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있는 MDGA 단백질은 뇌 발생 초기 신경세포 이동을 조절하는 단백질 중 하나다. 이 단백질이 성체 단계 뇌에서는 시냅스(synapse) 구조와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발견하였다.
연세대학교 생명시스템대학 생화학과 고재원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의생명-과학 분야의 권위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mpact Factor 9.681) 12월 18일 온라인 속보판에 게재되었다.
고재원 교수 연구팀은 MDGA 단백질이 뉴로리긴2(neuroligin-2)라는 시냅스 접착 단백질과 직접 상호작용하여 억제성 시냅스(inhibitory synapse)의 구조와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시냅스는 뇌의 기능을 수행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로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신경세포가 만나서 신경전달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이러한 시냅스는 흥분성 시냅스(excitatory synapse)와 억제성 시냅스로 구분되는데, 두 시냅스는 서로 균형을 맞추어서 신경전달이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균형이 깨지면 각종 뇌질환이 발병한다.
뉴로리긴2라는 단백질은 억제성 시냅스의 후시냅스막(postsynaptic membrane)에 특이적으로 존재한다. 뉴로리긴2 단백질과 전시냅스막(presynaptic membrane)에 존재하는 뉴렉신(neurexin) 단백질은 세포접착을 이루어 억제성 시냅스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다. 본 논문에서는 MDGA 단백질이 같은 후시냅스막에서 뉴로리긴2 단백질과 직접 상호작용하여 뉴렉신 단백질과의 시냅스 접착을 선택적으로 방해하는 인자임을 증명하였다.
연구결과 MDGA 단백질이 뉴로리긴2 단백질과 특이적으로 결합하고 있으며, 신경배양세포에서 MDGA 유전자를 과발현시켰을 때 억제성 시냅스의 숫자와 기능이 감소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MDGA 단백질을 감소시켰을 때 억제성 시냅스의 숫자와 기능이 선택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억제성 시냅스의 구조 및 기능변화는 뉴로리긴2 단백질의 발현수준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조절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시냅스의 생성을 촉진하는 대부분의 단백질과는 달리 MDGA 단백질은 억제성 시냅스 접착단백질의 기능을 선택적으로 ‘방해’한다. 음성적으로 억제성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을 조절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MDGA 단백질은 최근 대규모 인간유전학 연구들을 통해서 자폐증(autism) 및 정신분열증(schizophrenia)과 같은 뇌정신질환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고재원 교수는 “본 연구로 흥분성시 냅스의 구성 단백질의 기능연구에 치중되어 있는 분자신경생물학 분야에 새로운 방향전환이 필요함을 제시했다”며 “관련 뇌정신질환의 기초발병기전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그리고 “앞으로 MDGA 단백질의 자세한 기전연구를 통해서 관련 뇌정신질환의 발병기전을 규명하여 향후 관련 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지식을 제공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