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정보의 충돌이 일어날 때

나의 리추얼

브레인 97호
2023년 09월 04일 (월)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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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적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고, 마치 종교적 의례 처럼 여기는 엄격한 태도,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반복적 행위 리추얼(ritual). 나의 리추얼에 대한 어떤 내용으로 쓸까 고민하면서 걷고 있는 나를 봅니다.

어느 순간부터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내가 시간을 운영하는 것보다 주어지는 시간이 많아질 때면 어김없이 '충돌'이 일어납니다.                                                               

올해 단과대학으로 승격된 학과를 운영하는 일 외에 칼럼을 쓰고, 방송 MC를 하고, NGO 활동까지 일의 다양함이 늘어나면 뇌로 입력되는 자극의 다양성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지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겹치면 더욱 그렇습니다.

집에서 10분 정도를 걸으면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할 수 있는 풀잎길이 나옵니다. 그냥 걷는 것과 느끼면서 걷는 것은 다르지요. 땅을 밟는 발바닥의 '느낌'과 몸으로부터 차오르는 그 ‘알아차림’의 순간을 만끽합니다. 인체의 균형감이 찾아오는 순간에는 멈추고 때론 명상의 시간도 갖습니다.

‘뇌 속 정보의 충돌’이 일어날 때면 어김없이 걷게 됩니다. 정보의 무게가 크면 더 오랫동안, 더 자주 걷는 나를 봅니다. 결국 이미 만들어진 뇌 속 길과 새로운 외부자극에 따라 생겨나는 길의 혼선이고, 정보의 부딪힘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나에게 걷기란 넘쳐나고, 새롭고, 다양한 정보를 같은 맥락의 정보라고 나의 뇌에 알도록 하는 내재화의 시간, 뇌 속 길을 좀 더 세밀하게 연결하는 신경망의 패턴화 과정입니다. 그 시작은 몸과의 대화이고, 끝은 정보처리입니다.

'움직임(motion)'
은 동물(動物, 움직이는 것)과 식물(植物, 심겨 있는 것)을 구분 짓는 대표적인 차이이며, 밖으로가 아닌 내재화된 움직임이 곧 생각과 앎의 형태로 나아갑니다. 이동을 위한 걷기 말고, 몸을 위한 걷기 그리고 마음을 위한 걷기 해보시면 어떨까요.

글. 장래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브레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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