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활력소, 비타민 C

뇌 활력소, 비타민 C

뇌와 음식

뇌2004년3월호
2010년 12월 07일 (화)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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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듯이,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은 드물다. 그러나 이를 얼마나 적절하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는 적당한 자극제가 되기도 하고, 병으로 치닫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기도 한다.‘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잦은 스트레스 상황이 만성으로 지속되면 예민한 사람이 아닐지라도 견뎌내긴 힘들다. 몸의 구석구석에서 경고음이 울리면서, 심리적으로는 불안정한 상태에 빠진다. 몸만 탈나는 게 아니다. 뇌 속의 끊임없는 교란으로 마음의 평정까지 잃게 된다.

지속적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뇌 안의 신경전달물질들은 상당한 변화를 보인다. 스트레스호르몬 이외에도 여러 신경전달물질들이 작용하는데, 만일 이에 적절히 대응치 않으면 뇌 속에서 만들어지는 화학 물질들은 제조과정에도 문제가 생기고, 신경세포들의 건강도 위험해진다.

뇌 속 도우미, 비타민C _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라고 하면 심리적인 것만 떠올리기 쉬우나, 육체적 스트레스도 건강을 해치는 큰 요인이 된다. 육체적 스트레스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한가지는 신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육체적 노동이나 운동,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숨쉬는 공기와 식수, 음식에 섞여 들어있는 유해물질과 술, 담배 등으로 야기되는 인체의 독성들이다.

비타민 C는 이러한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체를 지켜주는 물질 중의 하나이다. 스트레스 상황 속에선 뇌 또한 예외일수 없다. 비타민 C는 뇌 속에서 빠르게 작용하여, 뇌 세포를 보호하고 두뇌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돕는 일을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뇌 속은 인체 내 어떤 장기보다 많은 양의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장기와 조직의 100g당 환산한 비타민C 함유량을 장기별로 살펴보자. 우선 사람의 혈액 속에는 비타민C양이 불과 100g당 0.4~1.0mg정도, 근육은 100g당 3~4mg정도이다. 이에 비해 뇌 속 비타민C는 조직100g당 13~15mg이며, 특히 호르몬과 신경을 전달하는 뇌하수체는 함유량이 조직 100g당 40~50mg에 이른다.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비타민C 소모가 크다 _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양의 비타민 C가 우리 뇌에 존재하는가? 비타민C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답은 명확해진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해 보자.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인체의 반응은 먼저 가슴이 뛰면서, 혈압이 오르는 게 정상이다. 이때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 중에 노에피네프린이란 것이 있다. 노아드레날린이라고도 알려진 이 물질은 인체가 응급상황에 대처하게 만들어주는 신경전달물질로, 이것을 만들어내는 데는 비타민C가 소모된다.

따라서 스트레스 자극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뇌 속 비타민C의 손실은 점차 커져간다. 이를 다시 채워주지 않으면 뇌 속의 정상적인 활동은 불가능해진다. 왜냐하면 비타민C는 노에피네프린뿐 아니라 여러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치료의 주된 요소가 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에도 비타민C는 필수적 요소다. 

이 밖에도 비타민C의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고유의 항산화작용을 통해 유해물질들로부터 뇌 속을 보호한다. 세포 내에서의 비타민C역할을 쉽게 설명하자면 세포 내의 음과 양을 조절하는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에게 음인과 양인이 있는 것처럼 장기와 세포에도 음양이 있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소멸해가는 알츠하이머 병, 흔히 치매라고 통칭해 알고 있는 이 병을 예방하고, 치료 가능성이 제시되는 많은 물질들의 공통분모 중 하나가 바로 세포내 음양조절 즉, 산화·환원상태의 조절인데 비타민C와 E를 비롯한 다양한 항산화 물질들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더불어 항염제로 쓰여 온 물질들에서 치매예방 가능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 역시 속속 보고되고 있다. 뇌세포주위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뇌세포내의 음양은 산화상태로 기울게 된다. 체내에 비타민C가 충분하지 않으면 뇌세포 속 비타민C의 양도 줄어든다. 결과는 뇌세포 속의 음양이 산화상태로 되는 것이다. 상태가 지속되면 뇌세포는 자그마한 자극에도 과다반응을 보이며 소멸하게 된다.  

유해물질로 범벅된 세상, 뇌 속의 음양을 적절히 유지하는 방법은 비타민C와 자연항산화제를 비롯한 신선한 야채와 과일류, 자연식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비타민제를 과하게 섭취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뇌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자연식을 식탁으로 옮겨 놓는 것부터 시도해 보자. 오렌지, 레몬, 귤, 키위, 망고, 토마토 등 이밖에 많은 신선한 과일들을 식탁에 올려두고 말이다.

글|하병근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현 오하이오 주립대 신경과학박사, 저서로는, <히포크라테스의 번민>, <비타민박사의 비타민C 이야기> <숨겨진 비타민C 치료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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