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좌담회] "학생들에게 꿈을 찾는 시간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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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교육 | 황현정 기자 |입력 2017년 06월 09일 (금)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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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편] 학생들이 말하는 '행복한 미래 교육'

"대한민국 청소년은 행복한가?"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의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구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그 답은 '아니오'이다. 전국 초·중·고교생 7천343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행복지수(건강상태, 학교생활 만족도, 삶의 만족도 등을 물어 점수화한 것)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조사대상 22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위를 기록했다. 2015년 조사결과 꼴찌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단계 올랐으나 여전히 최하위권에 속한다. '미래의 희망'이라 여겨지는 아동과 청소년이 이토록 불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협력사회보다는 경쟁사회인 것 같다. 이 시스템이 경제 성장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문제는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잘하는지 모른 채 불안해서 경쟁한다는 것이다." 국내최초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2기를 졸업하고 복학하여 일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인욱 군(20세, 서울)은 그 이유를 '교육'에서 찾았다.

브레인미디어와 코리안스피릿은 지난달 27일 인욱 군을 포함해 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행복한 미래 교육'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날 참석한 청소년은 벤자민학교 4기에 재학 중인 정서윤 양(17세, 부산)과 김준석 군(17세, 서울), 이다솔 양(17세, 인천) 그리고 벤자민학교 3기 졸업 후 일반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안상락 군(19세, 부산)과 앞서 소개한 김인욱 군이다.

▲ (왼쪽부터) 정서윤 양, 김인욱 군, 이다솔 양, 김준석 군, 안상락 군

-대한민국 교육,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정서윤 = "학교는 아이들이 뭘 잘하고 원하는지는 관심없고 오로지 대학만을 위한 교육 같다. 여기에 맞춰 다른 길을 도전할 생각을 못해서 '학교-학원-집'의 쳇바퀴처럼 돌고 도는 일상을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교육은 미래역량으로 떠오르는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인욱 = 경쟁 사회로 인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커지는 것 같다. 주변 친구들은 대학을 안 가면 '낙오자'로 찍힌다고 생각한다. 대학만 가면 뭐든지 다 잘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내는 문제만 풀다 보니 자기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

△이다솔 = 사교육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아이들이 받는 사교육의 양이 달라지면서 빈부 격차에 따라 교육의 질이 차이가 난다. 실제로 사교육비에 투자를 많이 할수록 명문대학 진학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결국 사회 전반에 대학서열체제가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에 경쟁 심리가 강화되어 일어나는 현상인 것 같다.

△안상락 = 국어, 수학, 영어 등의 교과 과목 중심으로 공부만 시키고, 그 성적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문제다. 이런 환경에서 학생들은 성적에 울고 웃으며,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지기 쉽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정서윤 = 학력에 따라 그 사람을 판단하는 문화나 인식이 없어져야 한다. 우리가 살아갈 시대는 지금 어른들이 살아온 시대와는 다르다. 교육이든 사회든 시대가 변한다면 그에 맞춰 우리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것보다 세상 속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학생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변화를 갈망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김인욱 = 나라에서는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어른과 청소년이 서로의 맞춰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른들이 살아온 시대는 '안정적인 직장'이 곧 좋은 직업이었다. 청소년들은 그런 어른들의 삶의 배경을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어른들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학생들에게 돈이 아닌 꿈을 좇으라고 조언하며 그 꿈을 지지해야 한다.

△이다솔 = 경쟁심리를 완화하려면 대학 수를 줄이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명문대를 가기 위해 만들어진 자사고나 특수고를 폐지해야 한다. 인식의 개선만으로는 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서열을 없애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김준석 = 공부만 하다 보면 꿈을 찾는 시간과 여유가 없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벤자민학교와 같은 1년의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안상락 = 우선 정부는 학생들에게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도전하는 길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 평준화가 되어야 한다. 공부 잘하면 공부를 하고, 다른 분야를 잘하면 그것에 맞게 지원해주어야 한다. 

-'나만의 시간'은 대학에서도 경험할 수 있지 않나?
△정서윤 = 이미 성적에 맞춰 과를 정해놓고 새롭게 시작하기에 늦은 감이 있다. 10대에 일찍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면 20대를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김인욱 = 청소년기는 외부 환경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다. 따라서 이때 겪는 경험으로 인해 앞으로의 인생이 달라진다. 특히 가지치기가 많이 일어나는 청소년의 뇌는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금방 버리고 새롭게 재정비할 수 있다. 성인이 되면 이미 뇌가 굳어 관념을 바꾸기 어려우므로 청소년기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다솔 = 어른들이 보기에는 학창시절 1년을 쉬는 것이 위태롭고 초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원래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면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대학교 가서 '이 길이 아니다'라고 느끼는 순간 그 좌절감이 더 클 것 같다. 꼭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요즘은 여러 가지 길이 있다.

