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이런 학교가 있었어? <1편>
- 온 마을이 아이를 기르는 학교
# 지난 1월, 새해를 맞아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에서는 전국학습관의 학생, 선생님이 함께 학교 멘토단과 온라인으로 만나는 멘토 토크 콘서트 행사를 가졌다. 벤자민학교는 온 마을이 아이를 기른다는 말을 교육운영의 중요한 지향점으로 실천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사회 리더이자 각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는 많은 어른들이 2014년 개교 당시부터 인성영재 학생들의 용기 있는 선택과 성장을 응원하면서 멘토들이 계속 모여 함께 하고 있으며 지금은 국내외 1천여명의 멘토단이 활동하고 있다.
이 날 행사에는 30여명 열정 넘치는 멘토 대표들이 참석하여 인성영재 학생들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관심으로 졸업생과 재학생 인성영재들의 성장스토리를 경청하고 격려하며 감동을 나누었다.
▲ 벤자민학교에서는 화상으로도 다양한 멘토와의 만남을 갖는다
벤자민학교에서는 학생이 원하는 프로젝트가 곧 교과목이 되며, 교과목도 일정표도 학생이 정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미래학교다. 모든 프로젝트는 교실 안이 아닌 지역사회 속에서 이루어진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실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 사회 속 작은 변화부터 지구를 건강하게 회복하는 변화에 이르기까지 전체 과정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멘토들이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끝까지 해낼 수 있도록 동행하며 자연스럽게 교육가족이자 교육공동체를 이룬다.
# 1년 동안 자신의 꿈을 찾는 벤자민학교에서 학생들은 자신만의 성장스토리를 갖게 되며, 이 성장스토리 안에서 멘토들이 반드시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규빈이는 중학교 때 공부를 곧잘 했다. 부모님이 초등학교 교사여서 주변의 권유도 있었고 자신도 당연히 교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길이 정말 자신이 원하는 길인가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벤자민학교에 입학했다.
자신의 꿈을 찾는 다양한 활동에서 미술가 멘토를 만나서 벽화를 그리는 봉사활동도 하고 그림을 그려보면서 미술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만나게 되자, 더 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 멘토를 찾아가서 멘토링을 받게 되었다.
열정적인 멘토링으로 도움을 받으면서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도전을 계속하여 마침내 고등학생으로서 화가 데뷔 전시회를 열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꿈을 찾았기에 이전과 달리 습관적인 하루하루가 아니라, 매일이 행복한 자신이 되었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화가가 되고자 자신만의 스토리를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우식이는 자신의 프로젝트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를 선택했다. 늘 가고 싶었지만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이 순례길을 이미 다녀온 멘토를 만나면서 실행의 용기를 내게 되었다. 약 한달 동안 8백킬로미터를 걸으면서 멘토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백 개의 카톡을 주고받으면서 마치 멘토와 나란히 순례길을 걸어가듯이 방향과 위치, 비가 올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리를 다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든 것을 의논하였고, 결국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
▲ 최우식 학생과 세무법인 대표이자 여행가인 김창현 멘토
# 멘토는 자신의 멘티 학생이 안전하게 순례길을 완주하도록 가이드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파트너가 되어 학생의 경험을 함께 겪으면서 도와준 이 스토리는 멘토와 학생이 소울 메이트가 되어서 길을 안내해주는 상징적인 스토리이기도 하다.
멘토는 학생이 검색하거나 탐색해서 스스로 요청해서 연결하기도 하고 선생님, 학부모, 멘토들이 소개해주고 찾고 연결해 주기도 한다. 학생들 수만큼, 프로젝트 수만큼 다양한 멘토들이 인성영재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멘토링하는 모습을 보면, 학생들이 세상 속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것 같다. 인성영재 학생들이 세상을 교실삼아 배울 수 있는 것은 멘토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학교에서 짜여진 교육과정과 선생님들에 학생들이 맞추어서 학습하는 것과는 달리, 벤자민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타이밍에 요청하면 바로 조언을 하고 지원해주는 멘토링을 통해서 문제를 바로 해결하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멘토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통해서 학생들은 혼자서 할 때보다 더 높은 목표를 갖게 되었고, 어른들과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신뢰 뿐 아니라, 나아가서 자신도 나중에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번 온라인 행사에는 CEO, 교수, 성악가, 화가, IT 전문가, 언론인 등 다양한 멘토들이 함께 새해를 맞이하며 격려와 인사를 나누었다. 멘토들이 학생들에게 해 준 이야기들이다.
“2020 코로나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적극 활동을 하고 성장한 인성영재 학생들의 스토리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때로는 멘티학생들이 성장해서 멘토인 내가 배운다. 학생들이 나의 멘토가 되어주기도 한다”
“졸업생들이 벤자민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지구시민 프로젝트 활동을 계속 해가는 발표를 들어보니 사회를 보는 관점과 문제해결력이 남다른 청년들이어서 우리 회사에 가산점을 주고 채용하고 싶다.”
“학창시절로 돌아가면 벤자민학교의 학생이 되고싶다. 내가 고등학교 때 멘토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거 같다. 멘토활동을 하면서 우리 모두의 아이를 기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학창시절을 좀 어렵게 보냈기 때문에 꿈을 찾으려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멘토를 할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무슨 일이든 기쁘게 하게 되고 멘토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행사에 참석한 모두가 가족 너머 커다란 또 하나의 소중한 가족임을 느낄 수 있었고, 교육공동체로서 서로간의 믿음과 연대를 나누면서 감사한 마음이 커지는 만남이 되었다.
좋은 어른들로부터 삶과 세상과 꿈을 배운 인성영재들은 벤자민학교를 졸업하면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들이 멘토들에게 받았던 대로 후배들에게 선배 멘토로서 똑같이 멋진 멘토로서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온라인 멘토와의 만남 행사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졸업생인 7기 학생이 CEO 멘토가 운영하는 IT 전문회사에 직원으로 채용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글. 김나옥
공교육 분야에서 교사, 교감, 교육부 교육정책 담당자로 28년간 근무하다, 고교 최초 완전자유학년제 학교로 2014년 출범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초대 교장을 선택하며 교육자로서의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학교건물, 교실, 교과수업, 시험, 성적이 없는 5無 학교이자 미래형 고교로 알려진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통해 한국發 미래교육패러다임 전환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