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메미술관, 큐레이터와 음악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소장품 해설프로그램
아이들에게 미술관은 미술작품만 조용히 감상하다 와야 하는 어렵고 지루한 장소일까? “아이의 시선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셔서 좋았습니다.”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 파주 헤이리 블루메미술관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학부모의 이야기다. 참여자들의 높은 호응도를 이끌어내고 있는 블루메미술관의 다회차 교육프로그램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있는 걸까?
▲ 돌봄프로제트-미술관에서 키우다.
음악,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현대미술작품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춰 블루메미술관은 여러 예술장르를 융합한 교육프로그램들을 기획해오고 있다. 학령기 학생을 대상으로 ‘예술을 위한 기술 습득’이 아닌 ‘예술을 통한 관계 맺기’를 지향한 작년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모여라! 미술관 놀이터' 프로그램은 음악을 주제로 한 미술관 소장품들을 연극, 미술 등의 예술장르로 해석한 독특한 내용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아이 동반 지역주부 대상으로 정부지원 큐레이터가 진행했던 다회차 프로그램 '큐레이터와 함께 찾아보자! 미술관 속 보물 소장품'은 미술관 곳곳에서 보물찾기 놀이로 소장품에 관한 감상과 창작활동을 시작하며 참여자들에게 미술관에서 매번 다르게 노는 재미를 선사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아온 경기 파주 헤이리 블루메미술관이 올해는 다채로운 장르융합형 프로그램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올해 미술관에서는 큐레이터와 함께 음악가들도 만나볼 수 있다. 3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운영하는 '큐레이터와 함께 보는 음악, 들리는 그림' 프로그램은 미술관 큐레이터와 음악가가 함께 미술관 소장품을 해석하고 하나의 작품을 시각뿐 아니라 청각, 신체활동을 통해 공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블루메미술관 세미나실에서 5~8세 어린이 동반가족을 대상으로 12월까지 열린다.
▲ 큐레이터와 함께 보는 음악, 들리는 그림.
미술관 소장품 중 음악에 관련한 작품들을 선별하여 음악인과 협업하여 작품을 해석하고 이를 큐레이터의 해설과 더불어 작은 음악회로 풀어냈다. 10점의 미술관 소장품과 10회의 작은 음악회가 함께 하는 이 프로그램은 ‘혼자 보는 작품’들이 있는 곳으로 인식되는 미술관을 ‘듣고 함께 경험하는 시간’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더욱 많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미술관에 관한 생각을 관객과 공유한다. '돌봄 프로젝트 : 미술관에서 키우다'는 미술관 안팎에서 어린이·청소년이 연극, 미술의 요소로 놀며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나와 내 주변의 관계를 돌아보고 키운 것을 나누는 체험/창작 프로그램이다. 4월 29일부터 12월 9일까지 블루메미술관, 헤이리예술마을, 율곡수목원에서 열린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돌봄 프로젝트 : 미술관에서 키우다' 는 나를 둘러싼 타인, 환경과 주체적으로 관계하며 연극, 미술로 예술적 소통을 하는 장르융합형 다회차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놀이’로 열린 생각을 펼치고, 연극과 미술의 다양한 요소를 통해 풍부해지는 예술적 소통의 방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주5일 수업제를 맞이하여, 매주 토요일 아동, 청소년이 문화예술 소양을 함양하고 또래, 가족 간 소통할 수 있는 여가문화를 조성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파주의보물-예술육아와만나다.
올해 새롭게 기획된 프로그램인 '파주의 보물 - 예술육아와 만나다' 파주를 예술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그 가치를 재발견하고 공유하여 문화예술경험을 육아라는 일상의 영역 안으로 들여오고자 기획되었다. 파주시의 문화유적지, 명소, 천연기념물, 자연풍경 등을 지역의 또 다른 보물인 미술관의 소장품을 통해 해석하고 음악, 미술, 디자인 등의 장르교차 예술체험으로 역사와 일상의 문맥을 재해석하여 참여자가 예술을 통해 지역과 세계를 바라보는 확장된 시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음악인의 연주와 화가의 그림으로 만나보는 파주의 꽃밭정원, 동양화의 현대화를 이끈 여성판화가의 이야기로 읽어보는 자운서원의 신사임당, 나무조각가의 이야기로 돌아본 파주의 천연기념물 나무, 세밀화가와 플라워디자이너와 함께 만나본 파주 수목원의 아주 작은 꽃 이야기 등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예술인들과 만나고 함께 호흡하는 과정 속에서 파주의 문화자원들은 우리의 일상 속 보물로 재발견될 것이다.
블루메미술관의 올 교육프로그램은 어느 해보다 다양한 예술인들과 참여자들이 소통할 수 있고, 느리고 더딘 가운데 더욱 단단하고 풍성한 관계맺기와 성장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블루메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