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기타와 장구가 한 데 어우러진다.
기타와 장구가 만났다. 기타리스트 김광석 씨와 일지아트홀 선풍 신현욱 관장이 나란히 무대에 앉았다.
광활한 대지 어딘가를 향해가는 말떼의 발굽 소리마냥 장구가 내달린다. 기타는 그 풍경에 색을 입혀 장관을 이뤄낸다.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푸른 하늘, 그보다 더 푸른 대지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기타와 장구. 소리가 겹치면 겹칠수록 말떼의 속도도 빨라진다. 고막을 울려 뇌에 전달되는 두 악기 소리가 가슴까지 전해진다.
일지아트홀의 8월 정기공연 힐링콘서트가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렸다. 지난 4월에 이어 힐링콘서트 무대에 다시 오른 기타리스트 김광석 씨와 일지아트홀 선풍 신현욱 관장의 협연으로 무대가 열렸다.
선풍 신현욱 관장이 "기를 타는 악기를 다루는 기타 명"이라고 소개한 김광석 씨의 연주가 이어졌다. 곡명은 '집시와 사막의 연주'. 유럽 어디엔가 그리움 잔뜩 묻은 집시 여인이 그려진다. 관객들은 김 씨가 기타로 그린 그림 속에 기운을 타고 함께 들어간다.
▲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연주에 퓨전국악밴드 고래야의 보컬 권아신의 소리가 더해진다.
이날 공연에는 퓨전국악밴드 '고래야(古來惹, Coreyah)'의 보컬 권아신 씨도 함께했다. 객석을 채운 100여 명의 관객은 그의 노래에 맞춰 "왜 불러"를 외치기도, "아리랑"을 외치기도 했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것이 일지아트홀 힐링콘서트의 묘미 아니겠는가.
이제 관객들의 순서가 되었다. 선풍 신현욱 관장이 "여러분 앞에 북과 북채가 있다. 내 마음 아프게 한 모든 것들을 북 위에 올려놓고 다 두드려 날려 보내자"고 제안했다. 지켜야 할 규칙이나 박자는 없다. 그저 두드려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두드릴 뿐.
▲ 일지아트홀의 선풍 신현욱 관장
▲ '북북북' 북을 두드린다. 내 마음 답답한 것들을 날려보낸다.
관객의 북소리에 신 관장의 꽹과리 소리가 더해지니 요즘 유행하는 EDM 비트 못지않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답답한 마음 털어내는 데는 이만한 방법이 없는 듯하다.
신 관장은 "판 중에 제일 좋은 판이 '난장판'"이라며 마지막으로 모든 관객이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서 한바탕 놀이판을 벌였다. 앉아있던 관객들이 하나둘 무대로 향한다. '기타명인'이라는 기타리스트 김광석 씨 손에 꽹과리가 들렸다. 오늘만큼은 너도나도 소리꾼이자 춤꾼이다.
▲ 마지막 '아리랑환타지' 공연에 함께 오른 '율려춤'의 이귀선 씨
▲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는 일지아트홀의 힐링콘서트
일지아트홀 정기공연 힐링콘서트는 지구시민운동연합과 함께 진행한다. 매달 마지막 주에 이뤄지는 힐링콘서트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일지아트홀(02-2016-3355, http://www.ilchiarthall.com)로 하면 된다.
글/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