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뉴질랜드에서 한국發 지구시민운동을 꽃피우다

지구 반대편 뉴질랜드에서 한국發 지구시민운동을 꽃피우다

지구시민운동, 한민족 천지인(天地人) 정신에 뿌리 둔 지속 가능한 지구 프로젝트

브레인 78호
2019년 11월 02일 (토)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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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케리케리시에 자리한 ECO 센터.


지구시민운동, 한민족 천지인(天地人) 정신에 뿌리 둔 지속 가능한 지구 프로젝트

반지의 제왕의 나라’, ‘지구상 마지막 청정 지역’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뉴질랜드. 2년 전 뉴질랜드 정부가 세계 최초로 강에게 법적 ‘인격’을 부여해 화제가 된 나라. 강을 따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뉴질랜드 원주민들의 강과의 특별한 관계가 인정받은 것이다. 올해 2019년에는 GDP를 중심으로 한 경제발전이 아닌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웰빙 예산’을 마련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등 일부 국가가 전체 예산에서 웰빙을 위한 예산을 늘린 사례는 있지만 전 국민의 웰빙 증진에 전체 예산의 초점을 맞춘 것은 서방 국가들 중 뉴질랜드가 처음이다. 정부 각 기관에서 예산을 책정할 때 반드시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웰빙 향상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를 점검받도록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ECO(Earth Citizens Organization, 지구시민연합)가 2016년 6월 뉴질랜드에 새로운 본부를 마련한 것은 뉴질랜드 정부의 이런 남다른 행보가 ECO가 추구하는 지구시민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나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천지인(天地人) 정신, 마오리족의 정신과 닮아 정서적 유대감 느껴

한민족의 ‘천지인天地人’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는 지구시민운동은 국학원 설립자인 이승헌 총장(글로벌사이버대학교)의 제안으로 한국에서 시작한 이래 지금은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뉴질랜드 등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뇌교육을 활용해 모든 사람 안에 있는 홍익의 마음을 일깨우고 생활 속에서 인간과 인간, 자연과 인간 간의 관계를 회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자는 운동이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지구시민정신의 뿌리가 되는 천지인 정신을 매우 존중하며 동질성을 느낀다고 말한다. 마오리족 문화에도 하늘과 땅과 사람을 존중하는 의식이 깊이 뿌리내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서양 국가들과는 달리 뉴질랜드로 이주한 유럽인들도 마오리족의 이러한 영적·정신적인 문화를 가치 있는 것으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황예원 ECO 이사에 따르면 일전에 뉴질랜드의 한 시청에서 시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지구시민운동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이야기를 듣던 마오리족 족장 할머니가 앞으로 나와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들은 이야기는 한국인만의 이야기도, 마오리족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전체의, 사람과 땅과 하늘에 대한 이야기이다”라고.

▲ 파노스 지역 행사에 참석했다가 카우리나무 보호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 승인을 위해 방문한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를 만났다. 왼쪽부터 ECO 황예원 이사, 아던 총리, 릴리 조지 박사 등.

ECO, 뇌교육 통한 지구시민교육 및 식물 자원 개발에 관심

ECO 뉴질랜드 본부의 지구시민운동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째는 식물 자원 개발, 둘째는 뇌교육을 통한 청소년 인성 계발, 셋째는 뇌교육을 통한 성인 심신 건강과 웰빙 증진이다. ECO 뉴질랜드 본부가 ‘식물자원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뉴질랜드에서 자라는 식물들 중 경제적 가치를 가진 약초들을 발굴하고 사업화 모델을 개발한다면 뉴질랜드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축산업의 비율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축산업은 현시대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은 식물 자원의 가장 대표적인 예다. 20년 전만 해도 잡초 취급을 받아 베어버리는 나무였는데, 지금은 염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뉴질랜드의 중요한 경제적 수입원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가와가와나무나 비파 등 뉴질랜드 식물 자원의 약효를 알려온 ECO는 뉴질랜드의 황칠나무인 파이브핑거스나무와 세븐핑거스나무의 약효를 검증하기 위해 정부 산하 연구기관에 연구를 의뢰하기도 했다. 얼마 전, 뉴질랜드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항균·항염·항생 효과가 있긴 하지만 한국산 황칠나무의 약효만큼 약초로 쓸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회신받았다고 한다.

뇌교육 통한 지구시민의식 향상이 핵심

ECO를 통해 펼쳐지고 있는 지구시민운동은 사람들의 의식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뇌교육의 다양한 수련법을 나누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ECO 뉴질랜드 본부의 황예원 이사는 이러한 지구시민운동 접근법이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뉴질랜드 사람들에게는 인간의 욕심을 내려놓더라도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자연을 보호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최근 뉴질랜드 정부가 발표한 예산에 정신 질환 치료 예산이 가장 크게 배정될 만큼 멘탈헬스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그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잘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 ECO는 자연 속에서 자신의 참 가치와 삶의 목적을 발견할 수 있는 뇌교육 리트리트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그동안 뉴질랜드의 많은 아름다운 장소들을 방문했고 선한 의도를 갖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황 이사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좋은 의도와 자신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한 에너지를 어떻게 끄집어내야 할지 모르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지난 3년 동안 뇌교육을 가르치면서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곳 사람들이 뇌교육을 통해 자신 내면의 힘과 다시 연결되고, 자신의 삶 목적을 위해 그리고 선의를 위해 삶의 주인으로 우뚝 서서 행동하는 것을 본다.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 변화이다. 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적 힘을 회복하는 것이다”라고.

글. 김지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 prmir@ibrea.org | 사진제공. 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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