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법정에 끌려왔다. 친아버지를 죽인 혐의를 받고 있고, 증거와 정황이 모두 그가 범인임을 뒷받침한다. 유죄가 확정적이라 배심원 12명은 판결을 빨리 내리고 끝내기를 원한다. 모두가 ‘유죄’를 주장하며 토론을 끝내려는 그때, 배심원 한 사람이 돌연 ‘무죄’를 주장한다. 이 배심원이 소년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다른 배심원들에게 논리적으로 반박하자, 배심원들은 하나둘 그 논리에 설득을 되어 흔들리기 시작한다. 정말 소년은 아버지를 살해한 것일까? 마지막 판결은 어떻게 나게 될 것인가?
작가 레지날드 로즈(Reginald Rose)가 쓴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감독 시드니 루멧,Sidney Lumet)의 줄거리이다. 이 영화는 1957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공상과 OCIC상을 수상해 고전 명작으로 꼽힌다.
▲ '12인의 성난 사람들' 포스터.
프롤로그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배심원실 안에서 일어난 일만을 다루는데도, 치밀한 극적 구조와 긴장감 넘치는 언쟁 장면을 통하여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하였다. 배심원들이 추론과 반론을 거듭하다가 “살인자도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전제에 직면하면서 그동안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간과했던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배심원들의 법정 드라마 같지만 100분 간의 치열한 토론을 통하여 자신의 편견을 깨고 자아를 끌어안는 반성의 드라마이다. 작품은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열 명의 죄인을 풀어주는 것보다 부당하다’는 격언 속에 나타난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합리적 의심의 필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또한, 민주주의를 가장한 폭력을 되돌아보고, 편견과 왜곡이 가질 수 있는 잔인함을 상기함으로써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진실을 바로보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재조명한다. 인간의 본성을 찌르는 통찰을 담은 이 작품은 1964년 런던에서 연극으로 초연된 이후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다.극단 산수유의 제 8회 정기 공연으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레지날드 로즈 작/류주연 연출)이 10월 1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물빛극장 무대에 오른다. ▲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류주연은 “소년의 유·무죄를 놓고 펼쳐지는 진실공방에서 오는 흥미진진함은 물론이고, 열두 명의 인물이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군상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등장인물들은 우리 옆집, 지하철, 직장에서 봄직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좇아 극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 작품은 내가 가진 편견이 무엇인지, 내가 내 삶의 주인인지,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지 등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놀랍고 안타까운 점은 반세기 전의 이 질문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지극히 현재적이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홍성춘, 강진휘, 남동진, 이종윤, 유성진, 신용진 등의 배우가 출연하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등 예매 사이트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공연 개요
■ 공 연 명 : 12인의 성난 사람들
■ 기 간 : 2016년 10월 13일(목) – 2016년 10월 30일(일)
■ 시 간 : 평일 20시 / 토요일 15시, 19시 / 일요일 15시 * 월요일 공연 없음
■ 장 소 :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8가길 129)
■ 주 최 : 극단 산수유
■ 제 작 : 극단 산수유
■ 후 원 : 서울문화재단
■ 관람연령 : 만 12세 이상 (중학생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00분
■ 관 람 료 : 30,000원
■ 예 매 : 인터파크, 대학로티켓
■ 작 가 : 레지날드 로즈 (Reginald Rose)
■ 번 역 : 김용준
■ 연 출 : 류주연
■ 무 대 : 이희순 ■ 조 명 : 박성희 ■ 음 향 : 윤민철
■ 의 상 : 최 원 ■ 디자인ㆍ사진 : 김 솔 ■ 기 획 : 강선영, 김시내
■ 조 연 출 : 오세창
■ 출 연 : 홍성춘, 강진휘, 남동진, 이종윤, 유성진, 신용진, 한상훈, 현은영, 김애진, 박시유, 반인환, 홍현택, 서유덕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극단 산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