌 저장 비율, 뇌운동, 음악 등이다.
1. 무의식 중의 학습
무의식적 학습은 가르치는 사람의 시각적 형상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고저, 대소, 속도, 어감 등을 통해서도 전해진다. 늘 단조롭고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학생들을 잠재우려고 최면을 걸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2. 웃음과 뇌
위협과 스트레스는 중뇌에서 본능적으로 싸우거나 도망치려는 메커니즘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두뇌의 학습능력을 심각하게 방해한다. 반면 유쾌한 웃음은 혈액의 화학적 성분에 변화를 일으켜 부정적 스트레스를 긍정적 스트레스로 바꾸는 작용을 한다. 즉 웃음은 인간의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적절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3. 뇌 저장 비율
강의내용이 기억에 남는 비율은 읽기 10퍼센트, 듣기 20퍼센트, 보기 30퍼센트, 보기와 듣기 50퍼센트, 말하기 70퍼센트, 말하기와 행동하기 90퍼센트 정도로 각기 다르다. 정보는 감각기관을 통해 뇌로 전달되기 때문에 정보 매체를 번갈아주면서 뇌 저장 비율을 고려한 다양한 방법을 배합한다면 뇌의 활성화로 학습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4. 뇌운동
성인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시간은 20분 정도이므로 20분마다 재부팅의 리듬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몸의 좌우를 움직이게 되면 좌·우 뇌가 운동하게 된다. 즉 뇌가 몸을 통제하는 것을 역이용하는 원리인데, 이런 방법들은 주의 집중과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부가적 효과도 수반된다. 뇌운동은 박수 치기, 양손 들기, 몸 비틀기, 말과 행동 반대로 하기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5. 음악을 활용한 뇌 활성화
음악도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바로크 음악(바하, 헨델 등)은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강의 시작 전에 효과적이다. 고전주의 음악(베토벤, 모차르트 등)은 상상력과 창조적 본성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어 토론식 수업 전에 유용하다.
낭만주의 음악(슈만, 브람스 등)은 궁금증, 황홀감, 이국적인 느낌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글쓰기, 미술과 같은 예술을 공부할 때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대중가요인 K-pop은 지루함을 해소하고 유쾌한 분위기로 전환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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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신관선 국군기무학교 해군 중령,
경영학 박사 7004Shins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