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풍성한 소리와 리듬으로 다시 찾아온 '심청'

더욱 풍성한 소리와 리듬으로 다시 찾아온 '심청'

 2017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3개 부문 수상작, 두산아트센터서 3월3일~19일 공연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이강백의 연극 ‘심청’은 효(孝)를 주제로 한 판소리 ‘심청가’를 ‘죽음’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한평생 죄 없는 생명을 바다에 제물로 바쳐온 ‘선주’로 하여금 자신의 죽음 앞에서 수많은 ‘심청’들의 죽음을 반추하게 합니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죽음을 맞는 심청 ‘박간난’과 ‘선주’를 통해 관객은, ‘죽음을 마주한 순간 우리의 모습이 어떠할지, 어떠해야 할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심청’은 2017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에서 3개 부문 수상을 했다. 연기상 선주역 송흥진 배우가 연기상, 움직임지도 이두성과 음악감독 박소연이 스태프 상을 받았다.

연극 ‘심청’은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관계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필연적이고 역동적인 조건이다. 선주는 간난을 통해 변화한다. 지금까지 그는 무수한 심청이의 죽음과 간난의 죽음을, 그리고 얼마 남지 않는 자신의 죽음까지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간난을 통해 선주는 자신의 삶에 대한 욕망과 의지를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다.
‘심청’의 주인공 간난과 선주. 둘은 누구나처럼 준비도 없이 죽음과 맞닥뜨려 두려워 떨며 저항한다.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려와 제물이 될 운명에 처한 간난은 억울한 죽음에 식음을 전폐하고, 선주는 곧 닥칠 죽음을 애써 무시하며 어린 간난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고뇌한다. 그리고 둘은 서로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깨닫는다.
‘심청’은 죽음을 다루면서도 무겁거나 어둡지 않다. 여백과 침묵이 언어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강백 작품의 고유성을 최대한 살렸다. 그 여백은 극단 특유의 연극성으로 가득 채워진다. 리드미컬한 음악과 예상 밖의 소리들, 등장인물들의 정서를 엿보게 하는 마임 등… 죽음과는 거리가 있는 생동감 넘치는 장면들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 지난해 4월 관객과의 첫 만남에서 큰 감동을 안겼던 연극 '심청’이 3월3일부터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작가 이강백은 “심청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선주가 쓴 것 같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심청전을 널리 퍼트린 장본인은 선주이리라. 그래야 해마다 제물로 바칠 처녀를 쉽게 살 수 있지 않겠는가. 깊고 깊은 바다 속에 빠져도 살아나서 왕비가 된다니……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원자가 많으리라. 심청 하나 퐁당, 심청 둘 퐁당, 심청 셋 퐁당…… 심청은 끝없이 계속되리라…….
그런데 선주도 죽는다. 제물을 많이 바쳤다고 영원히 살 수는 없다. 제물과 제물을 바치는 자에게 죽음은 공평하게 찾아온다. 관객 여러분은 바로 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 이강백의 '심청' 포스터.

 작가 이강백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교수를 역임했다. 동아연극상, 대한민국 문학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대산문학상 희곡상 등을 수상했으며 《이강백 희곡전집》> 8권(평민사)을 펴낸 바 있다.
‘심청’은 2017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에서 3개 부문 수상을 했다. 연기상 선주역 송흥진 배우가 연기상, 움직임지도 이두성과 음악감독 박소연이 스태프 상을 받았다.
연극 ‘심청’은 지난해 4월 관객과의 첫 만남에서 큰 감동을 안겼다. 올해는 두산아트센터(서울 종로구)와 극단 떼아뜨르 봄날(대표 이수인)이 공동기획으로 연극 ‘심청’이 3월3일부터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연출은 이수인 극단 떼아뜨르 봄날 대표가 맡았다. 배우 송흥진, 정새별, 이두성, 신안진, 이길, 김승언, 박창순, 강명환, 김솔지, 윤대홍, 김재겸 등이 출연한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극단 떼아뜨르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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