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큰 부분이 뇌 안에 존재한다. 뇌 연구는 인간이 무엇이든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뇌는 객관성과 주관성, 사실과 추측, 이성과 감정을 모두 조합하여 결정을 내린다. 그런데도 자꾸만 크고 작은 결정을 앞두고 사람들은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날카롭게 분석하는 것을 배운 적은 있어도 감정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배운 적은 없다.
책 《단순하게 살아라》로 전 세계 1000만 독자, 한국에서만 50만 독자의 삶을 바꾼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너 퀴스텐마허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인생의 해결책을 찾았다. 인간의 본질을 알려주는 뇌과학에 매료되어 파고들던 그는 다름 아닌 감정의 뇌, 대뇌변연계에 사로잡혔다.
대중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제어의 대상이 되기 십상인 대뇌변연계이지만, 이 감정의 뇌가 가지고 있는 막강한 힘을 잘 활용하는 자만이 행복으로 향하는 문의 열쇠를 쥐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자신이 발견한 대뇌변연계의 매력과 힘 그리고 그 힘을 효과적으로 발현하는 방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뇌변연계를 ‘림비’라는 귀여운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복슬복슬한 모습의 림비를 알아가다 보면 왜 자꾸 집중력이 흐트러지는지, 나중에 후회할 충동구매를 하는 이유는 뭔지 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아주 간단한 환경 변화, 행동 변화로 림비가 기발한 창의성을 발휘하고, 사랑의 유효기간을 무한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쉽고 재미있게 뇌과학 지식을 이야기해주고, 그를 기반으로 우리 삶을 바꾸는 가장 단순한 팁들을 잔뜩 알려주며, ‘감정의 뇌 사용법’을 바로 삶에 적용하도록 감정 일기 워크북까지 갖춘 이 책은 행복한 삶을 위한 완벽한 백과사전이 되어줄 것이다.
왜 지금 우리는 ‘감정의 뇌’에 주목해야 하는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사람의 머릿속을 조정하는 감정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는 그간 사람의 머릿속을 생각, 이성, 기억 등의 공간으로 여겨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접근이었다.
그런데도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이가 이 영화에 열광했던 것은, 모두가 감정이 그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대뇌피질과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대뇌변연계가 공존하고 있다. 인류의 명석함을 높이 사온 우리는 정확한 일 처리에서부터 획기적인 발명까지 모두 대뇌피질에게 공을 돌리고, 잘못되고 비합리적인 선택에 대해서는 대뇌변연계를 탓하고는 한다.
실제로 아침에 늦잠 자는 습관, 새로 만난 사람을 아무 근거도 없이 경계하는 마음 등은 대뇌변연계에서 나온다. 또한 정치인들의 비이성적인 선동, 전쟁이나 테러 등의 끔찍한 일들도 대뇌변연계의 폭주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적절한 가이드만 준다면 대뇌변연계는 열정, 신뢰, 기쁨, 사랑 등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감정들을 생성해낸다.
그리고 이 감정들은 대뇌피질의 것으로 여겼던 탁월한 업무와 인류 발전에도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삶과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감정 사용법’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이 감정의 뇌를 무작정 억제하려고 하기보다 그 뇌의 매력을 이해하고 힘을 잘 활용한다면 이전보다 훨씬 즐겁게 생활하고 원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다.
그리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도 널리 알리기 위해 대뇌변연계를 ‘림비’라는 귀여운 캐릭터로 재탄생시켰고, 수백 개의 림비 그림과 재치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간, 공간, 돈, 몸, 관계, 사랑 등 인생 전반에 림비가 끼치는 영향과 림비와 협력하여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아냈다.
행복하고 싶다면 마음이 아니라 ‘뇌’를 들여다봐라!
《생각에 지친 뇌를 구하는 감정 사용법》은 뇌과학 지식과 연구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전혀 어려운 구석 없이 무척이나 쉽고 재미있다. 저자는 몇 년간 뇌과학 공부에 몰두했고, 그중에서 우리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고, 림비와 협력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를 선별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다이어트에 왜 자꾸만 실패하는지, 대학교에서 팀플을 하거나 회사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왜 그렇게 힘든지 내 행동과 감정의 뇌과학적 이유를 알게 되는 것이다. 감정들과 상황들을 정교하게 포착해내는 림비 일러스트,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핵심을 정리하는 림비 모드 페이지, 곳곳에 숨어 있는 QR코드는 뇌과학 초보자도 가뿐히 책을 완독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이 책에는 당장 따라 할 수 실용적인 지침들이 가득하다. 막연하게 감정을 통제하고 다스리라고 권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게 올바른 길을 내주기 위해서 우리가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알려준다.
집중이 안 될 때 해야 할 일을 소리내어 말하는 것,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자세를 조금 바꾸는 것, 잠들기 전에 아무 이유 없이 웃어보는 것처럼 아주 구체적이고 사소한 변화이기에 부담 없이 삶에 적용할 수 있지만 분명하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는 수십 개의 팁들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넉넉히 담겨 있다.
이 유쾌한 책의 메시지는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림비를 억압하려고 하지 말고 림비와 협력하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뇌를 완벽하게 다 이해하거나 삶을 통째로 다 바꿀 필요는 없다.
그저 림비를 조금 더 존중하고, 림비가 좋아하는 것을 조금 허락해주면 된다. 우리의 림비는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접시 위에 남은 작은 케이크 부스러기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존재다. 그렇기에 깜찍한 림비 일러스트와 함께 재밌는 책을 읽고 그 안에서 지금 당장 시도해볼 만한 가벼운 변화를 일상에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림비는 기뻐할 것이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