△김준석 = 대학을 간다고 모두 다 성공하지는 않는다. 꿈이 없으면 서울대를 나와도 취업하기 어렵다. 따라서 10대 때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찾는 것이 먼저다.

△안상락 = 아직 '학생'이기에 혜택받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면 클라우드 펀딩이나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대외활동을 기획·진행하고 싶을 때, 기꺼이 도움 주는 어른들이 많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점점 늘어난다. 이 경험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큰 용기를 줄 것이다.

-내가 만약 교육부 장관이라면?
△정서윤 = 학생들과 어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서로 토론하고 의견을 맞추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이후 종합적인 의견을 모아 제도를 만들 것이다. 또한, 중학교 졸업 후 의무적으로 벤자민학교와 같은 자유학년제를 하게 할 것이다.

△김인욱 = 우선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자주 들을 것이다. 또 연령층별로 나눠서 만난 후 교육에 관한 철학과 견해를 들을 것이다.

△이다솔 = 공교육에 대한 지원금을 늘릴 것이다. 사교육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공교육의 질이 높아졌으면 한다.

△김준석 = 고등학교부터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안상락 = 학교 3년 재학과 1년 쉬는 것을 반복하도록 학제개편을 하고 싶다. 또한, 인성교육과 같은 사회에 필요한 덕목을 기르는 교육을 진행 할 것이다. 여기서 인성교육이란 인성에 대한 지식이나 상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인성의 필요성을 몸으로 체험하고, 생각이 변화되는 교육이다.

▲ 지난 5월 27일 브레인미디어와 코리안스피릿은 '행복한 미래 교육'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는 좌담회를 열었다.

참석한 학생들은 "청소년들이 행복하려면 자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진짜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학교에서 꿈을 찾는 1년을 겪은 학생들은 이로 인해 자신감과, 창의력 등의 인성덕목을 기르고 자기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간다.

-벤자민학교에서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서윤 =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아예 없던 내 시간을 온종일 갖게 되니까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내 삶을 계획하게 된다. 무엇보다 나만의 벤자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국토종주 등 친구들과 협력하는 활동을 통해 창의성과 배려심, 협동심 등이 많이 길러진다. 또한, 벤자민학교의 뇌활용 인성교육은 신체활동을 기반으로 해서 체력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평소 불평불만이 많던 내가 봉사활동, 사회참여활동을 통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김인욱 = 벤자민학교 선생님들은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준다. 그리고 나의 성향을 파악해서 잘 맞는 분야에 도전할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남들이 못해본 것을 해보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또 내가 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을 수용하는 범위가 넓어졌다. 

△이다솔 = 벤자민학교는 전국에 친구들이 있다. 그래서 다양한 성향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이해심과 배려심이 커진다. 

△김준석 = 나의 성장스토리를 발표할 기회가 많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고,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앞에 나갈 기회가 많아지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안상락 = 벤자민학교 입학 전 일반 학교에 다닐 때 왕따를 당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힘들었고, 친구를 깊게 사귀지도 못했다. 그런데 벤자민학교 입학 후 필리핀 자원봉사, 지구시민 캠프, 사회 참여 활동 등을 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내 주장을 펼치며 자존감이 향상됐다. 

-벤자민학교에서 찾은 꿈은 무엇인가? 
△정서윤 = 다른 사람이 나를 존경하고 존중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사람이 되려면 내가 먼저 남을 배려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 벤자민학교에서 고민 상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직업적으로는 방송 관련 일을 하고 싶다. 

△김인욱 =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 이를 위해 지금은 사업에 관해 배우고 있다. 더불어 주말에 틈틈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여행을 다니며 더 큰 세상에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다솔 = 몸이 아픈 친구들을 돕는 의사가 되고 싶다. 생명을 살리고, 다른 사람을 돕는 삶을 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김준석 = 벤자민학교에서 직업체험활동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커피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현재 꿈은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다. 올해 7월 바리스타 축제가 있는데 그곳에 참석할 예정이다.

△안상락 =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다. 일반 학교에 다닐 때 나를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이 선생님이었다. 나도 학생들이 힘들 때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동시에 봉사나 기부 등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나아가 교육부까지 진출하여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는 데 앞장서고 싶다.


글. 황현정 기자 guswjd7522@naver.com  사진/지원. 김민석 인턴기자 arisoo99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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