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20대인데 몸은 60대인 것마냥 허약체질인 젊은이가 있는가 하면,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팔팔하게 건강을 유지하는 할아버지도 있다. 건강이 실제 나이와 꼭 비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처럼 사람의 성장 발육 정도와 건강 상태, 몸의 전반적인 기능에 따라 결정되는 나이를 '생물학적 나이'라고 한다. 이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으면 암 위험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의과대학 종합암센터 암예방연구프로그램 실장 허우리팡(Lifang Hou) 박사는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나이가 거의 차이가 없어야 건강한 사람이며, 차이가 벌어지면 암이 발생하거나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허우 박사는 암이 없는 442명으로부터 채취한 834개 혈액샘플을 분석,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고 14년 동안 지켜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나이 차이가 1년 벌어질 때마다 암 발생 위험은 6%씩,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7%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6개월 많으면 암에 걸리기 쉽고, 2.2년 많으면 암으로 사망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로 인간의 건강상태와 질병위험을 분자 수준에서 파악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허우 박사는 설명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후성유전학적 나이(epigenetic age)를 말하는 것으로, 혈액에 나타난 71가지 DNA 메틸화(Methylation) 표지에 근거한 알고리즘으로 산출한다. 이 연구결과는 '이바이오 메디신'(EBio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