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지구시민워크 2026에는 약 1천 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지구시민연합 제공]
촉촉한 봄비가 내렸던 지난 5월 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 특별한 발걸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가랑비쯤은 아랑곳없다는 듯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1천여 명의 지구시민들은 우비와 우산을 펼쳐 들고 하나둘 자리를 채웠다.
가랑비로 씻어낸 하늘은 미세먼지도 꽃가루도 사라지고 오직 짙고 청명한 풀내음만이 가득했다. 마치 지구가 이날만큼은 스스로 가장 맑은 모습을 선보이는 듯했다.
▲ '지구시민워크 2026'에 참가한 시민들이 활짝 웃고 있다. [사진=지구시민연합 제공]
4.22km, 지구를 걷는다는 것의 의미
지구시민연합이 주최한 '지구시민워크(Earth Citizen Walk) 2026'은 단순한 걷기 행사가 아니었다. 1970년 처음 제정된 '지구의 날(4월 22일)'을 의미하는 4.22km를 함께 걸으며, 우리가 이 땅의 손님이 아니라 주인임을 온몸으로 새기는 시간이었다.
오전 10시, 개막 선언과 함께 행사의 막이 올랐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래하 교수의 오카리나 선율이 빗소리와 어우러지며 공원을 가득 채웠고, K-Starz 천신무예예술단의 역동적인 공연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어 본격적인 걷기에 앞서 전 참가자들이 '아리랑 기공'으로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기공을 하며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그 순간만큼은, 지구의 숨결과 내 숨결이 하나임을 느낄 수 있었다.
▲ '2026 지구시민워크'에서 공연 중인 K-Starz 천신무예예술단 [사진=지구시민연합 제공]
스마트하게 찾는 '디지털 보물찾기' 이벤트
걷기 코스 곳곳엔 숨겨진 즐거움도 가득했다. 탄소 중립 플랫폼 '지로(ZERO)' 앱과 함께한 '지구미를 찾아라' 이벤트는 행사장 곳곳에 숨겨진 캐릭터를 찾는 디지털 보물 찾기 형식으로 진행됐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참가자들은 '지구미' 캐릭터를 찾아 인증 사진을 찍으며 무겁고 거창한 환경 운동이 아닌 즐겁고 유쾌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 2026 지구시민 워크 행사 중 지구미를 찾아라 이벤트 참여 중인 시민들 [사진=지구시민연합 제공]
이 외에도 지구와 내 몸을 살리는 '브레인 체험존'에서는 스트레스 지수 측정, AI로 알아보는 건강나이 등을 체험하며, 지구를 돌보는 일과 나를 돌보는 일이 결국 같은 방향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 지구와 내 몸을 살리는 '브레인 체험존'에서 한 시민이 AI로 건강나이를 측정하고 있다.[사진=지구시민연합 제공]
기후 위기를 바꾸는 건 결국 '우리'
지구시민연합 관계자는 "기후 위기를 해결할 열쇠는 결국 우리에게 있다. 지구를 생각하는 '지구 시민'이 한 명 더 늘어날 때마다 기후시계의 초침은 조금씩 더 느려질 것이다. 앞으로 더욱 많은 시민이 지구시민운동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걷는 것만으로 누군가의 삶이 조금 더 따뜻해진다는 것에 행복한 하루였다", "우리의 선택이 모여 지구에 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제57회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지구시민연합과 (주)공생, 브레인트레이닝센터가 공동 주최했다. 이번 행사의 수익금은 전액 기후 위기 취약계층의 건강 지원 사업에 사용된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